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설렜던 순간 중 하나는, 현지인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숨겨진 맛집을 탐험할 생각에 잠겼을 때였다. 특히, 대구뽈찜이라는 다소 생소한 음식이 내 호기심을 강렬하게 자극했다. 콩나물과 아삭한 양파의 조화, 그리고 그 위에 얹어진다는 매콤한 양념의 향연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목적지는 남구 대연동, 좁은 골목길 안쪽에 자리 잡은 ‘김유순 대구뽈찜’이었다.
대연역에서 내려 지도를 켜고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멀리서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평일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앞에는 제법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가게 외관은 수수한 동네 식당의 모습이었지만, 간판에는 “대구뽈찜 전문점”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기다림은 각오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마치 보물섬을 찾아 나선 해적처럼,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기로 했다.
특이하게도 대기표는 화투장이었다. “14번”이라는 숫자가 큼지막하게 적힌 붉은색 화투장을 받아 들고, 가게 앞 벤치에 앉아 차례를 기다렸다. 묘한 긴장감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마치 숨겨진 고수의 비법을 전수받기 직전의 제자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선 식당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활기 넘쳤다. 1층과 2층 모두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고, 테이블마다 큼지막한 뽈찜 접시가 놓여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편이라 조금은 북적거렸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더욱 정겹고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를 주문했다. 메뉴는 단 하나, 대구뽈찜. 우리는 두 명이었기에 소자를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이 차려졌다.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짭짤한 다시마, 슴슴한 시래기국, 그리고 뽈찜의 매운맛을 달래줄 무생채까지. 특히, 어릴 적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것 같은 옛날식 김치가 인상적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대구뽈찜이 등장했다. 압도적인 비주얼에 입이 떡 벌어졌다. 접시 가득 담긴 콩나물 산 위에, 붉은 양념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마치 화산 폭발 직전의 모습 같기도 했다. 콩나물 아래에는 큼지막한 대구 뽈살이 숨겨져 있다고 했다.

젓가락을 들고 콩나물과 양념을 조심스럽게 비볐다.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의 향이 코를 자극했다. 드디어 뽈살 한 점을 집어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뽈살의 식감과,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양념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양념은 고춧가루와 간장을 베이스로 한 듯했지만,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양파 덕분에 은은한 단맛까지 더해져 더욱 풍성한 맛을 냈다.
이 집 뽈찜의 특징은, 흔히 먹던 해물찜처럼 양념에 버무려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콩나물 위에 양념이 얹혀서 나온다는 점이다. 덕분에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고, 뽈살과 콩나물을 양념에 섞어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콩나물은 숨이 죽지 않아 좋았고, 뽈살은 탱글탱글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나에게는 살짝 매콤하게 느껴졌지만,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젓가락을 놓지 못했다. 함께 간 친구는 연신 “맛있다”를 외치며 쉴 새 없이 뽈찜을 흡입했다.
뽈찜을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쫄면 사리를 추가했다. 남은 양념에 쫄면 사리를 비벼 먹으니, 또 다른 별미였다. 쫄깃한 면발과 매콤한 양념의 조화는 정말 훌륭했다. 쫄면 사리 외에도 감자 사리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다음에는 감자 사리도 꼭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뽈찜.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았다. 숟가락으로 남은 양념까지 싹싹 긁어 밥에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무생채를 함께 넣어 비벼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벽면에 빼곡하게 붙어있는 낙서들이 눈에 띄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맛있는 뽈찜을 먹고 간 흔적이었다. 나도 펜을 들고 벽 한쪽에 짧은 메시지를 남겼다. “부산에 오면 꼭 다시 들를게요!”
식당을 나서니, 어느덧 어둑해진 밤거리.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부산 대연동의 밤거리를 걸었다. 오늘 맛본 대구뽈찜은 정말 잊지 못할 맛이었다. 부산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부산 뽈찜 맛집이다.

김유순 대구뽈찜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무엇보다 훌륭한 맛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다. 특히, 맵싹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은 정말 중독성이 강했다. 뽈살은 쫄깃하고 콩나물은 아삭아삭, 식감의 조화도 훌륭했다. 양념에 밥을 비벼 먹어도, 사리를 추가해 먹어도 맛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다소 불편했고, 위생 상태가 아주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직원분들이 친절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모두 덮을 만큼, 뽈찜의 맛은 정말 훌륭했다.

총평하자면, 김유순 대구뽈찜은 부산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중 하나다. 독특한 양념과 푸짐한 양, 그리고 저렴한 가격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다만, 웨이팅은 각오해야 한다. 하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는 맛이다. 부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김유순 대구뽈찜을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특히, 저녁에 방문하여 소주 한잔과 함께 즐기면 더욱 좋을 것이다.
주차는 건물 옆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면 1시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하지만 주차 공간이 협소한 편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더 편리할 수도 있다. 브레이크 타임은 오후 3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이니, 방문 시 참고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1 테이블당 메뉴 1개를 시켜야 한다. 6명이 방문하면 3명씩 테이블에 앉아 소자 2개를 시키면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다음에 부산에 방문하게 된다면, 김유순 대구뽈찜에 다시 방문하여 이번에는 감자 사리를 꼭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뽈찜과 함께 부산 막걸리를 마시는 것도 잊지 않아야지. 그때는 좀 더 친절한 서비스를 기대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