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겨울 바람이 뺨을 스치는 날이었다. 뜨끈한 국물이 간절했던 나는, SNS에서 눈여겨봤던 영종도의 칼국수 맛집, ‘장원갑칼국수’로 향했다. 마시안해변 근처라는 위치도 마음에 들었다. 바다 내음 맡으며 즐기는 칼국수라니, 생각만으로도 설렜다.
네비게이션을 따라 도착한 곳은 큼지막한 간판이 인상적인 건물이었다. 멀리서도 한눈에 띄는 빨간색 간판에는 큼지막하게 ‘장원갑칼국수’라고 적혀 있었다. 주차장도 넓어서 편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매장 입구에는 ‘요리 명장이 경험으로 선보이는 칼국수’라는 문구가 적힌 배너가 세워져 있었다. 왠지 모를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훨씬 넓고 쾌적한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일인데도 손님들이 꽤 많았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잠시 대기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대기실로 향했다. 대기실에는 다양한 뻥튀기와 달콤한 미숫가루가 준비되어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였다. 특히 미숫가루는 어릴 적 할머니가 타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달콤하고 고소한 맛에 추억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기분이었다.
드디어 자리가 준비되었다는 안내를 받고 테이블에 앉았다. 메뉴판을 보니 칼국수 종류가 다양했다. 얼큰 차돌 샤브 칼국수, 통새우 해물 파전 등 먹음직스러운 메뉴들이 가득했다. 고민 끝에 가장 인기 있다는 차돌 미나리쌈 샤브 칼국수 얼큰맛과 해물파전을 주문했다. 직원분께서 메뉴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셔서 좋았다. 특히 칼국수를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알려주셨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붉은 빛깔의 차돌박이와 싱싱한 미나리가 가득 담긴 접시, 그리고 갖가지 해물이 듬뿍 들어간 파전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미나리는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연한 초록색 잎이 어찌나 싱싱하던지, 씹을 때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향긋함이 기대됐다. 큼지막한 표고버섯 위에 “장원갑 미나리쌈” 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모습은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더했다.
먼저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미나리와 버섯을 넣고 샤브샤브처럼 차돌박이를 익혀 먹으라는 설명에 따라, 젓가락으로 차돌박이 한 점을 집어 육수에 살짝 담갔다. 얇게 썰린 차돌박이는 금세 익어 먹음직스러운 갈색으로 변했다. 잘 익은 차돌박이를 미나리와 함께 집어 들고, 직원분이 추천해 준 특제 참기름장에 콕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입안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고소한 차돌박이와 향긋한 미나리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참기름의 풍미까지 더해지니, 정말 꿀맛이었다. 얼큰한 육수가 느끼함까지 잡아주어 질릴 틈 없이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었다.
어느 정도 차돌박이를 먹고 난 후에는 칼국수 면을 육수에 넣었다. 쫄깃쫄깃한 면발이 얼큰한 육수를 머금어 더욱 맛있어졌다. 면발은 시판되는 일반 칼국수 면과는 차원이 달랐다. 직접 제면한 면이라 그런지, 쫄깃함이 남달랐다. 면을 건져 먹을 때마다 느껴지는 탄력 있는 식감이 정말 좋았다. 칼국수 면을 후루룩 삼킬 때마다 온몸에 따뜻함이 퍼지는 듯했다.
칼국수를 먹는 중간중간 해물파전도 맛봤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파전은 정말 별미였다. 특히 통통한 새우와 쫄깃한 오징어가 듬뿍 들어가 있어 씹는 재미가 있었다. 파전 한 조각을 간장에 콕 찍어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해물의 풍미가 일품이었다. 얇게 부쳐진 파전은 느끼함 없이 깔끔했고, 해산물의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칼국수를 다 먹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깍두기 볶음밥을 포기할 수 없었다. 이곳에서는 들기름 깍두기 볶음밥을 무료로 제공한다. 직원분께서 남은 칼국수 국물에 밥과 깍두기, 들기름을 넣고 직접 볶아주셨다.
고소한 들기름 향이 코를 자극하는 깍두기 볶음밥은 정말 최고의 마무리였다. 톡톡 터지는 깍두기의 식감과 고소한 들기름의 풍미가 어우러져 숟가락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볶음밥 한 입, 칼국수 국물 한 입 번갈아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대 옆에 마련된 커피와 뻥튀기를 맛보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나가려고 보니 문 앞에 순둥이 백구가 얌전히 앉아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쓰다듬어주니 꼬리를 살랑살랑 흔드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장원갑칼국수에서의 식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 신선한 재료, 푸짐한 양,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맛있는 음식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얼큰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는 칼국수 국물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영종도에 방문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맛집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 부모님도 분명 좋아하실 것 같다.
해가 질 무렵, 창밖으로 펼쳐지는 노을 풍경은 정말 황홀했다.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맛있는 칼국수를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힐링되는 기분이었다.
장원갑칼국수는 단순한 칼국수집이 아닌, 맛과 감동, 그리고 추억을 선사하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영종도에서 맛있는 칼국수를 맛보고 싶다면, 장원갑칼국수를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