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늘 설렘으로 시작된다. 특히 탁 트인 바다를 향하는 여정이라면 그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얼마 전,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르고 싶어 동해안으로 무작정 떠났다. 목적지는 정해두지 않은 채,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곳이 바로 남애항이었다. 작은 어촌 마을의 정취와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에 매료되어, 망설임 없이 차를 세웠다.
항구를 거닐다 언덕 위에 자리 잡은 독특한 외관의 카페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름하여 ‘고래카페’. 이름에서부터 바다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은, 왠지 모르게 나를 이끌었다.
카페로 향하는 길, 언덕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 올라갔다. 파란 하늘과 맞닿은 하얀색 건물이 마치 지중해의 어느 마을에 온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카페 입구에 들어서자,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은은한 조명과 나무 소재의 가구들이 편안함을 더해주었고, 곳곳에 놓인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주문대 앞에 서서 메뉴를 살펴보니, 다양한 커피와 음료는 물론 쿠키 같은 간단한 디저트도 준비되어 있었다. 시그니처 메뉴인 ‘고래커피’와 따뜻한 대추차를 주문했다. 쌉싸름한 커피에 짭짤한 소금이 더해진 고래커피는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맛이었다. 마치 파도처럼 밀려오는 짭짤함 뒤에 숨겨진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어제 정성껏 달여냈다는 대추차는 진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몸과 마음이 따뜻하게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

카페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환상적인 뷰였다. 통유리창 너머로 펼쳐지는 푸른 바다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마치 그림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커피를 마시니, 세상 시름이 모두 잊혀지는 듯했다. 창밖에는 작은 무인도들이 떠 있었고, 파도는 끊임없이 바위에 부딪히며 하얀 물보라를 일으켰다. 맑은 날에는 수평선 너머까지 시야가 확 트인다고 한다. 날씨가 흐린 날에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고 하니, 언제 방문해도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창가에 매달린 고래 모빌이었다. 파란색 고래 모빌은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반짝이는 빛을 흩뿌리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마치 바닷속을 유영하는 고래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카페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혼자 방문한 나처럼 조용히 책을 읽거나 노트북으로 작업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친구, 연인, 가족 단위 손님들도 많았는데, 모두들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담소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었다.

카페 한쪽에는 옷과 액세서리 등 다양한 소품을 판매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특히 강아지 옷이 눈에 띄었는데, 앙증맞은 디자인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애견 동반이 가능한 카페라, 반려견과 함께 방문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고 한다.

나는 창가 자리에 앉아 한참 동안 바다를 바라보았다. 파도 소리를 듣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지고, 복잡했던 생각들이 하나둘씩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마치 바다가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듯했다. 커피를 다 마신 후에는 카페 바로 앞에 있는 남애항 등대까지 산책을 했다. 붉은색 등대는 푸른 바다와 대비되어 더욱 강렬하게 느껴졌다. 등대에서 바라보는 풍경 또한 예술이었다. 탁 트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작은 어촌 마을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고래카페에서의 시간은 그야말로 힐링이었다. 아름다운 뷰와 맛있는 커피,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친절한 직원분들의 미소 또한 기분 좋았다. 언젠가 다시 남애항을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그때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나누고 싶다.

어떤 이는 이곳의 커피 맛을 용산의 유명 아인슈페너 맛집에 비견하기도 한다. 크림의 풍부함과 씨솔트의 조화가 환상적이라는 평이다. 또 다른 이는 망고 요거트에 쫀득한 크림이 더해진 오늘의 음료를 극찬하기도 했다. 뷰 맛집은 으레 커피 맛이 별로라는 편견을 깨고, 음료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는다는 인상을 받았다. 3대가 함께 방문하여 음료 맛에 감탄했다는 후기에서 그 진가를 엿볼 수 있다.

다만, 몇몇 방문객들은 창가 자리가 4개 정도로 한정적이라는 점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회전율이 빠른 편이라, 잠시 기다리면 충분히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한다. 또, 카페라떼보다는 다른 메뉴가 더 맛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문객들은 아름다운 바다 뷰와 맛있는 커피에 만족감을 표했다. 양양 맛집을 찾는다면, 고래카페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에도, 고래카페에서 마셨던 커피의 향과 눈부시게 푸르렀던 바다의 풍경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았다. 답답한 일상에 지칠 때면, 나는 종종 고래카페를 떠올리며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언젠가 다시 그곳에 가서, 또 한 번의 낭만적인 티타임을 즐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