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이 흩날리는 겨울, 스키를 타러 무주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 차오른다. 하얀 설원을 가르며 질주하는 상상을 하다 보면, 어느새 무주 IC를 빠져나와 익숙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스키를 신나게 타고 나면 허기가 몰려오는 건 당연지사. 뜨끈한 국물에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우는 것도 좋지만, 오늘은 왠지 쫄깃한 족발에 시원한 막걸리가 당겼다.
무주 리조트 근처에는 족발집이 몇 군데 있는데, 그중에서도 ‘장충동 족발’이라는 상호가 눈에 띄었다. 왠지 이름에서부터 오랜 전통과 깊은 맛이 느껴지는 듯했다. 하지만 온라인 후기를 꼼꼼히 살펴보니, 기대와는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인생 최악의 족발”, “원수가 먹는대도 말리고 싶은 맛”과 같은 충격적인 평가들이 가득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장님이 친절하시고 양도 많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어, 호기심이 발동했다. 모 아니면 도라는 심정으로, 용기를 내어 ‘장충동 족발’에 주문을 해보기로 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족발을 주문했다. 배달 앱을 켜고 ‘장충동 족발’을 검색하니, 족발과 보쌈 세트 메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족발(중)과 보쌈(중) 세트의 가격은 75,000원. 솔직히 가격이 저렴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요즘 치킨 두 마리에 피자 한 판을 시켜도 이 가격보다는 저렴할 텐데. 하지만 무주라는 특성상, 관광지 물가를 감안해야 했다. 게다가 족발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컸기에,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주문을 강행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족발이 도착했다. 포장 용기를 열어보니, 족발과 보쌈이 가지런히 담겨 있었다. 족발 위에는 윤기가 자르르 흘렀고, 깨가 솔솔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보쌈 또한 촉촉해 보였고,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곁들임으로는 상추, 쌈장, 새우젓, 마늘, 고추 등이 제공되었다. 얼핏 보기에는 푸짐하고 만족스러운 구성이었다.

하지만 젓가락을 들어 족발을 집어 드는 순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족발 밑에는 뼈가 듬성듬성 놓여 있었고, 살코기는 생각보다 얇았다. 마치 사진 촬영을 위해 겉부분만 그럴싸하게 포장해 놓은 듯한 느낌이었다. 장충동에서 족발을 한두 번 먹어본 것도 아닌데, 이렇게 부실한 족발은 처음이었다.
조심스럽게 족발 한 점을 입에 넣었다. 차가운 온도에 깜짝 놀랐다. 갓 삶아 따뜻하고 야들야들한 족발을 기대했는데, 마치 냉장고에서 꺼낸 편육을 먹는 듯했다. 족발 특유의 쫄깃함은 찾아볼 수 없었고, 퍽퍽하고 질겼다. 게다가 냄새까지 살짝 나는 것 같았다. 마치 전자레인지에 데워놓은 족발을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번에는 보쌈에 도전해 봤다. 보쌈 역시 족발과 마찬가지로 차가웠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한 맛이 느껴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밍밍하고 평범한 맛이었다. 마치 편의점에서 파는 냉장 보쌈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더욱 실망스러웠던 점은, 족발과 보쌈을 주문했는데 막국수와 김치가 제공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보통 족발이나 보쌈을 시키면 막국수나 김치가 기본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달랐다. 너무 황당해서 가게에 전화를 걸어 문의했더니, “원래 막국수와 김치는 제공되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75,000원이라는 비싼 가격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막국수와 김치 없이 족발과 보쌈만 먹어야 한다는 사실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곁들임 반찬들을 맛봤지만, 역시나 실망스러웠다. 쌈장은 너무 짜고, 새우젓은 비린 맛이 강했다. 그나마 상추는 싱싱했지만, 족발과 보쌈의 맛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족발과 보쌈을 몇 점 먹지 못하고 수저를 놓았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과 함께, 괜히 시켰다는 후회가 밀려왔다.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좀 더 꼼꼼히 살펴볼 걸 그랬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남은 족발과 보쌈은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다음 날 아침에 김치찌개에 넣어 먹었다. 그나마 김치찌개에 넣으니 먹을 만했지만, 족발과 보쌈 자체의 맛은 여전히 아쉬웠다.

더욱 황당했던 점은, 배달비였다. 숙소가 ‘장충동 족발’ 가게 바로 앞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배달비가 5,000원이나 부과되었다. 무주 지역 족발집들이 담합하여 배달비를 과도하게 책정하고 있다는 의혹이 들었다. 관광객들이 놀러 와서 어쩔 수 없이 시켜 먹는다는 점을 악용하는 듯했다.
이번 ‘장충동 족발’에서의 경험은, 내게 큰 교훈을 안겨주었다. 온라인 후기를 맹신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무시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극단적인 평가가 있을 경우에는, 더욱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관광지에서는 바가지 요금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물론 ‘장충동 족발’에도 긍정적인 측면은 있었다. 사장님은 친절하셨고, 음식의 양도 푸짐했다. 하지만 족발과 보쌈의 맛이 너무 아쉬웠다. 아무리 양이 많고 친절하다고 해도, 음식의 맛이 떨어지면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없다.
만약 무주 리조트에서 족발을 시켜 먹고 싶다면, ‘장충동 족발’보다는 다른 족발집을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적어도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다음에는 꼭 다른 족발집을 찾아, 맛있는 족발을 먹고 싶다.
이번 무주 여행은 스키는 정말 즐거웠지만, 족발은 씁쓸한 기억으로 남았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 또한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더욱 신중하게 맛집을 선택하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무주 지역에서 맛있는 족발 맛집을 찾는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언젠가 정말 맛있는 족발을 찾아, 무주의 맛집으로 당당히 소개할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