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겨울의 문턱에 다다른 2025년 12월, 며칠 전부터 벼르던 순천 나들이에 나섰다. 순천만 갈대밭의 황금 물결을 상상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출발했지만, 예상치 못한 추위와 바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진 나는, 순천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하다는 ‘부영가든’을 목적지로 정하고 곧장 향했다.
부영가든은 순천 시내에서 약간 벗어난, 한적한 도로변에 자리 잡고 있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큼지막한 간판 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안하게 주차할 수 있었던 점도 마음에 들었다. 주차를 마치고 식당 입구로 향하는 길, 낡은 외관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이 왠지 모를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방문하는 듯한 푸근함이랄까.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훨씬 넓고 깔끔한 공간이 펼쳐졌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테이블은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계신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역시, 숨겨진 맛집은 어르신들이 먼저 알아본다더니,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벽 한쪽에는 메뉴판이 커다랗게 붙어 있었는데, 오리 불고기와 수제비가 대표 메뉴인 듯했다. 잠시 고민했지만, 따뜻한 국물이 절실했던 나는 들깨 흑미 수제비 정식을 주문하기로 결정했다.

주문을 마치자, 직원분들이 빠르게 밑반찬을 가져다주셨다. 샐러드부터 시작해서 콩나물, 김치, 나물 등 종류도 다양했다. 특히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에 드레싱이 듬뿍 뿌려져 있어, 식전에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반찬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에서, 음식에 대한 정성이 느껴졌다. 곧이어 메인 메뉴인 들깨 흑미 수제비 정식이 나왔다. 뽀얀 국물에 흑미 수제비가 듬뿍 담겨 있고, 제육볶음과 비빔밥용 나물, 밥까지 함께 제공되는 푸짐한 구성이었다.
가장 먼저 들깨 흑미 수제비 국물을 맛보았다. 진하고 고소한 들깨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추위에 얼었던 몸이 사르르 녹는 듯했다. 흑미로 만든 수제비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일반 밀가루 수제비와는 다른, 흑미 특유의 고소함이 느껴져 더욱 맛있었다. 국물 안에 들어있는 애호박, 감자 등 채소들도 신선해서 좋았다.

함께 나온 제육볶음은 매콤달콤한 양념이 잘 배어 있어,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부드러운 식감 또한 훌륭했다. 특히 쌈 채소와 함께 먹으니, 신선함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비빔밥용 나물은 콩나물, 무생채, 비름 등 다양한 종류로 구성되어 있었다. 따뜻한 밥에 나물과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맛이 일품이었다. 참기름 향이 고소하게 느껴지는 게, 정말 꿀맛이었다.

부영가든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넉넉한 인심이었다. 수제비의 양도 푸짐했지만, 샐러드바가 마련되어 있어 각종 반찬들을 마음껏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특히 겉절이 김치가 정말 맛있었는데, 몇 번이나 리필해서 먹었다. 직원분들도 친절하셔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요청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 움직이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푸짐하게 먹으니, 기분까지 좋아졌다. 부영가든은 맛, 양,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추운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 생각날 때,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몰려 웨이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다행히 12시 조금 넘어서 도착해서 10분 정도 기다린 후에 들어갈 수 있었지만, 조금만 늦었어도 더 오래 기다려야 했을 것 같다. 또, 화장실이 식당 내부에 위치해 있어, 다소 소음이 느껴질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부영가든에서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순천만 갈대밭으로 향했다. 아쉽게도 날씨는 여전히 추웠지만, 황금빛 갈대밭은 정말 장관이었다.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소리를 들으며, 부영가든에서 먹었던 따뜻한 수제비의 여운을 느꼈다.
순천은 아름다운 자연과 맛있는 음식이 함께하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특히 부영가든은 순천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다. 순천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부영가든에서 따뜻하고 푸짐한 식사를 즐겨보시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는 꼭 오리 불고기를 먹어봐야겠다.

총평하자면, 부영가든은 신선한 재료와 푸짐한 양, 친절한 서비스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순천의 자랑스러운 맛집이다. 특히 들깨 흑미 수제비는 꼭 먹어봐야 할 메뉴이며,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에도 좋은 곳이다. 순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부영가든을 방문하여 순천의 맛과 정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