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을 맞아 특별한 저녁 식사를 계획하며 며칠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영등포시장역 근처에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 ‘더담우’에서의 한우 오마카세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식사를 넘어, 섬세한 배려와 정성으로 가득 찬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은은한 조명이 감싸는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잊지 못할 미식의 향연이 펼쳐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호텔 라운지처럼 고급스러우면서도 아늑한 분위기가 온몸을 감쌌다. 톤 다운된 조명 아래 다찌 테이블이 놓여 있어, 셰프님의 손길 하나하나를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마치 특별한 공연을 눈앞에서 감상하는 듯한 설렘이 느껴졌다. 차분한 음악이 흐르는 공간은 기념일을 위한 완벽한 배경이 되어주었다.
자리에 앉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메뉴판이 놓였다. 한우와 와규, 두 가지 코스 중에서 고민하다가, 오늘은 ‘가성비’라는 단어에 끌려 와규 B코스를 선택했다. 곧이어 셰프님이 직접 나오셔서 메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재료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와, 음식을 즐기는 최적의 방법까지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속을 따뜻하게 달래주는 한우 초기죽이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표고버섯의 향이 입맛을 돋우었고, 부드러운 식감이 위장을 부드럽게 감쌌다. 마치 코스의 시작을 알리는 따뜻한 환영 인사 같았다. 뒤이어 나온 아뮤즈 부쉬는 한입 크기의 세 가지 요리로 구성되어 있었다. 신선한 해산물과 채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입안 가득 다채로운 풍미가 펼쳐졌다. 특히, 톡톡 터지는 식감의 날치알이 더해진 요리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인 요리, 와규 특수부위가 등장했다. 붉은빛의 치마살과 늑간살은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셰프님은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굽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다찌 테이블은 맛있는 소리로 가득 찼다.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퍼져나가는 고소한 향은 식욕을 자극했다.
셰프님은 첫 점은 반드시 말돈 소금에 찍어 먹어보라고 권해주셨다. 영국 왕실에서 사용한다는 말돈 소금은, 짭짤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특징이었다. 셰프님의 조언대로 말돈 소금을 살짝 찍어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와규의 풍미는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환상적이었다. 씹을수록 느껴지는 육즙은, 와규 특유의 깊은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었다.
함께 구워진 가니쉬 역시 훌륭했다. 이즈니 버터로 구워진 새송이버섯은 촉촉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고, 양파와 주키니 호박, 꽈리고추는 고기의 풍미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주었다. 특히 꽈리고추의 은은한 매콤함은, 느끼할 수 있는 맛을 잡아주어 완벽한 균형을 이루었다.

특히 잊을 수 없는 것은 크림 시금치였다. 셰프님의 비법 레시피로 만들어진 크림 시금치는, 부드러운 크림과 신선한 시금치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고기와 함께 먹어도 맛있고, 그냥 먹어도 훌륭했다. 순식간에 접시를 비워낼 정도로 중독성 강한 맛이었다.
다음으로 나온 와규 갈비살 타래구이는 달콤 짭짤한 양념이 매력적이었다. 부드러운 갈비살에 깊게 배어든 양념은, 밥 없이 먹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밥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그 자체로 완벽한 맛이었다.
식사로는 신동진 쌀로 지은 밥과 한우 된장찌개가 준비되었다. 윤기가 흐르는 밥은 찰기가 넘쳤고, 깊고 진한 된장찌개는 쌀밥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특히 된장찌개 안에는 부드러운 한우가 듬뿍 들어 있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된장찌개와 밥, 그리고 김치만 있어도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완벽한 식사의 대미를 장식한 것은 대만식 치즈 무스 케이크였다. 부드러운 식감과 은은한 단맛이 입안을 감쌌다.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깔끔한 맛은, 마지막까지 만족감을 선사했다. 셰프님은 케이크를 직접 대만에서 공수해온 재료로 만든다고 설명해주셨다.

코스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은 물론,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 역시 인상적이었다. 셰프님은 고기를 구워주시면서 부위별 특징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주셨고, 직원분들은 식사 속도에 맞춰 음식을 준비해주셨다. 덕분에 편안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4주년 기념으로 방문했다고 말씀드리니, 특별히 아이스크림을 서비스로 제공해주시기도 했다. 작은 배려에 감동받아, 다음 기념일에도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담우에서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셰프님의 음식에 대한 열정과, 손님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마치 소중한 사람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домашний еда(집밥)을 대접받는 기분이랄까.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셰프님은 환한 미소로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해주셨다. “다음에 오실 때는 A코스 한우 특수부위를 꼭 드셔보세요. 와인과 함께 즐기시면 더욱 만족하실 겁니다.” 라는 말씀에,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영등포시장역 근처에서 특별한 날을 기념하고 싶다면, 혹은 가성비 좋은 서울 한우 오마카세를 찾고 있다면 ‘더담우’를 강력 추천한다. 훌륭한 맛과 서비스는 물론,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더담우’에서의 경험은, 앞으로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은 특별한 공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