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낭만이 녹아든, 포항 형산강변 시민제과에서 만나는 특별한 빵 맛집 여정

오랜만에 평일 연차를 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고 있었다. 이런 날은 무조건 나가야 해! 목적지는 포항, 그 중에서도 1949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노포 빵집, 시민제과였다.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포항 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곳이라니, 그 맛이 얼마나 깊을까. 기대감을 가득 안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대로 따라가니, 어느새 형산강이 유유히 흐르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강변을 따라 늘어선 카페와 식당들 사이로, 낯익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시민제과였다. 큼지막한 글씨로 쓰인 ‘시민제과’라는 이름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웅변하는 듯했다. 건물 뒤편에 마련된 주차장에 차를 대고, 설레는 마음으로 빵집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마자 고소한 빵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마치 따뜻한 환영 인사를 건네는 듯했다. 빵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쟁반과 집게를 들고 천천히 둘러봤다. 팥빵, 소금빵, 바게트, 쿠키 등 기본적인 빵들은 물론, 찹쌀떡, 케이크, 빙수처럼 특별한 메뉴들도 눈에 띄었다. 빵들의 향연에 정신을 놓고 하나하나 구경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그런지, 귀여운 트리 모양의 빵이나 산타클로스 장식이 올라간 케이크도 보였다. 아기자기한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다양한 빵들이 진열된 모습
눈을 사로잡는 다양한 빵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단연 찹쌀떡이었다. 시민제과의 시그니처 메뉴라고 불리는 찹쌀떡은, 부산에서 찹쌀떡을 먹기 위해 포항까지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고 했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찹쌀떡을 쟁반에 담았다. 팥빵도 빼놓을 수 없었다. 빵 하면 팥빵이지! 묵직한 팥앙금이 가득 들어찬 팥빵을 보고 있자니,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는 듯했다.

소금빵도 하나 골랐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풍미가 일품인 소금빵은, 요즘 어딜 가나 인기 메뉴다. 시민제과의 소금빵은 어떤 맛일까? 기대감을 안고 쟁반에 담았다. 마지막으로, 명란바게트를 골랐다. 짭짤한 명란과 바게트의 조합은, 언제나 옳다. 빵 종류를 고르고 계산대로 향했다. 직원분들은 모두 친절했다. 덕분에 기분 좋게 빵을 구매할 수 있었다.

포장된 빵들의 모습
선물용으로도 좋은 빵 포장

2층 카페로 올라갔다. 1층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넓고 쾌적한 공간에 테이블이 넉넉하게 놓여 있었다. 창밖으로는 형산강이 한눈에 들어왔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멍하니 앉아 있으니, 마음이 저절로 평온해지는 듯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그런지, 카페 곳곳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되어 있었다. 덕분에 더욱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형산강이 보이는 2층 카페
탁 트인 형산강 뷰가 매력적인 2층 카페

자리를 잡고 앉아, 빵을 하나씩 맛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찹쌀떡을 먹어봤다. 겉은 쫄깃하고 속은 달콤한 팥앙금이 가득 들어 있었다.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왜 사람들이 찹쌀떡을 먹으러 포항까지 오는지 알 것 같았다. 팥빵도 맛있었다. 묵직한 팥앙금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정말 행복했다. 어릴 적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팥빵 맛과 똑같았다. 추억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맛이었다.

찹쌀떡 단면
쫀득한 식감이 일품인 찹쌀떡

소금빵도 훌륭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짭짤한 소금의 풍미가 빵의 고소한 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명란바게트는 역시나 맛있었다. 바게트의 바삭함과 명란의 짭짤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커피 한 잔과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시민제과의 커피는, 빵과 함께 먹기에 딱 좋은 맛이었다. 너무 쓰지도 않고, 너무 달지도 않은, 적당한 맛이었다.

빵과 커피
향긋한 커피와 빵의 조화

빵을 먹으면서 창밖을 바라봤다. 형산강은 여전히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강변을 따라 산책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평화로운 풍경을 바라보며 맛있는 빵을 먹으니, 정말 힐링이 되는 듯했다. 이런 게 바로 행복이지!

시민제과는 빵 맛도 훌륭했지만,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넓고 쾌적한 공간, 아름다운 형산강 뷰, 친절한 직원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왜 시민제과가 70년 넘게 포항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는지 알 수 있었다. 단순한 빵집이 아니라, 추억과 낭만이 가득한 공간이었다.

2층 카페 내부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의 카페 내부

빵을 다 먹고, 1층으로 내려왔다. 그냥 가기 아쉬워서, 빵 몇 개를 더 포장했다. 가족들과 함께 먹을 빵, 친구들에게 선물할 빵들을 고르니, 마음이 뿌듯해졌다. 계산대 옆에는 시민제과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1949년부터 지금까지, 시민제과가 걸어온 길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사진들을 보면서, 시민제과가 포항 시민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소금빵과 음료
따뜻한 햇살 아래 즐기는 빵과 음료

시민제과에서 나오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노을이 형산강을 비추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웠다. 시민제과에서의 시간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포항에 다시 오게 된다면, 시민제과는 꼭 다시 방문해야 할 곳이다. 다음에는 팥빙수도 꼭 먹어봐야지!

포장된 빵
집으로 돌아가는 길, 든든한 빵 봉투

오늘, 나는 포항의 맛집, 시민제과에서 맛있는 빵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7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곳답게, 빵 맛은 물론 분위기와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특히 형산강을 바라보며 즐기는 빵은, 그 맛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포항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시민제과에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한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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