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묵호항의 파도 소리를 뒤로하고 삼척 시내를 걷고 있었다. 짭짤한 바다 내음과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뒤섞인 거리를 걷다 보니, 문득 어릴 적 아버지 손을 잡고 시장 통닭을 사러 가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노릇한 통닭 냄새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발길을 멈춘 곳이 있었다. 바로 ‘장터옛날통닭’이었다.
가게 앞을 지나는데, 커다란 통유리 너머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전기구이 통닭들이 눈에 들어왔다. 황금빛 껍질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마치 “어서 와서 나를 데려가!”라고 외치는 듯했다. 노란색 간판에 큼지막하게 적힌 ‘장터옛날통닭’이라는 글씨와 정겨운 폰트가 발길을 더욱 잡아끌었다. 가게 외관부터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공간이 눈에 띄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벽 한쪽에는 커다란 메뉴판이 붙어 있었는데, 옛날통닭을 비롯해 양념, 갈비, 파닭 등 다양한 종류의 치킨 메뉴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옛날통닭 한 마리에 9,900원이라는 착한 가격이 눈에 띄었다. 요즘처럼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성비 넘치는 가격이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고민 끝에, 옛날통닭 한 마리와 부추무침 전기구이를 주문했다. 왠지 옛날통닭에는 시원한 생맥주가 빠질 수 없을 것 같아, 맥주도 한 잔 함께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나니, 따끈한 팝콘이 기본 안주로 나왔다.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팝콘을 먹으며, 어서 치킨이 나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옛날통닭이 드디어 나왔다. 노릇하게 튀겨진 통닭의 겉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돌았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통닭을 보니, 어릴 적 시장에서 사 오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젓가락으로 닭 다리를 뜯어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속살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닭 특유의 잡내도 전혀 없고,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곧이어 부추무침 전기구이도 나왔다. 따뜻한 철판 위에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전기구이 치킨 위에, 신선한 부추무침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부추의 향긋한 향이 코를 간지럽히는 순간, 침샘이 폭발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젓가락으로 부추무침과 치킨을 함께 집어 입으로 가져가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치킨과 아삭아삭한 부추의 식감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특히, 부추무침의 상큼한 맛이 치킨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치킨을 먹는 중간중간, 시원한 생맥주를 들이켜니 입안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톡 쏘는 탄산과 청량한 맥주 맛이, 기름진 치킨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맥주 한 모금을 마실 때마다,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마시던 시원한 맥주 맛이 떠올라, 왠지 모르게 뭉클해지기도 했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순식간에 치킨 한 마리를 해치웠다. 워낙 양이 푸짐해서 배가 불렀지만, 멈출 수 없는 맛에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결국, 남은 치킨 몇 조각은 포장해 와서 다음 날 아침에 또 먹었다. 식어도 여전히 맛있는 치킨 맛에 감탄하며, 다음에는 다른 메뉴도 꼭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장터옛날통닭’은 맛도 맛이지만, 친절한 사장님과 직원분들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주문을 받을 때마다 환한 미소로 응대해주시고, 필요한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에 감동했다. 덕분에 마치 오랜 단골집에 온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의 메뉴는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여러 번 방문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돼지갈비맛 치킨은 달콤한 갈비 양념이 바삭한 튀김과 어우러져,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파닭 전기구이는 파의 향긋함이 살아있어, 느끼함을 잡아주는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또한, 닭똥집 튀김은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맥주 안주로 제격이었다.

최근에는 정통 양념치킨이 새롭게 출시되었다고 한다. 어릴 적 먹던 그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는 이야기에, 다음 방문 때는 꼭 양념치킨을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떡볶이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매콤달콤한 양념에 쫄깃한 떡이 어우러진 떡볶이는, 치킨과 함께 먹으면 환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삼척에는 맛집이 많지만, ‘장터옛날통닭’은 나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을 넘어,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바삭한 통닭 껍질을 뜯어 먹으며, 아버지와 함께 시장을 걷던 그 시절의 따뜻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삼척을 여행하는 분들에게, ‘장터옛날통닭’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치킨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옛날통닭은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맛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나는 앞으로도 삼척에 갈 때마다 ‘장터옛날통닭’을 방문할 것이다. 그곳에서 맛있는 치킨을 먹으며,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새기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아버지와 함께 ‘장터옛날통닭’에 가서,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기울이며 옛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소망을 품어본다. 삼척 맛집 기행, 그 첫 장을 장터옛날통닭과 함께해서 행복했다. 다음에 또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이 글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