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그 날이 왔다. 며칠 전부터 손꼽아 기다려온, 포천으로 떠나는 미식 여행의 날! 목적지는 굽이치는 계곡 옆에 자리 잡은, 아는 사람들만 안다는 숨은 맛집이었다. 사실 백숙이나 닭볶음탕은 흔한 메뉴라 큰 기대를 안 했었는데, 지인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맛집이라 궁금증을 참을 수 없었다. 포천, 그 지역명이 주는 왠지 모를 신선함과 청량함이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차를 몰아 도착한 곳은, 예상대로 자연 속에 폭 안긴 듯한 식당이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시원한 계곡물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마치 자연이 연주하는 웰컴 음악 같았다. 주차장이 넓어서 주차는 어렵지 않았다. 드디어 제대로 된 힐링 식도락 여행이 시작되려나 보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나무로 지어진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계곡 위에 지어진 정자 같은 느낌이랄까.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창밖으로는 푸르른 숲과 맑은 계곡물이 한눈에 들어왔다. 굳이 먼 곳으로 여행을 가지 않아도,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자연을 만끽하며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니! 이것이 바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역시나 백숙과 닭볶음탕이 메인 메뉴였다. 닭볶음탕에 꽃게가 들어간다는 설명이 눈에 띄었다. 닭볶음탕 마니아인 내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조합이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꽃게 닭볶음탕을 주문했다. 닭 요리에 꽃게라니, 과연 어떤 맛일까? 상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꽃게 닭볶음탕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냄비 안에는 큼지막한 닭과 꽃게, 감자, 양파, 그리고 갖가지 채소들이 듬뿍 들어 있었다. 붉은 양념이 보기만 해도 군침을 삼키게 했다. 코를 찌르는 매콤한 향은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닭 위에는 깨가 듬뿍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일단 국물부터 한 입 맛봤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닭고기와 꽃게에서 우러나온 육수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매운맛이라 계속해서 숟가락이 향했다. 정말이지, 내가 먹어본 닭볶음탕 중에서 최고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닭고기는 토종닭을 사용해서 그런지 쫄깃쫄깃하고 탄력이 넘쳤다. 퍽퍽한 느낌은 전혀 없었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특히 닭다리는 크기가 엄청나서 하나만 먹어도 배가 불렀다. 꽃게는 살이 꽉 차 있어서 먹는 재미가 있었다. 닭고기와 꽃게를 함께 먹으니, 마치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듯한 풍성한 맛이 느껴졌다.
닭볶음탕 안에 들어있는 감자와 양파도 빼놓을 수 없었다. 양념이 푹 배어든 감자는 달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뭉개지거나 으스러지지 않고, 적당히 익어서 식감도 좋았다. 양파는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살아있었다. 닭고기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잡아주고,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줬다.

밑반찬도 하나하나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 특히 잘 익은 깍두기는 닭볶음탕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아삭아삭 씹히는 깍두기의 식감과 시원한 맛은, 매콤한 닭볶음탕의 열기를 식혀주는 역할을 했다. 깻잎 장아찌도 짭짤하면서도 향긋한 풍미가 일품이었다. 닭고기를 깻잎에 싸서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향긋함이 정말 좋았다.
솔직히 말하면, 닭볶음탕을 먹으면서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웠다. 하지만 볶음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닭볶음탕 양념에 밥을 볶아 먹는 것은, 한국인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코스니까. 직원분께 볶음밥을 부탁드리니, 김가루와 참기름을 듬뿍 넣어서 맛깔스럽게 볶아주셨다.
볶음밥은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닭볶음탕 양념의 매콤함과 김가루의 짭짤함, 그리고 참기름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멈출 수 없는 맛을 만들어냈다. 바닥에 살짝 눌어붙은 볶음밥은 긁어먹는 재미까지 더했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결국 볶음밥까지 깨끗하게 해치웠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밖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봤다. 식당 바로 옆에는 맑고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다. 물살이 제법 세서 아이들이 놀기에는 조금 위험해 보였지만,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히기에는 충분했다. 실제로 몇몇 사람들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나도 잠시 발을 담그고 있었더니, 온몸의 피로가 싹 풀리는 듯했다.
탁 트인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았다. 시원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였다. 마치 자연 속에서 캠핑을 즐기는 듯한 느낌이랄까. 다음에는 나도 꼭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식당 내부도 넓고 쾌적했지만, 야외 공간도 잘 꾸며져 있었다.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작은 놀이터도 마련되어 있었고, 곳곳에 벤치가 놓여 있어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찾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계산을 하면서 사장님께 꽃게 닭볶음탕이 너무 맛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장님은 환하게 웃으시면서, 좋은 재료를 사용하고 정성을 다해서 음식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역시 맛있는 음식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식당을 나섰다. 하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포천에 이런 맛집이 숨어 있었다니! 앞으로 종종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닭볶음탕의 매콤한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오늘 먹었던 꽃게 닭볶음탕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겨야겠다. 부모님도 분명히 좋아하실 것이다.

집에 도착해서도 닭볶음탕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샤워를 하고 나서도, 닭볶음탕의 매콤한 향이 맴도는 듯했다. 오늘 저녁은 왠지 꿀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그 어떤 보약보다 효과가 좋은 법이니까.
다음에 또 방문하게 된다면, 그 때는 백숙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옆 테이블에서 백숙을 드시는 분들을 보니, 닭 크기가 엄청나게 컸다. 닭고기를 찢어서 소금에 찍어 먹는 모습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던지. 녹두죽도 꼭 먹어봐야지. 닭볶음탕도 맛있었지만, 녹두죽도 놓칠 수 없는 메뉴일 것 같다.
아, 그리고 해물파전도 먹어봐야겠다. 파전 위에 해물이 듬뿍 올라간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비 오는 날,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해물파전에 막걸리 한 잔 마시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생각만 해도 행복해진다.

포천 지역에는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정말 많은 것 같다. 오늘 방문한 식당 외에도, 가보고 싶은 곳들이 너무나 많다. 앞으로 포천 맛집 투어를 제대로 한번 해봐야겠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것은, 삶의 큰 즐거움 중 하나니까.
이번 포천 맛집 기행은 정말 성공적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행복한 추억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다음에 또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