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성 시내, 왠지 모르게 정겨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김밥천국. 학창 시절,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했던 때,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김밥 한 줄, 라면 한 그릇 시켜놓고 웃음꽃을 피웠던 추억이 떠올랐다. 어쩌면 그 시절의 맛은, 음식 자체의 맛이라기보다 함께했던 시간과 공간이 주는 특별함이었을지도 모른다. 문득, 잊고 지냈던 그 시절의 향수를 느끼고 싶어 망설임 없이 가게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혼자 온 손님도 부담 없이 앉을 수 있는 1인석부터,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4인석 테이블까지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테이블 곳곳에는 식사를 즐기는 손님들이 꽤 있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앳된 얼굴의 군인들이었다. 씩씩한 모습으로 김밥과 라면을 맛있게 먹는 모습이 마치 과거의 내 모습을 보는 듯했다.
벽에 붙은 메뉴판을 살펴보니, 김밥, 라면, 볶음밥, 돈까스 등 분식 메뉴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메뉴의 다양성은 역시 김밥천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백화점처럼 없는 게 없는 느낌이랄까. 잠시 고민 끝에, 나는 참치김밥과 콩나물 라면을 주문했다. 왠지 김밥천국에 오면 꼭 김밥을 먹어야 할 것 같았고, 콩나물 라면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메뉴라 궁금했기 때문이다. 벽 한쪽에는 메뉴 사진과 가격이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었다. (Image 1) 가격은 대체로 저렴한 편이었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성비 좋은 곳을 발견했다는 사실에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주문 후, 테이블에 앉아 주변을 둘러봤다. 밝은 조명 아래,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이 활기차 보였다. 주문을 받는 직원, 음식을 만드는 직원, 서빙하는 직원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테이블 위에는 기본적으로 김치와 단무지가 놓여 있었다. 김치는 적당히 익어 시원하고 아삭했고, 단무지는 얇게 썰어 식감을 살렸다.
잠시 기다리니, 드디어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콩나물 라면과 큼지막하게 썰린 참치김밥이 테이블 위에 놓이자, 코를 자극하는 맛있는 냄새가 식욕을 돋우었다.

먼저 콩나물 라면 국물부터 한 입 맛봤다. 콩나물의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이 그대로 살아있었고, 칼칼하면서도 개운한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면발은 쫄깃했고, 콩나물과 함께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콩나물 특유의 향이 라면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후루룩 면을 들이키는 소리가 절로 났다.
다음으로 참치김밥을 맛봤다. 밥은 고슬고슬했고, 참치는 마요네즈와 함께 버무려져 부드러웠다. 신선한 야채들과 짭짤한 단무지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훌륭한 맛을 냈다. 특히, 넉넉하게 들어간 참치가 인상적이었다.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참치의 풍미가 정말 좋았다. 역시 김밥천국에 오면 김밥은 꼭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치김밥을 먹다가 문득, 예전에 할머니가 김밥천국의 김치볶음밥을 좋아하셨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할머니는 항상 김치볶음밥을 드실 때마다 “이 집 김치볶음밥이 제일 맛있어”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갑자기 할머니가 보고 싶어졌다. 다음에 간성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할머니와 함께 와서 김치볶음밥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손님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군인들이 많이 찾아왔는데, 이른 시간에 운영하는 곳이 드물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간성 시내에서 늦은 아침이나 이른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 군인들에게는 이곳이 오아시스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참치김밥과 콩나물 라면을 깨끗하게 비우고 계산을 하러 갔다. 계산대 옆에는 앙증맞은 크기의 콩나물 김밥 모형이 놓여 있었다. 콩나물 김밥이라니, 흔하지 않은 메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요네즈가 들어간 멸치김밥도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콩나물 김밥과 멸치김밥에 도전해봐야겠다.
“맛있게 드셨어요?” 계산을 해주시는 직원분의 밝은 미소에 기분 좋게 “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가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니, 따뜻한 햇살이 나를 반겼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세상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듯했다. 간성에서 우연히 발견한 김밥천국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다.

혹시 간성 시내를 방문할 일이 있다면, 김밥천국에 들러 추억의 맛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분명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군인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차장은 따로 없지만, 가게 앞 도로 갓길에 잠시 주차할 수 있다. 하지만 혼잡할 수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빠르고 가성비 좋은 식사를 원한다면, 간성 김밥천국은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잊고 지냈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기 때문일까. 간성에서의 작은 맛집 순례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경험이었다. 다음에 또 간성에 방문하게 된다면, 잊지 않고 김밥천국에 들러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봐야겠다. 그리고 그땐 꼭 할머니와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