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로 향하는 아침,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온통 푸른빛이었다. 며칠 전부터 벼르던 부여 여행, 그 첫 번째 목적지는 바로 ‘양만타조개나라’였다. 서해안에서 나고 자라 해산물에는 일가견이 있다고 자부하는 나였지만, 이곳은 뭔가 특별한 끌림이 있었다. 싱싱한 조개가 가득한 전골 사진 한 장이 나를 사로잡았고, 결국 부여행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부소산성 인근에 자리 잡은 양만타조개나라는 생각보다 훨씬 찾기 쉬웠다. 드넓은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보니, 바로 앞에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40~50명은 거뜬히 수용할 수 있을 만큼 널찍한 매장은 깔끔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 편안한 식사를 기대하게 했다. 은은하게 퍼지는 해산물 향은 뱃속에서부터 꼬르륵 신호를 보냈다.
자리에 앉자마자 2인 조개전골을 주문했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 단위 손님들을 위해 소고기 샤브샤브나 돈까스 메뉴도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잠시 후,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커다란 냄비 안에는 싱싱한 조개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뽀얀 속살을 드러낸 가리비, 큼지막한 굴, 윤기가 흐르는 홍합, 쫄깃한 백합… 종류도 다양했다. 붉은빛을 뽐내는 오징어와 탱글탱글한 새우, 쫀득한 어묵까지 더해지니, 마치 바다를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한 비주얼이었다. 뽀얀 김이 테이블 위로 피어오르며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직원분은 능숙한 솜씨로 조개들을 손질해 주셨다. 뜨거운 김 속에서 드러나는 조갯살은 어찌나 탐스럽던지. 젓가락을 들고 연신 침만 삼키고 있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입! 싱싱한 가리비의 달콤함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짭짤한 바다 내음과 어우러진 그 맛은, 정말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였다.

시원한 국물은 또 하나의 감동이었다. 조개에서 우러나온 깊은 감칠맛과 시원함이 어우러져, 마치 바다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었다. 인위적인 조미료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직 신선한 해산물 본연의 맛만이 살아 숨 쉬고 있었다. 쉴 새 없이 국물을 떠먹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크… 시원하다!”
전골에 칼국수 사리를 추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쫄깃한 면발이 시원한 국물을 머금으니, 그 맛은 더욱 깊어졌다. 면을 건져 먹고 남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정말이지,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젓가락을 놓을 수 없었다.

양만타조개나라에서는 뜻밖의 ‘무한리필’ 서비스도 즐길 수 있었다. 바로 열무보리비빔밥! 커다란 양푼에 보리밥과 열무김치,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으니, 입맛이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 아삭아삭한 열무김치와 톡톡 터지는 보리밥의 조화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배부른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셨다.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부여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양만타조개나라는 반드시 다시 들러야 할 곳이다.

양만타조개나라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싱싱한 조개의 풍미, 시원한 국물의 감동, 푸짐한 인심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곳. 부여를 방문하는 모든 분들에게, 감히 이곳을 인생 맛집으로 추천하고 싶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노을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벅차올랐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이것이 바로 행복이 아닐까.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부여에서의 행복한 미식 여행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