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문득 자장면 곱빼기가 간절하게 떠올랐다. 기름진 짜장 소스에 갓 뽑아낸 면을 쓱쓱 비벼, 단무지 한 조각 얹어 먹으면 온 세상 시름이 잊히는 기분. 망설일 틈도 없이 곧장 차를 몰아 상계동으로 향했다. 오늘 저녁은 슈엔챠이다.
슈엔챠이는 동네에서 꽤나 입소문 난 중식 레스토랑이다. 특히 탕수육이 맛있기로 유명한데, 평소 탕수육을 즐겨 먹지 않는 나조차도 그 맛이 궁금할 정도였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2층에 자리 잡은 슈엔챠이의 간판이 눈에 띈다. 건물 뒤편 주차장에 차를 대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생각보다 훨씬 넓고 깔끔한 공간이 펼쳐졌다. 은은한 조명 아래 테이블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평일 저녁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홀에는 손님들이 꽤 많았다. 창가 자리는 이미 만석이었지만, 다행히 안쪽 테이블 자리가 남아있어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직원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에서 활기찬 에너지가 느껴졌다.
자리에 앉자 따뜻한 자스민차가 나왔다. 은은한 꽃향기가 코를 간지럽히며 긴장을 풀어주는 듯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짜장면 곱빼기는 당연히 주문해야 하고, 탕수육도 맛봐야겠는데, 다른 메뉴들도 하나같이 맛있어 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코스 메뉴였다. ‘복순 코스’와 ‘동순 코스’… 탕수육, 짬뽕, 새우 요리 등 다양한 메뉴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탕수육에 집중하고 싶어, 찹쌀 탕수육과 짜장면 곱빼기, 그리고 짬뽕을 주문했다. 다음 방문 때는 꼭 코스 요리를 맛봐야겠다고 다짐하며 메뉴판을 덮었다.
주문을 마치자, 곧바로 기본 찬이 세팅되었다. 짜사이, 땅콩볶음, 단무지, 그리고 따뜻한 계란국이 나왔다. 특히 짜사이는 짭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고, 땅콩볶음은 고소한 맛이 자꾸만 손이 가게 만들었다. 계란국은 부드럽고 따뜻해서 속을 달래주는 역할을 했다.

가장 먼저 짬뽕이 나왔다. 붉은 국물 위로 싱싱한 해산물과 채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국물이었다. 면발은 탱글탱글하고 쫄깃했고, 해산물은 신선해서 씹는 맛이 좋았다. 특히 짬뽕에 들어간 오징어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서 인상적이었다.
이어서 찹쌀 탕수육이 나왔다. 뽀얀 튀김옷을 입은 탕수육은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졌다. 탕수육 소스는 새콤달콤한 향을 풍기며 식욕을 자극했다. 탕수육 한 점을 집어 소스에 푹 찍어 입에 넣으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찹쌀 탕수육 특유의 쫀득함과 바삭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졌고, 새콤달콤한 소스가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줬다. 돼지고기 잡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튀김옷도 느끼하지 않아서 계속해서 손이 갔다. 왜 슈엔챠이 탕수육이 유명한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짜장면 곱빼기가 나왔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짜장 소스가 면을 덮고, 그 위에 채 썬 오이가 얹어져 있었다. 짜장 소스에서는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향이 풍겨져 나왔다. 젓가락으로 면을 휘저어 짜장 소스와 골고루 섞은 후, 크게 한 입 맛봤다. 역시 짜장면은 배신하지 않는다. 달콤 짭짤한 짜장 소스가 입안 가득 퍼지면서 행복감이 밀려왔다. 면발은 쫄깃했고, 짜장 소스는 느끼하지 않아서 계속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특히 짜장면 곱빼기는 양이 푸짐해서 더욱 만족스러웠다.
정신없이 탕수육과 짜장면, 짬뽕을 번갈아 가며 먹었다. 어느새 테이블은 텅 비어 있었고, 배는 빵빵하게 불러 있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탕수육을 조금 더 시킬까 고민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향하자,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주셨다. 음식 맛은 괜찮았는지,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꼼꼼하게 물어보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전하고 가게를 나섰다.
슈엔챠이는 맛, 서비스, 분위기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음식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여 정성껏 만들었고, 직원들은 친절하고 세심하게 손님을 배려했다. 매장 분위기도 깔끔하고 쾌적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특히 탕수육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 새콤달콤한 소스의 조화는 완벽에 가까웠다. 앞으로 짜장면이 생각날 때면, 슈엔챠이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 같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꼭 복순 코스를 시켜서 다른 요리들도 맛봐야겠다. 어향동고, 유린기, 고추잡채 등 궁금한 메뉴들이 너무나 많다. 특히 룸이 마련되어 있어, 가족 모임이나 회식 장소로도 좋을 것 같다. 다음 가족 외식은 슈엔챠이에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신선식품 배송을 알리는 듯한 흰색 스티로폼 상자가 눈에 들어왔다 (Image 1). 슈엔챠이에서도 신선한 재료를 위해 이렇게 꼼꼼하게 관리하겠지, 라는 생각이 스쳤다. 오늘 맛본 탕수육의 바삭함과 짬뽕 속 해산물의 신선함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는 확신이 들었다.

집에 도착해서도 찹쌀 탕수육의 쫄깃한 식감이 자꾸만 떠올랐다. 다음에는 탕수육 곱빼기를 시켜서 마음껏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상계동 맛집 슈엔챠이, 지역명 주민으로서 앞으로도 자주 방문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