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곱창 생각에 무작정 군자역으로 향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차갑게 느껴지는 겨울바람을 뚫고 도착한 곳은 바로 ’88소곱탄’.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는 레트로 감성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후끈한 열기가 온몸을 감쌌다.
연탄불 특유의 훈훈함과 함께 곱창 굽는 냄새가 코를 자극하며 식욕을 돋우었다.
매장은 넓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벽면에 붙어있는 88올림픽 포스터와 복고풍 소품들이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곱창, 막창, 대창, 염통 등 다양한 부위가 준비되어 있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여러 가지를 맛볼 수 있는 모듬 곱창을 주문했다.
주문 후, 빠른 속도로 밑반찬이 세팅되었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뜨끈한 소고기 무국과 부드러운 계란찜이었다.

소고기 무국은 시원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었고, 계란찜은 부드럽고 촉촉해서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특히, 계란찜 위에 뿌려진 깨소금과 파의 조화가 훌륭했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퀄리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이것만으로도 소주 한 병은 거뜬히 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모듬 곱창이 등장했다.
곱창, 막창, 대창, 염통이 한 접시에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눈으로 보기에도 신선함이 느껴지는 붉은 빛깔의 곱창은 곱이 가득 차 있었다.
함께 나온 큼지막한 감자와 양파도 넉넉한 인심을 느끼게 했다.

88소곱탄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연탄불에 곱창을 구워 먹는다는 점이다.
돌판이나 숯불에 굽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연탄불 특유의 은은한 불향이 곱창에 스며들어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준다.
직원분께서 직접 곱창을 구워주셔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었다.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곱창을 보니 군침이 절로 넘어갔다.
가장 먼저 익은 염통부터 맛보라는 직원분의 말에, 뜨겁게 달궈진 염통 한 점을 집어 들었다.
참기름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맛이었다.

다음은 곱창을 맛볼 차례.
곱이 꽉 찬 곱창을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고소한 곱이 터져 나왔다.
잡내 없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정말 훌륭했다.
연탄불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것도 좋았다.
왜 사람들이 88소곱탄을 군자 곱창 맛집이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막창과 대창도 쫄깃하고 고소했다.
특히, 대창은 기름기가 적당히 있어서 느끼하지 않고 담백했다.
함께 구워 먹는 김치와 부추도 곱창과의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했다.
잘 익은 김치는 아삭하면서도 매콤했고, 부추는 향긋한 풍미를 더해주었다.
곱창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살짝 느끼함이 느껴졌다.
이때, 시원한 열무 국수가 등장했다.
살얼음이 동동 뜬 열무 국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국물을 한 모금 마시니, 새콤달콤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주었다.
곱창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완벽한 마무리였다.

배는 불렀지만, 볶음밥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직원분께 볶음밥 1인분을 주문했다.
남은 곱창과 김치, 부추를 잘게 썰어 밥과 함께 볶아주셨다.
볶음밥 위에는 김가루와 계란을 얹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볶음밥을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톡톡 터지는 날치알의 식감이 재미있었다.
배가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볶음밥을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아이스크림이 준비되어 있었다.
입가심으로 아이스크림 하나를 집어 들었다.
달콤하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은 완벽한 마무리를 선사했다.
88소곱탄은 맛, 가격,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신선한 곱창을 연탄불에 구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적이었다.
거기에 푸짐한 밑반찬과 친절한 서비스까지 더해져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다양한 메뉴를 맛봐야겠다.
군자 지역에서 곱창 맛집을 찾는다면, 88소곱탄을 강력 추천한다!

돌아오는 길, 곱창의 고소한 여운이 입가에 맴돌았다.
오늘 방문한 88소곱탄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인생 맛집으로 기억될 것 같다.
다음에 또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집으로 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