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의 따스함이 깃든, 원주 중앙시장 어머니손칼국수 맛집 기행

원주 중앙시장의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오래된 시장 특유의 활기 넘치는 소리와 냄새가 섞여 코끝을 간지럽혔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해 더욱 유명해진, 소박하지만 깊은 맛을 자랑하는 “어머니손칼국수”였다. 방송을 통해 접했던 따뜻한 분위기와 칼국수 맛에 대한 기대감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시장 안, 미로처럼 얽힌 골목을 헤쳐 나가는 재미도 쏠쏠했다. 드디어,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어머니손칼국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간판에는 since 1983이라고 적혀있는걸 보니 오랜시간 이 자리를 지켜온 노포인 듯 했다.

어머니손칼국수 가게 외부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정겨운 외관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앞에는 이미 몇몇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메뉴를 살펴보았다. 손칼국수, 팥죽, 콩국수. 메뉴는 단 세 가지. 단촐함에서 느껴지는 내공이랄까, 왠지 모를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특히 팥죽이 맛있다는 이야기가 많아 칼국수와 함께 주문하기로 마음먹었다. 메뉴판 옆에는 영업시간이 적혀있었는데,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영업 준비 시간이니 방문 시 참고하는 것이 좋겠다.

2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대략 6개 정도. 옹기종기 모여 앉아 칼국수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정겨움이 느껴졌다. 마침 자리가 없어 다른 손님들과 합석을 하게 되었는데, 이것 또한 시장 인심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주문한 팥죽이 먼저 나왔다. 뽀얀 빛깔의 팥죽은 보기만 해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듯했다. 숟가락으로 한 입 떠먹으니, 은은한 단맛과 함께 팥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인위적인 단맛이 아닌, 팥 자체의 깊은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팥죽이었다. 함께 제공된 설탕과 소금을 취향에 맞게 넣어 먹으니, 단맛과 짠맛이 팥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 줬다.

팥죽
깊고 진한 맛이 일품인 팥죽

곧이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손칼국수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칼국수는 소박하지만 정갈한 모습이었다. 멸치 육수 베이스의 맑은 국물 위로 쫄깃해 보이는 면발과 애호박, 감자, 송송 썰린 파가 고명으로 올라가 있었다. 뽀얀 면발 위로 뿌려진 김가루와 깨소금이 식욕을 자극했다.

손칼국수
소박하지만 깊은 맛을 자랑하는 손칼국수

국물부터 한 입 맛보니, 멸치 육수의 시원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흔히 먹는 칼국수와는 다른, 정말 맑고 깨끗한 느낌이었다. MSG의 인위적인 감칠맛이 아닌, 재료 본연의 맛이 우러나온 듯한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면발은 기계면이 아닌, 직접 손으로 반죽해 만든 손칼국수 면이었다. 그래서인지 면발의 굵기가 제각각이었지만,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정말 좋았다. 면을 후루룩 삼킬 때마다 입안 가득 퍼지는 행복감이란!

함께 나온 겉절이 김치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였다. 갓 담근 듯 신선한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함께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칼국수의 맛을 더욱 돋우어 줬다. 특히, 젓갈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김치였는데, 칼국수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칼국수 한 젓가락에 김치 한 점을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겉절이 김치
칼국수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겉절이 김치

칼국수를 먹고 있는데, 사장님께서 테이블마다 다니시며 “맛은 괜찮은지”, “더 필요한 건 없는지” 친절하게 물어보셨다. TV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 푸근하고 정감 넘치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어디에서 왔냐는 질문에 “서울에서 왔다”고 말씀드리니, 멀리서 찾아와줘서 고맙다며 더 챙겨주시려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정신없이 칼국수를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은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국물까지 남김없이 싹 비운 후, 왠지 모를 아쉬움에 팥죽을 포장하기로 했다. 팥죽은 1인분에 7천원이었는데, 포장도 가격은 동일했다.

포장된 팥죽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팥죽 포장

계산을 하려고 보니, 칼국수 가격이 5천원, 팥죽 가격이 7천원으로 정말 저렴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가격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이 모든 것이 “어머니손칼국수”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가게를 나서며, 다시 한번 사장님께 감사 인사를 드렸다. 따뜻한 미소로 화답해주시는 사장님의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원주 중앙시장 “어머니손칼국수”는 단순한 칼국수 맛집을 넘어, 따뜻한 정과 푸근한 인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칼국수와 팥죽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원주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어머니손칼국수”에 들러보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단, 웨이팅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콩국수도 판매하는데, 칼국수 면과 동일한 면을 사용한다고 한다. 국수 자체에 간이 살짝 되어 있어 짭짤하게 느낄 수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겠다.

돌아오는 길, 팥죽 포장 봉투에서 풍겨오는 달콤한 냄새가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했다.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과 함께 팥죽을 나눠 먹으며, 원주에서의 따뜻했던 기억을 되새겼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머니손칼국수 주방
분주하게 움직이는 주방의 모습

참고로, “어머니손칼국수”는 원주 미로시장 라동 2층에 위치하고 있다. 초행길에는 찾기 힘들 수 있으니, 미로시장 라동 2층을 기억해서 찾아가면 좋을 것이다. 또한, 가게 내부 테이블이 6개밖에 없어 테이블 회전율이 빠르지 않으니,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메뉴판
착한 가격의 메뉴

원주 맛집 탐방은 언제나 즐겁지만, “어머니손칼국수”에서의 경험은 특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인심이 어우러진 곳. 이런 곳이 진정한 맛집이 아닐까. 다음에는 콩국수도 꼭 먹어봐야지.

김치
매콤한 겉절이 김치
손칼국수
다시 봐도 먹음직스러운 칼국수
팥죽
달콤하고 부드러운 팥죽
어머니손칼국수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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