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소리, 고소한 참기름 내음,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울릉도 물회 맛집

울릉도로 향하는 배 위에서부터 마음은 이미 콩밭에 가 있었다. 짙푸른 동해 바다를 가르며, 꿈결처럼 섬에 닿았다. 목적지는 단 하나, 울릉도에서 ‘물회’하면 빼놓을 수 없는 그곳, 신비섬횟집이었다. 사동항에 발을 내딛자,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함께 묘한 설렘이 온몸을 감쌌다. 항구에서 2km 남짓, 택시를 타고 굽이굽이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니, 드디어 그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식당 앞에 도착하니, 역시나 소문대로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회전율이 빠른 덕분에, 금세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자, 곧바로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짭짤한 순대 간 같은 반찬은 호불호가 갈릴 듯했지만, 내 입맛에는 썩 괜찮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물회가 등장했다. 여느 물회와는 다른, 독특한 비주얼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붉은 고추장이 듬뿍 올라가 있고, 그 위로 곱게 채 썬 야채와 신선한 회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사진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더 먹음직스러웠다.

신비섬횟집 물회의 먹음직스러운 모습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신비섬횟집의 물회

사장님께서 직접 물회 먹는 방법을 설명해주셨다. “절대 육수부터 붓지 마세요! 먼저 고추장에 쓱쓱 비벼서 회덮밥처럼 드시다가, 나중에 육수를 넣고 물회로 즐기세요.” 그 말씀에 따라, 젓가락을 들고 정성껏 비비기 시작했다.
고추장의 매콤한 향과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잘 비벼진 회와 야채를 한 젓가락 크게 떠서 입에 넣으니, 탄성이 절로 나왔다. 신선한 회의 쫄깃함과 아삭한 야채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다진 마늘이 듬뿍 들어간 양념장은 매콤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을 내,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였다.

어느 정도 회덮밥을 즐긴 후, 드디어 육수를 부을 차례가 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육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살얼음이 동동 떠 있는 육수를 넉넉하게 부으니, 비빔회는 순식간에 시원한 물회로 변신했다.

시원한 물회 육수의 모습
보기만 해도 속이 시원해지는 살얼음 육수

함께 나온 소면을 육수에 풀어, 후루룩 면치기를 했다. 차가운 육수가 입안 가득 퍼지면서, 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다. 쫄깃한 면발과 아삭한 야채, 그리고 매콤한 양념의 조화는, 그야말로 완벽했다.
이 맛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았다.

물회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에는, 밥을 말아서 먹었다. 꼬들꼬들한 밥알이 매콤한 육수와 어우러지면서, 또 다른 풍미를 자아냈다. 특히, 신비섬횟집에서는 밥 대신 보리밥을 선택할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보리밥을 말아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물회와 함께 나오는 다양한 밑반찬
물회와 함께 푸짐하게 차려지는 밑반찬들

신비섬횟집에서는 물회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산물 요리도 맛볼 수 있다. 특히, 울릉도 특산물인 오징어를 이용한 통찜과 회는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아쉽게도 내가 방문했을 때는 날씨 때문에 오징어 잡이가 어려워, 오징어 요리를 맛볼 수 없었다. 대신, 사장님의 추천으로 소라찜을 주문했는데,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사장님께서 직접 손질해주셔서 더욱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전복죽을 시켜 먹는 사람들도 많았다. 커다란 그릇에 가득 담겨 나오는 전복죽은, 양도 푸짐하고 맛도 훌륭하다고 한다. 특히, 아이들이나 식사량이 적은 사람들에게는 2인이서 나눠 먹어도 충분할 정도라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전복죽
전복 내장의 풍미가 가득한 전복죽

울릉도에 왔으니, 호박 막걸리도 빼놓을 수 없다. 신비섬횟집에서는 아쉽게도 현재 호박 막걸리 공장 운영 중단으로, 일반 호박 막걸리 대신 고급 호박 막걸리만 판매하고 있었다. 가격은 조금 비쌌지만,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선불 시스템이었다. 처음에는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지만,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미리 결제를 할 수 있어서, 오히려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신비섬횟집은 맛도 맛이지만, 사장님의 친절함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정성을 다하는 모습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가게 내부는 아담하고 소박했지만, 벽 한쪽을 가득 채운 유명인들의 사진과 싸인은, 이곳이 얼마나 유명한 맛집인지 짐작하게 했다.

식당 내부 벽면에 가득한 유명인들의 방문 흔적
수많은 유명인들이 다녀간 흔적

신비섬횟집은 울릉도 특유의 물가를 고려했을 때,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신선한 재료와 푸짐한 양, 그리고 훌륭한 맛을 생각하면, 결코 아깝지 않은 가격이다. 특히, 육지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스타일의 물회는, 꼭 한번 경험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것이다. 식당 앞 길가에 갓길 주차를 해야 하는데, 워낙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라, 주차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신비섬횟집에서 맛있는 물회를 먹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붉게 물든 하늘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신비섬횟집 외관
푸른 하늘 아래 자리 잡은 신비섬횟집

울릉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신비섬횟집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싱싱한 해산물과 매콤한 양념이 어우러진 물회는, 당신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친절한 사장님과 아름다운 풍경은, 당신의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나는 다음 울릉도 여행에서도, 어김없이 신비섬횟집을 찾을 것이다. 그곳에서 또 어떤 새로운 맛과 경험을 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싱싱한 해산물이 가득한 특물회
다채로운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특물회

돌아오는 배 안에서, 나는 신비섬횟집에서 맛보았던 물회의 여운을 곱씹었다.
매콤하면서도 시원하고, 고소하면서도 쫄깃한 그 맛은, 오랫동안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한번 울릉도에 가야 할 이유가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신비섬횟집의 물회를 다시 맛보기 위해서 말이다.

신비섬횟집에서 맛본 해산물 한 상 차림
신선한 해산물로 가득한 신비섬횟집의 한 상 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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