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동해를 가슴에 품고 달려간 울진. 그 굽이치는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풍경은, 마치 오랜만에 만나는 그리운 친구의 얼굴처럼 정겨웠다. 특히나 오늘 나의 발걸음을 잡아끈 곳은, 싱싱한 해산물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는 후포항이었다. 목적은 단 하나, 울진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명물 ‘대게빵’을 맛보는 것이었다.
여행 전부터 수많은 후기를 통해 접했던 대게빵. 흔히 봐왔던 붕어빵이나 호두과자와는 차원이 다른, 울진의 특색을 고스란히 담은 빵이라는 이야기에 잔뜩 기대감이 부풀었다. 특히 후포항에는 대게빵을 판매하는 곳이 여러 군데 있는데,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곳이 있었다. 갓 구워져 나오는 따끈한 대게빵과 친절한 서비스로 정평이 난 곳. 망설임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붉은색 간판에 그려진 익살스러운 대게 캐릭터가 나를 반겼다. 마치 “어서 와, 대게빵은 처음이지?”라고 묻는 듯한 친근한 모습이었다. 가게 안은 고소한 빵 굽는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그 향긋한 온기에 젖어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쇼케이스 안에는 앙증맞은 대게 모양의 빵들이 노릇노릇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메뉴는 심플했다. 기본 대게빵과 호두, 블루베리가 들어간 대게빵, 그리고 음료 몇 가지. 나는 호두 대게빵과 블루베리 대게빵을 하나씩 주문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도 함께. 주문을 마치자, 사장님은 능숙한 솜씨로 빵을 굽기 시작했다.
대게 모양의 틀에 반죽을 붓고, 호두와 블루베리를 콕콕 박아 넣는 모습이 마치 예술 작품을 만드는 장인 같았다. 뜨거운 열기가 빵을 노릇하게 구워내는 동안, 가게 안은 더욱 짙은 빵 냄새로 가득 찼다. 기다리는 동안, 가게 한쪽 벽면에 붙어 있는 TV를 통해 대게빵이 소개된 방송 영상을 보았다. 울진의 명물로 자리 잡은 대게빵의 인기와 역사를 한눈에 엿볼 수 있었다.
잠시 후, 갓 구워져 나온 따끈따끈한 대게빵이 내 손에 쥐어졌다. 빵에서 피어오르는 김과 함께, 은은한 대게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마치 갓 잡아 올린 싱싱한 대게를 찜통에서 꺼냈을 때 느껴지는, 그 바다 내음과 닮아 있었다.

가장 먼저 호두 대게빵을 맛보았다. 한 입 베어 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빵 속에는 달콤한 팥 앙금과 고소한 호두가 듬뿍 들어 있었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대게 향과 팥, 호두의 조화가 묘하게 잘 어울렸다. 흔히 먹던 호두과자와는 또 다른, 특별한 풍미가 느껴졌다.
다음으로 블루베리 대게빵을 맛보았다. 빵 속에는 상큼한 블루베리가 콕콕 박혀 있었다. 달콤한 팥 앙금과 상큼한 블루베리의 조합은, 마치 봄날의 햇살처럼 산뜻했다. 톡톡 터지는 블루베리의 식감도 재미를 더했다. 호두 대게빵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모금을 마시니, 입안에 남은 빵의 잔향이 더욱 깊어지는 듯했다. 쌉싸름한 커피와 달콤한 대게빵의 조화는, 완벽한 디저트 타임을 선사했다.

나는 대게빵을 들고 가게 밖으로 나왔다. 눈부시게 푸른 동해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다.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대게빵을 맛보니, 그 맛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다. 마치 바다를 통째로 삼키는 듯한 시원함이 온몸을 감쌌다.
해변에는 ‘후포해변’이라는 글자가 적힌 조형물이 세워져 있었다. 나는 그 앞에서 대게빵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앙증맞은 대게빵이 어우러진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이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게빵을 맛보는 동안, 사장님은 끊임없이 손님들에게 친절한 미소를 잃지 않으셨다. 빵에 대한 자부심과 손님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어릴 적 쌍둥이들에게 생크림을 공짜로 듬뿍 주셨다는 이야기는,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따뜻하게 다가왔다. 변함없는 친절함이 이곳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일 것이다.
갓 구운 대게빵은 특히 겉 부분이 바삭해서 더욱 맛있었다. 뜨거울 때 바로 먹으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다. 시간이 지나 식으니 처음의 감동은 덜했지만, 여전히 맛있었다. 빵의 크기는 붕어빵보다 조금 큰 정도였지만, 2500원이라는 가격이 아깝지 않을 만큼 만족스러웠다.
가끔은 대게 향이 희미하게 느껴진다는 후기도 있지만, 내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맛이었다. 빵 반죽 자체가 맛있어서, 팥이나 호두, 블루베리 없이 그냥 먹어도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차에 올랐다. 하지만 손에는 선물용 대게빵 한 상자가 들려 있었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이 특별한 맛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펼쳐진 울진의 아름다운 풍경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가슴속에 새겨졌다. 특히 후포항에서 맛보았던 대게빵은, 단순한 빵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특별한 경험이었다. 울진의 맛과 정, 그리고 아름다운 추억을 한 번에 담아낸, 그런 소중한 맛이었다.
울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후포항에 들러 대게빵을 꼭 맛보기를 추천한다. 갓 구운 따끈한 대게빵과 함께, 울진의 아름다운 바다를 만끽하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자. 분명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에 찾아보니, 죽변항에도 대게빵을 파는 곳이 있다고 한다. 같은 대게빵이지만, 맛은 조금 다르다고. 죽변항에서는 짠맛이 강하게 느껴진다는 평도 있었지만, 다음 울진 여행에서는 꼭 한번 비교해보고 싶다.
어떤 이는 대게빵에서 특별한 맛을 느끼지 못했다고도 한다. 붕어빵과 비슷한 맛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내게는 울진의 특별한 풍경과 친절한 사람들의 미소가 더해져, 그 어떤 빵보다 맛있고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울진에서 맛본 대게빵은, 단순한 간식이 아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해준 맛이었다. 울진을 다시 찾게 만드는, 그런 매력적인 맛이었다. 다음에는 꼭 생크림과 함께 먹어봐야지. 그 달콤한 조화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울진 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맛집으로 저장해두고 방문해보시길! 후포항 대게빵은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