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티켓을 손에 쥐고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인천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남동체육관이었지만, 공연 시작 전 든든하게 배를 채울 맛집을 찾는 것도 중요한 미션이었다. 서울 촌놈에게 인천은 낯선 도시였지만, 폭풍 검색 끝에 ‘넙딱집 만수점’이라는 고깃집이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돼지생갈비 맛집이라는 칭호와 숱한 리뷰들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드디어 넙딱집 앞에 도착했다. 첫인상은 정겨운 노포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과는 달리,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훈훈한 온기와 함께 친절한 사장님의 미소가 나를 맞이했다. 마치 오랜 단골을 맞이하는 듯한 따뜻함에, 낯선 도시에서의 긴장이 눈 녹듯 사라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정독했다. 돼지생갈비, 이불갈비, 모듬구이… 선택의 폭이 넓었지만,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돼지생갈비에 눈길이 멈췄다. 왠지 모르게, 첫 방문이니 만큼 가장 기본에 충실한 메뉴를 맛보고 싶었다. “사장님, 돼지생갈비 2인분 주세요!” 주문을 마치자, 순식간에 테이블이 정갈하게 채워졌다. 숯불이 놓이고, 고기와 함께 곁들여 먹을 다양한 찬들이 등장했다.
사장님은 능숙한 솜씨로 숯불 위에 돼지생갈비를 올려주셨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코를 찌르는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돼지생갈비는 선홍빛을 띠고 있었고, 칼집 사이사이로 육즙이 촉촉하게 배어 있었다. 숯불의 화력은 꽤나 강렬했는데, 사장님은 고기가 타지 않도록 능숙하게 뒤집고 자르며 구워주셨다. 마치 전문가의 손길을 보는 듯했다.

“고기는 제가 다 구워드릴 테니, 편하게 드세요.” 사장님의 친절한 말씀에 감동했다. 사실 고기 굽는 실력이 뛰어난 편은 아니라, 항상 태우기 일쑤였는데… 덕분에 맛있는 고기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샘솟았다. 돼지생갈비는 겉은 노릇노릇, 속은 촉촉하게 익어갔다. 사장님은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먹기 좋은 크기로 고기를 잘라주셨다.
드디어 첫 점을 맛볼 시간! 사장님은 돼지생갈비를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먼저 잘 구워진 고기 한 점을 집어, 소금에 살짝 찍어 먹어보라고 하셨다. 그의 말대로, 소금만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돼지생갈비 본연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 그리고 은은하게 퍼지는 육즙… 정말 지금까지 먹어본 돼지고기 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감히 말할 수 있었다.

사장님이 추천해주신 또 다른 방법은, 고기 위에 새우젓을 올려 먹는 것이었다. 짭짤한 새우젓이 돼지생갈비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감칠맛을 더했다.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으니, 알싸한 향이 풍미를 더욱 끌어올렸다. 깻잎 장아찌에 싸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과 짭짤한 장아찌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묵은지를 구워 함께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새콤한 맛이 돼지생갈비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곁들여 나오는 채소들의 신선함이었다. 쌈 채소는 하나같이 싱싱했고, 쌈장도 직접 만드신 듯 깊은 맛이 느껴졌다. 쌈 채소 위에 돼지생갈비, 쌈장, 마늘, 고추를 올려 크게 한 쌈 싸 먹으니, 입안 가득 행복이 차오르는 듯했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 즈음, 이곳의 또 다른 명물이라는 짜글이밥을 주문했다. 짜글이밥은 돼지고기와 김치를 잘게 썰어 넣고, 매콤하게 끓인 짜글이에 밥을 비벼 먹는 메뉴였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짜글이밥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김가루와 깨소금이 듬뿍 뿌려져 있어, 고소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숟가락으로 짜글이와 밥을 골고루 비벼 한 입 맛보니, 매콤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돼지고기의 쫄깃한 식감과 김치의 아삭한 식감이 조화롭게 어우러졌고, 김가루와 깨소금의 고소함이 풍미를 더했다. 짜글이밥은 정말 ‘밥도둑’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멈출 수 없는 중독성을 자랑했다.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에 들기름 막국수도 추가로 주문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육수와 함께 나온 막국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젓가락으로 막국수를 잘 비벼 한 입 맛보니, 고소한 들기름 향과 시원한 육수가 입안을 청량하게 감쌌다. 쫄깃한 면발의 식감도 훌륭했고, 돼지생갈비와 함께 먹으니 더욱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콘서트도 신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나의 칭찬에 사장님은 쑥스러운 듯 웃으셨다. “다음에 인천에 오실 일 있으면 꼭 다시 들러주세요.” 사장님의 따뜻한 배웅을 받으며 넙딱집을 나섰다.
넙딱집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맛있는 돼지생갈비, 친절한 사장님,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 모든 것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인천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넙딱집은 반드시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그땐 이불갈비와 모듬구이도 꼭 맛봐야지!

콘서트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넙딱집에서의 기억을 곱씹었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던 곳. 만수동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맛집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인천 맛집을 찾는 이들에게, 넙딱집 만수점을 강력 추천한다. 특히 돼지생갈비는 꼭 맛보시길!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돌아오는 길, 버스 창밖으로 스치는 인천의 야경은 왠지 모르게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넙딱집에서 받은 좋은 기운 덕분일까?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넙딱집을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넙딱집 만수점, 오래오래 번창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