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성남동, 록카에서 발견한 이자카야 맛집의 숨겨진 보석

퇴근 후, 눅눅한 공기가 온몸을 감싸는 여름밤이었다. 마치 습기를 머금은 스펀지처럼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나는 약속 장소인 울산 성남동의 이자카야 ‘록카’로 향했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마치 일본의 어느 뒷골목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은은한 조명이 새어 나오는 작은 문, 록카는 그런 곳이었다.

문을 열자, 예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로 된 카운터 테이블과 몇 개의 테이블이 전부였지만, 그 안에는 활기가 넘실거렸다. 천장에는 빈티지한 느낌의 조명이 달려 있었고, 벽에는 일본 술병과 포스터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마치 일본의 작은 이자카야에 온 듯한 기분이었다. 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편안하면서도 이국적인 분위기가 매력적이었다.

록카 내부 전경
따뜻한 조명 아래 활기가 넘치는 록카의 내부 모습.

자리에 앉자마자 시원한 물수건과 함께 기본 안주가 나왔다. 짭짤한 에다마메와 신선한 양배추 샐러드였다. 특히 양배추 샐러드는 독특한 드레싱이 뿌려져 있어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사시미 모리아와세, 전갱이 튀김, 조개탕… 다 맛있어 보여서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록카의 대표 메뉴라는 사시미 모리아와세와 여름에 빼놓을 수 없는 오이무침, 그리고 친구의 추천을 받아 전갱이 튀김을 주문했다. 술은 사케 종류가 다양했지만, 이날은 시원한 생맥주가 당겼다. 찰랑거리는 맥주를 한 모금 들이켜니, 더위가 싹 가시는 듯했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오이무침이었다. 신선한 오이를 특제 소스에 버무린 것인데, 아삭아삭한 식감과 매콤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더운 날씨에 지친 입맛을 되살려주는 듯했다. 곧이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사시미 모리아와세가 등장했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비주얼이었다. 도톰하게 썰린 숙성회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신선한 해초와 곁들여져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참치, 연어, 광어, 도미 등 다양한 종류의 사시미를 맛볼 수 있다는 점도 좋았다.

사시미 모리아와세
눈으로도 즐거운, 록카의 사시미 모리아와세.

젓가락을 들어 조심스럽게 사시미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입안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숙성회 특유의 깊은 풍미와 쫄깃한 식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신선한 와사비를 살짝 얹어 먹으니, 코를 톡 쏘는 알싸함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사시미를 음미하고 있을 때, 전갱이 튀김이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전갱이 튀김 위에 타르타르 소스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고, 전갱이 살은 부드럽고 촉촉했다. 느끼함은 전혀 없고,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타르타르 소스와의 조합도 훌륭했다.

전갱이 튀김
겉바속촉의 정석, 록카의 전갱이 튀김.

음식을 맛보는 동안,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다행히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록카는 가게가 크지 않은 편이라,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벽면에는 다양한 일본 술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술 종류가 다양해서 좋았다.

다양한 일본 술
록카의 분위기를 더하는 다양한 일본 술.

다음으로는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 조개탕을 추가로 주문했다. 커다란 냄비에 가득 담겨 나온 조개탕은 보기만 해도 시원해 보였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시원한 바다 향이 일품이었다. 조개도 듬뿍 들어 있어, 술안주로도 좋고 식사로도 든든했다. 국물이 살짝 달달한 느낌이 있었지만, 매운 것을 좋아하는 내 입맛에도 잘 맞았다.

조개탕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록카의 조개탕.

이야기가 무르익어갈 즈음,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고로케를 내어주셨다. 갓 튀겨져 나온 고로케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부드러운 감자와 고소한 돼지고기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을 냈다. 사장님의 친절함에 감동받았다.

록카에서는 음식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즐길 수 있었다. 은은한 조명 아래,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더없이 행복했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에서 볼 수 있는 하이볼 광고 포스터처럼, 록카는 소소한 일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다.

하이볼 광고 포스터
일본 이자카야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하이볼 광고 포스터.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사장님께서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 짧은 인사였지만,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록카는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록카에서 보낸 시간이 자꾸만 떠올랐다. 눅눅했던 여름밤은 어느새 기분 좋은 추억으로 바뀌어 있었다. 울산 성남동에서 숨겨진 맛집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록카는 나에게 울산의 보석 같은 이자카야였다.

사시미 모리아와세 근접샷
신선함이 느껴지는 사시미 모리아와세의 근접 샷.

다음에 또 방문해서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튀김류가 맛있다는 평이 많았으니, 다음에는 꼭 튀김 메뉴를 시켜봐야겠다. 그리고 사케 종류도 다양하니, 다음에는 사케와 함께 음식을 즐겨봐야겠다.

록카는 혼자서 조용히 술 한잔 기울이기에도 좋고,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은 곳이다.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울산 성남동에서 맛있는 이자카야를 찾는다면, 록카를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사시미 디테일 샷
사시미의 신선함과 섬세한 플레이팅이 돋보이는 사진.

록카에서의 경험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마치 짧은 여행을 다녀온 듯한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다음에 울산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그땐 또 어떤 새로운 맛과 이야기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기본 안주
입맛을 돋우는 기본 안주, 에다마메와 양배추 샐러드.
전갱이 튀김 디테일 샷
타르타르 소스가 듬뿍 올려진 전갱이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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