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완연한 가을, 뭉게구름이 하늘을 수놓은 날, 나는 싱싱한 회를 맛보기 위해 양양으로 향했다. 목적지는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자연정’이라는 곳. 화려한 외관이나 세련된 인테리어와는 거리가 멀지만, 푸짐한 양과 신선한 맛으로 승부한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설렜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간판이 눈에 띄지 않아 자칫 지나칠 뻔했다. 허름한 외관에서 풍겨져 나오는 소박함이 오히려 정겨웠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방문하는 듯한 푸근한 느낌이랄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테이블은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회를 즐기고 있었다. 테이블과 의자는 평범했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인테리어는 수수하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편안함을 더해주는 듯했다. 나는 창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메뉴는 단촐했다. 자연산 활어회와 매운탕이 주 메뉴인 듯했다.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자연산 활어회 소자와 매운탕을 주문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로 놓였다. 화려한 스키다시는 없었지만, 김치, 쌈 채소 등 회와 곁들여 먹기 좋은 기본 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양배추 샐러드였다. 채 썬 양배추에 참기름과 초고추장을 넣어 비빈 샐러드는, 새콤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자연산 활어회가 등장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접시 가득 담긴 회의 양에 압도당했다. 뽀얀 속살을 드러낸 회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싱싱함이 눈으로도 느껴졌다. 회는 두툼하게 썰어져 나왔는데,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쫄깃쫄깃한 식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신선한 바다 내음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느껴졌다.

나는 쌈 채소에 회를 올리고, 직접 담근 쌈장을 듬뿍 찍어 한 입 가득 넣었다. 향긋한 깻잎 향과 쫄깃한 회, 그리고 구수한 쌈장의 조화는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특히, 자연정의 쌈장은 시판 쌈장과는 차원이 달랐다. 집에서 직접 담근 고추장과 된장을 섞어 만든 쌈장은, 깊고 풍부한 맛을 자랑했다. 다른 횟집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맛이었다.
회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매운탕이 나왔다. 뚝배기에 담겨 나온 매운탕은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였다. 큼지막한 생선 살과 싱싱한 채소가 듬뿍 들어간 매운탕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온몸을 감싸는 듯했다. 깊고 진한 국물은 밥을 부르는 맛이었다.

나는 밥 한 공기를 시켜 매운탕에 말아 먹었다. 뜨끈한 밥과 얼큰한 국물의 조합은,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매운탕에 들어간 생선 살도 어찌나 부드럽던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나는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이며, 매운탕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다.
자연정의 또 다른 매력은 바로 인심 좋은 주인 아주머니였다. 넉넉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아주머니는,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척처럼 푸근하게 대해주셨다. 혹시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맛은 괜찮은지 끊임없이 물어보시며,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주셨다. 투박하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아주머니의 친절함에, 나는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상차림은 소박하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성은 그 어떤 고급 레스토랑보다 값지게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 또한 매우 저렴했다. 자연산 활어회와 매운탕을 푸짐하게 먹었는데도, 가격은 생각보다 훨씬 저렴했다. 신선한 회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자연정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다.

문을 나서며, 나는 자연정에서 느꼈던 따뜻한 정과 푸짐한 인심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화려함은 없지만, 진정한 맛과 정을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양양 ‘자연정’이었다. 양양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푸른 하늘과 드넓은 들판을 바라보며, 나는 다음번 양양 방문을 기약했다. 그때는 꼭 가족들과 함께 자연정에 들러, 푸짐한 회와 따뜻한 정을 나누고 싶다. 양양의 숨겨진 맛집 ‘자연정’에서의 특별한 경험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