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의 설렘은 늘 나를 들뜨게 한다. 이번 여행지는 경기도 연천. 수도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지만, 왠지 모르게 정겨운 시골 풍경이 펼쳐질 것 같아 기대를 품고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연천 전통시장, 그곳에 숨겨진 칼국수 맛집, ‘소문난 닭한마리 칼국수’였다.
여행 전부터 맛집 블로그들을 샅샅이 뒤져가며 정보를 모았다. ‘소문난 닭한마리 칼국수’는 연천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라고 했다. 특히 닭칼국수와 닭곰탕이 인기 메뉴라는데, 깔끔하고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이라는 평이 많았다. 겉절이 김치와 깍두기도 칼국수와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고 하니,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연천 전통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나를 반겼다. 좌판을 가득 채운 싱싱한 채소와 과일,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는 상인들의 모습에서 삶의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 시장 골목을 따라 걷다 보니 드디어 ‘소문난 닭한마리 칼국수’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가게는 생각보다 아담하고 소박했다. 커다란 간판에는 “소문난 닭한마리 칼국수”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고, 그 옆에는 전화번호가 함께 쓰여 있었다. 가게 외관은 검은색과 흰색으로 깔끔하게 칠해져 있었고, 입구에는 투명한 차양이 설치되어 있었다. 낡은 듯하면서도 정돈된 모습에서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켜온 내공이 느껴졌다.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지만,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테이블은 거의 만석이었고, 다들 닭칼국수나 닭곰탕을 맛있게 먹고 있었다.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서 부담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다. 닭칼국수, 닭곰탕, 닭개장 등 닭을 이용한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고, 가격도 8,000원으로 저렴했다. 메뉴판에는 여름 특선 메뉴로 콩국수와 열무국수도 소개되어 있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가장 인기 있다는 닭칼국수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기본 반찬이 나왔다. 겉절이 김치, 깍두기, 물김치 세 가지였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겉절이 김치는 보기만 해도 입맛이 당겼고, 잘 익은 깍두기는 시원하고 아삭했다. 물김치는 칼칼한 맛을 중화시켜줄 것 같았다. 특히 김치 맛집이라는 평이 많았던 터라, 칼국수가 나오기 전부터 기대감이 컸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닭칼국수가 나왔다.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닭칼국수는 푸짐한 양을 자랑했다. 뽀얀 국물 위에는 닭고기와 애호박이 듬뿍 올려져 있었고, 김가루와 깨소금이 솔솔 뿌려져 있었다. 국물에서는 은은한 닭 육수 향이 풍겨 나왔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보니, 얇고 부드러운 면발이 모습을 드러냈다. 면발은 쫄깃하면서도 탄력이 있었다. 닭고기는 퍽퍽하지 않고 촉촉했으며, 애호박은 부드럽게 씹혔다. 먼저 국물부터 한 모금 맛보았다. 깊고 진한 닭 육수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엄나무로 육수를 냈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정말 깊은 맛이 느껴졌다.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국물은 느끼함 없이 계속해서 입맛을 당겼다.
닭칼국수를 먹는 동안 겉절이 김치와 깍두기를 곁들여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환상적이었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겉절이 김치는 칼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었고, 시원하고 아삭한 깍두기는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었다. 특히 겉절이 김치는 갓 담근 듯 신선했고, 칼국수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김치 맛집이라는 소문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닭칼국수를 먹다 보니, 약간의 닭 비린내가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후추를 살짝 뿌려 먹으니 비린내는 금세 사라지고, 오히려 칼칼한 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매운 닭칼국수도 판매하고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매운 닭칼국수를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닭칼국수를 거의 다 먹어갈 때쯤, 국물 맛이 너무 아까워서 밥 한 공기를 추가했다. 밥을 국물에 말아서 겉절이 김치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배가 불렀지만,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싹 비웠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갔는데, 사장님 부부가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해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어보는 사장님의 질문에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사장님은 “다음에 또 오세요”라며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따뜻한 인사에 기분이 좋아졌다.
가게를 나서면서 ‘소문난 닭한마리 칼국수’에서 맛본 닭칼국수의 맛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깊고 진한 닭 육수, 쫄깃한 면발, 신선한 겉절이 김치,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 부부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곳이었다. 왜 이곳이 연천 맛집으로 불리는지, 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연천 최고의 칼국수 집이라고 칭찬하는지 알 수 있었다.

‘소문난 닭한마리 칼국수’는 단순한 칼국수집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따뜻한 정과 푸근한 인심이 함께 있었다. 연천 전통시장에서 맛보는 닭칼국수는, 마치 고향 할머니가 끓여주는 듯한 따뜻한 맛이었다. 앞으로 연천에 갈 일이 있다면, ‘소문난 닭한마리 칼국수’를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때는 닭곰탕과 닭개장, 그리고 닭발과 자박이 김치도 함께 맛봐야겠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연천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던 행복한 하루였다. 연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소문난 닭한마리 칼국수’에 들러 닭칼국수의 진정한 맛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