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으로 향하는 길, 굽이굽이 이어진 길가에 펼쳐진 풍경은 도시의 번잡함과는 전혀 다른 여유로움을 선사했다. 목적지는 홍천에서 커피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한 ‘몰리프 커피’. 이미 많은 이들의 입을 통해 그 맛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특히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내린 커피 맛은 어떨지 무척 궁금했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코를 간지럽히는 향긋한 커피 향이 온몸을 감쌌다. 마치 숙련된 조향사가 블렌딩한 듯, 섬세하면서도 깊이 있는 향이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아늑하게 꾸며진 공간은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커다란 창밖으로는 홍천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었는데, 그 풍경 또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12월 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방문해서인지, 한쪽에는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가 놓여 있었다. 붉은색 장식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따뜻하고 설레는 분위기를 더했다.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다양한 종류의 커피와 음료, 디저트 메뉴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원두를 직접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커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더라도, 상세한 설명이 곁들여진 테이스팅 노트를 참고하여 취향에 맞는 원두를 고를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나는 평소 산미가 있는 커피를 선호하는 편이라 ‘루비 레드 블렌드’를 선택했고, 함께 간 친구는 고소한 맛이 특징인 ‘매트 블랙 블렌드’를 골랐다.
주문한 커피가 나오기 전, 카페 내부를 둘러보았다.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책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로스팅 기계와 각종 커피 관련 장비들이 놓인 공간은 마치 실험실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커피에 대한 사장님의 열정과 진심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한쪽 벽면에는 각종 상장과 인증서들이 빼곡하게 걸려 있었는데, 그 모습에서 몰리프 커피가 오랫동안 쌓아온 내공을 짐작할 수 있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커피가 나왔다. 내가 주문한 루비 레드 블렌드는 이름처럼 붉은빛이 감도는 커피였다. 잔을 입에 대자 은은한 과일 향이 코끝을 스쳤다. 첫 모금을 마시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풍부한 산미와 달콤함에 мигом 사로잡혔다. 마치 잘 익은 체리를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친구가 주문한 매트 블랙 블렌드 역시 훌륭했다. 묵직한 바디감과 함께 느껴지는 고소한 견과류 향은 입안을 가득 채우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커피와 함께 곁들일 디저트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음료와 케이크 종류가 다양해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직원분의 추천을 받아 딸기 초코 트라이플 케이크와 배 프로즌을 주문했다. 딸기 초코 트라이플 케이크는 촉촉한 초콜릿 시트와 부드러운 크림, 상큼한 딸기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케이크 위에 듬뿍 올려진 신선한 딸기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배 프로즌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시원하고 달콤한 배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프로즌은 커피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며 창밖 풍경을 감상했다. 잔잔하게 흐르는 홍천강을 바라보며 созерцал, 복잡했던 마음은 어느새 평온해졌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여유롭고 평화로운 순간이었다. 문득, 홍천에 사는 지인이 왜 이곳을 커피 맛집으로 추천했는지 알 것 같았다. 단순히 커피 맛이 훌륭한 것을 넘어,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카페에 머무는 동안,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 또한 인상적이었다.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원두에 대한 설명을 해주시거나, 취향에 맞는 커피를 추천해주는 모습은 마치 профессора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커피 맛뿐만 아니라 서비스까지 훌륭하니,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몰리프 커피에서는 특별한 메뉴도 맛볼 수 있었다. 콜롬비아 핀카 아나야 리몬첼로라는 커피는 써멀 쇼크 발효 방식으로 가공한 원두를 사용한다고 한다. 이탈리아 레몬술인 리몬첼로를 활용한 칵테일의 풍미와 생강, 민트 향, 꿀의 단맛까지 느낄 수 있는 아주 복합적인 맛이라고 했다. 아이스로 마셔야 제대로 풍미가 살아난다는 말에 솔깃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레드 슈패너 또한 특제 휘핑크림과 프랑스 발로나 초코 파우더, 체리 & 와인 풍미 루비 레드 원두의 조화가 독특하다고 하니, 맛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카페에 머무는 동안, 다양한 손님들을 만날 수 있었다. 혼자 와서 조용히 책을 읽는 사람,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사람, 연인과 함께 데이트를 즐기는 사람 등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모두 행복한 미소가 가득했다. 몰리프 커피는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떠나기 전, 아쉬운 마음에 드립백을 몇 개 구입했다. 집에서도 몰리프 커피의 맛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장님께서는 드립백을 맛있게 내리는 방법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 안 가득 퍼지는 커피 향은 홍천에서의 행복했던 기억을 되살아나게 했다.
홍천 ‘몰리프 커피’는 단순한 커피 맛집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향긋한 커피 향, 아름다운 홍천강 뷰,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맛있는 디저트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홍천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는 꼭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 특히 콜롬비아 핀카 아나야 리몬첼로와 레드 슈패너는 꼭 먹어보고 싶다. 그리고 따뜻한 봄날, 벚꽃이 만개한 홍천강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는 것도 상상만으로도 설렌다. 몰리프 커피는 내게 단순한 카페가 아닌, 다시 찾고 싶은 홍천의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