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캐한 미세먼지가 얄궂게 하늘을 덮은 날이었다. 며칠째 이어진 답답함에 휩싸여, 나는 무언가 강렬한 자극이 필요했다. 마치 묵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줄 화끈한 무언가가. 그때 문득 떠오른 것이, 평소 매운 음식을 즐겨 먹는 오빠가 극찬했던 평택의 쭈꾸미 전문점, ‘정통쭈꾸미’였다. 그래, 오늘 저녁은 쭈꾸미다! 나는 망설임 없이 차에 시동을 걸었다.
새롭게 오픈했다는 ‘정통쭈꾸미’는 깔끔한 외관부터가 마음에 들었다. 기대감을 안고 문을 열자, 은은하게 퍼지는 매콤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쭈꾸미볶음 단품은 물론 세트 메뉴도 준비되어 있었다. 쭈꾸미볶음과 함께 묵사발, 샐러드, 부침개까지 맛볼 수 있는 세트 메뉴가 눈에 띄었다. 나는 망설임 없이 쭈꾸미세트를 주문했다. 쭈꾸미의 매운맛을 중화시켜줄 묵사발과 샐러드, 그리고 입맛을 돋워줄 부침개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니, 이보다 더 완벽한 선택은 없을 것 같았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쭈꾸미세트가 차려졌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쭈꾸미볶음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쭈꾸미 위에는 톡톡 터지는 식감을 더해줄 깨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쭈꾸미 볶음을 중심으로 샐러드와 묵사발, 네모난 부침개가 놓여졌다.

젓가락을 들어 쭈꾸미 한 점을 집어 들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쭈꾸미는 한 입에 넣기에도 벅찰 정도였다. 입안 가득 퍼지는 쫄깃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 바로 이 맛이었다. 캡사이신의 인위적인 매운맛이 아니라, 맛있게 매운, 정말 ‘제대로’ 된 매운맛이었다. 땀이 송골송골 맺히기 시작했지만,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쭈꾸미볶음을 밥에 쓱싹 비벼 김에 싸 먹으니, 매운맛은 중화되고 고소한 풍미가 더해졌다. 쭈꾸미의 탱글탱글한 식감과 김의 바삭함, 그리고 밥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밥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워냈다.
세트 메뉴에 함께 나온 묵사발은 매운맛을 달래주는 데 제격이었다. 시원한 국물에 김치, 오이, 당근, 김 가루 등이 푸짐하게 들어있어 다채로운 식감을 자랑했다. 특히 묵의 탱글탱글함이 인상적이었다. 쭈꾸미볶음으로 얼얼해진 입안을 시원하게 진정시켜주는 묵사발 덕분에, 다시 쭈꾸미볶음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와 상큼한 드레싱이 어우러져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아삭아삭 씹히는 채소의 식감도 좋았고, 드레싱의 새콤달콤함도 훌륭했다. 쭈꾸미볶음의 매운맛과 묵사발의 시원함, 그리고 샐러드의 상큼함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입안을 즐겁게 했다.
부침개는 네모난 모양이 독특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쭈꾸미볶음과 함께 먹으니, 매운맛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느낌이었다.

솔직히 돈까스는 조금 아쉬웠다. 쭈꾸미가 워낙 맛있어서 상대적으로 덜 인상적이었던 것 같다. 튀김옷도 살짝 눅눅했고, 소스도 시판용 소스 맛이 느껴졌다. 하지만 아이들이 먹기에는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정통쭈꾸미’에서는 맵기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도 좋았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에는 덜 매운맛으로 주문해서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화장실 위생 상태가 조금 미흡했다는 것이다. 맛은 정말 훌륭했지만, 화장실 청결에도 신경 써주시면 더욱 완벽한 맛집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통쭈꾸미’는 평택에서 맛있는 쭈꾸미를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고 생각한다. 매콤한 쭈꾸미볶음은 묵은 스트레스를 날려주기에 충분했고, 세트 메뉴 구성도 알차서 만족스러웠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서 쭈꾸미의 매콤한 맛을 함께 즐겨야겠다.

‘정통쭈꾸미’에서 매콤한 쭈꾸미볶음을 먹고 나니,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듯했다. 역시 스트레스 해소에는 매운 음식이 최고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평택에서 화끈한 맛집을 찾는다면, ‘정통쭈꾸미’를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핸들을 잡고 흥얼거렸다. 오늘 저녁, ‘정통쭈꾸미’에서 맛본 매콤한 쭈꾸미볶음 덕분에, 묵은 스트레스는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내일은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을 찾아 떠나볼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평택 맛집 기행은 언제나 즐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