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오후 반차를 냈다. 쨍한 햇살이 쏟아지는 날, 괜스레 기분이 들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졌다. 평소 눈여겨 봐두었던 동네, 사가정으로 향했다. 특별한 목적지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저 낯선 골목길을 거닐며, 마음에 드는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싶었다. 사가정 거리를 걷다가 빨간 자판기 문이 눈에 띄는 “모코 MOCO” 카페를 발견했다. 왠지 모르게 이끌리는 기분에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카페 문을 열자,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아늑한 공간을 채운 따뜻한 조명과 은은한 음악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었다. 벽면에 걸린 아기자기한 그림들과 식물들이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첫인상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주문은 키오스크로 간편하게 할 수 있었다. 메뉴를 찬찬히 살펴보니, 커피 종류가 다양했다. 시그니처 메뉴인 모코 라떼와 모코 크림 라떼가 눈에 띄었다. 베이글과 크로플, 케이크 등 디저트 종류도 다양해서 뭘 골라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그러다 문득, ‘수박주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며칠 전부터 수박주스가 너무나 간절했던 터라, 망설임 없이 수박주스를 선택했다. 그리고 갓 구운 베이글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카야잼 베이글도 함께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카페 안을 좀 더 둘러봤다. 한쪽 벽면에는 빨간색 네온사인으로 ‘MOCO’라고 쓰여 있었다.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아 보였다. 혼자 와서 책을 읽거나 노트북 작업을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콘센트가 있는 좌석도 마련되어 있어, 작업하기에도 안성맞춤인 공간이었다.

드디어 기다리던 수박주스와 카야잼 베이글이 나왔다. 쟁반 위에 놓인 샛빨간 수박주스가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카야잼 베이글은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먼저 수박주스부터 한 모금 들이켰다. 와, 정말…지금까지 먹어본 수박주스 중에 단연 최고였다! 물이나 얼음을 전혀 넣지 않고 오로지 수박만을 갈아 넣었다고 하는데, 정말 수박 본연의 달콤함과 시원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인공적인 단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더욱 좋았다.
카야잼 베이글도 기대 이상이었다. 갓 구워져 나온 따끈한 베이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버터의 풍미와 카야잼의 달콤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카야잼 속에 듬뿍 들어간 버터가 느끼하지 않고 고소해서 더욱 맛있었다. 순식간에 베이글 한 개를 뚝딱 해치웠다.

수박주스와 카야잼 베이글을 먹으며, 카페에 앉아 책을 읽었다. 창밖으로는 사가정 골목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평화로운 오후의 풍경이었다. 문득 사장님의 친절함에 감동받았던 손님들의 리뷰가 떠올랐다. 나 역시 주문할 때 사장님의 친절한 미소에 기분이 좋아졌었다. 작지만 따뜻한 배려가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카페에 머무는 동안, 손님들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테이크 아웃을 해가는 손님들도 많았고, 매장에서 커피를 즐기는 손님들도 많았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카페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동네 주민으로 보이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편안한 복장으로 와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웠다. 동네 사랑방 같은 느낌이랄까.

잠시 후, 다른 손님이 주문한 라떼를 봤는데, 라떼 아트가 정말 예뻤다. 장미 모양으로 섬세하게 그려진 라떼 아트를 보니, 다음에는 꼭 라떼를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 맛도 좋다는 평이 많으니,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게다가, 모코 카페에서는 베이글을 직접 굽는다고 한다. 갓 구운 베이글의 맛은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다음 방문 때는 베이글 종류별로 하나씩 맛봐야겠다.
시간이 흘러,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카페 문을 나섰다. 나오면서 보니, 카페 외관이 눈에 띄었다. 빨간색 자판기 문과 스마일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왠지 모르게 행운을 가져다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사가정에서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모코 카페에서의 경험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맛있는 커피와 디저트, 친절한 사장님, 아늑한 분위기, 모든 것이 완벽했다. 특히, 수박주스의 맛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 사가정에 갈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모코 카페에서 받은 좋은 기운 덕분일까. 동네 골목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작은 카페였지만, 나에게는 큰 행복을 안겨준 공간이었다. 사가정 지역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맛집이 되기를 응원하며, 다음 방문을 기약해본다. 그때는 꼭 모코 라떼와 다른 종류의 베이글을 맛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