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옥리단길, 향긋한 마들렌으로 기억될 맛집 문화 데이트

오랜만에 떠나온 순천. 옥리단길이라는 곳이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하다는 소문을 듣고, 설레는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띈 곳은 바로 ‘마들렛먼로’라는 카페였다.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왠지 마들렌이 주력 메뉴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망설일 필요 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자마자 고소한 버터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은은한 조명 아래,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콘크리트 질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벽면은 모던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주었고, 곳곳에 놓인 식물들은 싱그러움을 더했다. 천장에는 검은색 레일 조명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스포트라이트처럼 테이블 위를 비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마치 연극 무대 위에 오른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랄까.

마들렛먼로 2층 내부 전경
넓고 트인 공간, 모던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2층

1층에서 주문을 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1층보다 훨씬 넓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기에 좋아 보였다. 한쪽 벽면에는 흑백 글씨로 “모든 날, 모든 순간 함께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커다란 창밖으로는 옥리단길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특히 가을에는 노란 은행잎이 거리를 가득 메워 더욱 아름답다고 한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역시나 마들렌 종류가 엄청나게 다양했다. 기본 마들렌부터 시작해서 레몬, 녹차, 돼지바, 뽀또치즈 등 독특한 맛의 마들렌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도대체 뭘 골라야 할지 고민될 정도였다. 음료 메뉴도 커피, 라떼, 에이드, 스무디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나는 고민 끝에 시그니처 메뉴인 ‘크림 라떼’와 ‘레몬 마들렌’, 그리고 ‘뽀또치즈 마들렌’을 주문했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 전, 카페 내부를 좀 더 둘러보기로 했다. 2층 한쪽에는 커다란 곰인형 두 마리가 나란히 앉아 있었는데, 포토존으로 인기가 많아 보였다.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곰인형 옆에 앉아 사진을 찍는 모습이 정겨웠다. 계단 옆 벽면에는 마들렌 그림이 앙증맞게 그려져 있었고, 또 다른 벽면에는 작은 정원이 조성되어 있었다. 카페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마들렛먼로 실내 정원
실내에 꾸며진 작은 정원이 싱그러움을 더한다.

드디어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크림 라떼는 부드러운 크림이 듬뿍 올려져 있었고, 마들렌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먼저 크림 라떼부터 한 모금 마셔봤다.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부드러운 크림과 쌉쌀한 커피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다음으로 레몬 마들렌을 맛봤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마들렌에 상큼한 레몬 향이 더해져 정말 맛있었다. 특히 레몬 필링이 톡톡 터지는 식감이 좋았다. 뽀또치즈 마들렌은 단짠단짠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짭짤한 치즈와 달콤한 크림의 조합이 묘하게 중독성이 있었다.

마들렌과 음료
보기에도 좋고 맛도 좋은 마들렌과 음료

마들렌을 먹으면서 문득 임신했을 때 마들렌이 너무 먹고 싶어 자주 왔었다는 한 방문객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아이가 벌써 다섯 살이라니.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또 다른 방문객은 이곳 마들렌을 ‘뚱들렌’이라고 표현했는데, 그만큼 크기가 크고 혜자스럽다는 뜻이리라.

카페에 머무는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온 젊은 여성들,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 혼자 와서 책을 읽는 사람 등 각자의 방식으로 카페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2층은 테이블 간 간격이 넓어서 그런지, 다들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나도 친구와 함께 왔더라면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마들렌과 커피를 즐기면서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 여유로운 시간.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순천 옥리단길에 위치한 ‘마들렛먼로’는 맛있는 디저트와 함께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었다. 순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특히 마들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곳이다.

카페에서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옥리단길에는 하나둘씩 조명이 켜지기 시작했고, 거리는 더욱 활기찬 분위기로 변해갔다. 나는 옥리단길을 따라 걸으며 순천의 낭만을 만끽했다. 다음에 또 순천에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마들렛먼로’에 들러 맛있는 마들렌과 커피를 즐겨야겠다. 그때는 꼭 친구와 함께 와서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지.

아, 그리고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이곳은 이른 시간에 문을 여는 카페라서 아침 일찍 순천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도 아주 유용하다는 사실! 나처럼 아침형 인간이라면 꼭 기억해두자.

순천에서의 달콤한 추억을 가슴에 안고, 나는 다음 여행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순천, 그리고 마들렛먼로.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마들렛먼로 앞 은행나무 길
가을이면 은행잎으로 물드는 마들렛먼로 앞 문화의 거리

Author: 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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