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쪽, 평대리의 고즈넉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마치 다른 세계로 통하는 문이 나타날 것만 같은 설렘이 느껴진다. 낡은 돌담 너머, 아담한 정원이 살짝 모습을 드러내는 곳, 바로 ‘평대앓이’였다. 이름에서부터 묻어나는 묘한 끌림에 이끌려 문을 열고 들어섰다.
문을 열자,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아늑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앤티크 가구와 빈티지 소품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인테리어는 마치 유럽의 작은 시골 마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 향과 잔잔한 음악 소리는 긴장된 마음을 풀어주며 편안한 분위기를 더했다. 1인 셰프가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공간 곳곳에서 느껴지는 정성과 세심함이 인상적이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제주도의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한 퓨전 요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딱새우, 흑돼지, 감태 등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재료들이 셰프의 독창적인 감각을 거쳐 어떤 요리로 탄생했을지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고민 끝에, 평대앓이의 대표 메뉴라는 ‘앓이세트’와 ‘한라산 파스타’를 주문했다.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은 ‘앓이 샐러드’. 신선한 채소 위에 갈릭 버터로 구운 통통한 새우와 수제 리코타 치즈가 듬뿍 올라간 샐러드는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새우의 풍미와 부드러운 리코타 치즈, 그리고 싱싱한 채소의 조화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다. 특히, 샐러드에 사용된 채소는 셰프가 직접 재배한 유기농 채소라고 하니, 그 신선함과 건강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다음으로 나온 메뉴는 ‘수비드 흑돼지 안심 스테이크’. 제주 흑돼지를 저온으로 장시간 조리하는 수비드 방식으로 만들어 낸 스테이크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식감을 자랑했다. 칼을 대는 순간, 부드럽게 잘리는 스테이크의 모습은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볼 법한 비주얼이었다. 입안에 넣는 순간, 흑돼지 특유의 풍미와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곁들여 나온 구운 채소들도 스테이크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 주었다.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 ‘한라산 파스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파스타 위로 수북이 쌓인 딱새우와 붉은 날치알은 마치 눈 덮인 한라산을 연상시키는 비주얼이었다. 톡톡 터지는 날치알의 식감과 신선한 딱새우의 조화는 환상적이었다. 은은하게 매콤한 오일 소스는 느끼함 없이 깔끔한 맛을 선사했다. 면을 다 먹고 남은 소스에 밥을 비벼 먹고 싶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맛본 메뉴는 ‘비법 숙성 딱새우장 덮밥’. 밥 위에 아보카도, 감태, 유자 간장, 그리고 비법 소스로 숙성한 딱새우장을 듬뿍 올린 덮밥은 그야말로 ‘맛없없’ 조합이었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딱새우장과 아보카도의 부드러움, 감태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황홀한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특히, 딱새우장은 짜지 않고 감칠맛이 풍부해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덮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워내고, 셰프의 음식 솜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왜 이곳의 이름이 ‘평대앓이’인지 알 것 같았다. 평대앓이만의 특별한 분위기와 잊을 수 없는 맛, 그리고 셰프의 따뜻한 정성이 어우러져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추억을 선물해 주었기 때문이다. 제주 동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한 번 평대앓이에 방문하여 특별한 미식 경험을 해보길 바란다. 분명, 당신도 평대앓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계산을 마치고 문을 나서려는데, 셰프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 다음에 또 오세요.” 짧은 인사였지만, 그의 진심이 느껴져 마음이 따뜻해졌다. 평대앓이를 나서는 발걸음은 아쉬움과 동시에 다음 방문을 기약하는 설렘으로 가득했다.
평대앓이는 단순한 레스토랑이 아닌, 제주의 아름다움과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프라이빗한 분위기 속에서 정성 가득한 음식을 맛보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 제주를 방문한다면 꼭 다시 찾고 싶은, 그런 소중한 곳이다. 비자림 근처에 위치해 있어, 비자림 여행 코스에 넣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제주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평대앓이에서 맛본 음식들의 풍미와 따뜻한 분위기가 잊혀지지 않아,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었다. 제주 동쪽, 평대리에서 만난 작은 행복. 그 여운은 오랫동안 내 마음속에 남아있을 것이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훌륭한 음식의 조화는 공간의 가치를 한층 높여준다. 특히 딱새우와 감태, 유자간장, 날치알, 아보카도가 어우러진 조합은 단순한 해산물 요리가 아니라 제대로 된 딱새우 오마카세를 맛보는 듯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마지막으로 즐기는 딱새우 라면은 시원한 국물로 완벽한 마무리를 장식한다. 평대앓이는 제주 구좌읍에서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선사하는 최고의 맛집임에 틀림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