사천으로 향하는 아침, 며칠 전부터 눈여겨봐 두었던 찻집에 대한 기대감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미술 작품과 함께 차를 음미할 수 있는 곳이라니, 흔치 않은 경험이 될 것 같았다. ‘차차오도’, 이름에서부터 깊은 철학이 느껴지는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은은하게 퍼지는 대추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흔히 카페에서 맡을 수 있는 인공적인 디퓨저 향이 아닌, 자연스럽고 편안한 향이라 더욱 마음에 들었다. 공간은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조용히 대화를 나누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벽면에는 다양한 그림들이 걸려 있어, 갤러리에 온 듯한 느낌도 들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차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흔한 커피 메뉴는 물론, 말차, 녹차, 홍차, 대추차, 생강차 등 이름만 들어도 건강해지는 듯한 차들이 가득했다. 차를 잘 모르는 나를 위해 사장님은 친절하게 차 하나하나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특히, 하동 말차를 직접 격불해서 내어주신다는 이야기에 솔깃했다.
고민 끝에, 이곳의 대표 메뉴인 실타래 말차 빙수와 따뜻한 대추차를 주문했다. 잠시 후, 정갈한 찻잔과 함께 차가 나왔다. 찻잔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았다. 앤티크한 느낌의 다기들이 차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대추차는 깊고 진한 대추의 달콤함과 견과류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쌀쌀한 날씨에 언 몸을 사르르 녹여주었다. 목 넘김 후에는 오장육부가 튼실해지는 듯한 기운이 느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실타래 말차 빙수가 나왔다. 마치 예술 작품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비주얼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섬세하게 쌓아 올린 연두색 실타래 위에는 팥과 떡, 견과류가 앙증맞게 올려져 있었다. 한 입 맛보니,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말차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빙수 특유의 차가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말차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특히, 팥과 떡, 견과류의 조화가 훌륭했다.
빙수를 먹는 동안, 곁들여 나온 곶감호두치즈말이도 맛보았다. 곶감의 달콤함과 호두의 고소함, 크림치즈의 부드러움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곶감의 단맛이 말차의 쌉싸름한 맛을 중화시켜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다음에는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를 마시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찻잔과 다기들이 진열된 장식장이 눈에 들어왔다. 다양한 디자인과 색깔의 찻잔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마치 작은 박물관 같았다. 찻잔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차차오도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공간이 아닌, 미술 작품을 감상하며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갤러리처럼 꾸며진 내부에는 다양한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림을 감상하며 차를 마시니 더욱 풍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는 어느 화가분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운이 좋게도 화가분께서 직접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그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나도 어렵지 않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차를 마시는 동안,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나마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었다. 은은한 조명과 잔잔한 음악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고,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었다.

차차오도에서는 차뿐만 아니라, 크로플도 맛볼 수 있다. 플레인 크로플, 녹차 크로플 등 다양한 종류의 크로플이 준비되어 있는데, 특히 플레인 크로플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차와 함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에서 차와 예술을 만끽하며 힐링하는 시간은 정말 소중했다. 사장님의 친절한 미소와 정성스러운 서비스는 덤이었다. 나가는 길에 사장님은 직접 만드신 호두 정과를 서비스로 내어주셨다. 달콤하고 고소한 호두 정과는 입안을 즐겁게 해주었고, 따뜻한 배려에 감동했다.

차차오도는 분명 특별한 곳이다. 차를 통해 삶의 지혜를 깨닫는다는 ‘茶茶悟道(차차오도)’라는 이름처럼, 이곳에서는 차 한 잔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고 삶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차차오도는 진정한 쉼터가 되어줄 것이다. 사천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따뜻한 차의 기운과 아름다운 그림의 잔상이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아있었다. 사천 지역명에 이런 맛집이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고, 앞으로도 종종 방문하여 차와 예술을 즐기며 힐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 분명 부모님도 차차오도의 매력에 푹 빠지실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