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의 북적거리는 메인 거리를 벗어나, 아는 사람만 찾아온다는 골목길 안쪽에 자리 잡은 작은 고깃집. 간판은 낡았지만, 그 안에서 풍겨져 나오는 연탄 향은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듯한 설렘을 안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예상했던 대로 포근한 분위기가 나를 감쌌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더욱 생생하게 느껴졌다. 드럼통을 개조한 테이블과 둥근 의자가 정겨움을 더했고, 어둑한 조명 아래 연탄불이 은은하게 빛나며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7년 넘게 연대생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이라고 하니, 그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눈에 들어온 것은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이었다. 쌈 채소는 싱싱했고, 깻잎 장아찌, 갓김치 등 고기와 곁들여 먹기 좋은 반찬들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좋았던 점은 테이블마다 놓인 멜젓이었는데, 제주도에서 먹었던 그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했다.
메뉴판을 보니,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단연 ‘근고기’였다. 목살과 오겹살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지만, 나는 왠지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미목살’에 눈길이 갔다. 제주도에서 즐겨 먹는 방식이라는데, 껍데기를 제거하지 않고 목살 부위에 그대로 붙여서 내어준다고 한다. 흔히 오겹살을 ‘미삼겹’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말이다.
고민 끝에 미목살을 주문하고 나니, 곧 연탄불이 들어왔다. 활활 타오르는 연탄불을 보니, 어서 빨리 고기를 구워 먹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잠시 후, 큼지막한 미목살 한 덩이가 등장했다. 겉은 뽀얗고 속은 선홍빛을 띠는 모습이 신선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미목살은 어느 정도 초벌이 되어 나오기 때문에, 테이블에서는 연탄 향을 입히는 정도로만 구워 먹으면 된다. 직원분들이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구워주셨는데, 어설픈 듯하면서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불 조절은 물론이고,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춰 고기를 잘라주는 모습에서 프로페셔널함이 느껴졌다.
잘 익은 미목살 한 점을 집어 멜젓에 푹 찍어 입에 넣으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쫄깃한 껍데기와 부드러운 살코기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고,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은 정말 최고였다. 특히 연탄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어 풍미를 더했다. 왜 이곳이 오랫동안 연대생들의 사랑을 받아왔는지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이것은 단순한 고기가 아니라, 추억과 정이 담긴 맛이었다.

미목살을 먹는 동안, 콜키지 프리라는 점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와인잔, 위스키잔, 심지어 제주 위트에일 맥주잔까지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 다음에는 좋아하는 술을 가져와서 미목살과 함께 즐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김치찌개를 주문했다. 이곳의 김치찌개는 양은 냄비에 푸짐하게 담겨 나오는데,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 있어 깊은 맛을 자랑한다. 김치찌개가 나오자마자 테이블은 더욱 풍성해졌다.

보글보글 끓는 김치찌개를 보니, 밥 한 공기를 주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치찌개 안에는 두부, 버섯, 그리고 넉넉한 돼지고기가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돼지고기에서 우러나온 깊은 맛이 인상적이었다. 미목살로 기름칠한 속을 김치찌개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니,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식사였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사장님은 겉모습과는 다르게 너무나 친절하셨다. 필요한 것은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시고, 맛은 어땠는지 물어봐 주시는 모습에 감동했다. 알고 보니, 사장님은 예전 회사 근처에서 고깃집을 운영하시던 분이었다. 2호점은 연신내에 있다고 하니, 조만간 그곳에도 방문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를 나서면서, 깔끔한 화장실도 인상적이었다. 연인과 함께 방문해도 전혀 불편함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회식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 덕분에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신촌에서 맛있는 고깃집을 찾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특히 연탄 향 가득한 미목살은 꼭 한번 맛보길 바란다. 쫄깃한 껍데기와 촉촉한 살코기의 조화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신촌에서 7년 이상 사랑받아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옷에 밴 연탄 냄새가 왠지 모르게 정겹게 느껴졌다. 오늘 저녁은 정말 성공적이었다. 다음에 또 방문해서 미목살과 김치찌개를 먹고, 콜키지 프리 혜택을 누리며 좋아하는 술도 함께 즐겨야겠다. 신촌 맛집 탐험은 언제나 즐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