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보 온천으로 향하는 길, 뽀얀 김이 피어오르는 풍경을 상상하며 마음은 이미 따뜻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단순한 온천 여행으로는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별한 경험을 더하고 싶어 검색하던 중,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이 있었으니, 바로 30년 전통의 꿩요리 전문점, ‘감나무집’이었다. 블루리본을 무려 10년이나 놓치지 않았다는 화려한 이력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남들은 닭으로 몸보신한다지만, 나는 꿩으로 색다른 미식 경험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찍고 차를 몰아 도착한 감나무집은 생각보다 훨씬 컸다. 넓은 주차장은 물론, 단체 손님을 위한 자리까지 완비되어 있어 가족 단위 손님이나 모임 장소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니 깔끔하고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 소재를 활용한 인테리어는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창밖으로는 잔잔한 산세가 펼쳐져, 마치 자연 속에서 식사하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역시나 꿩요리가 메인이었다. 꿩 코스정식, 꿩 샤브샤브, 꿩 만두 등 다양한 꿩 요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민 끝에 꿩 코스정식을 주문했다. 꿩의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다는 설명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꿩육회, 꿩잡채, 꿩만두, 꿩연근전, 꿩탕수육, 그리고 하이라이트인 꿩 샤브샤브까지. 보기만 해도 배가 불러오는 푸짐한 구성이었다.
가장 먼저 꿩육회에 젓가락을 가져갔다. 신선한 꿩고기는 붉은 빛깔을 뽐내고 있었고, 그 위에는 앙증맞은 새싹들이 올라가 있었다. 한 입 맛보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에 놀랐다. 참치회와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꿩 특유의 담백함이 느껴졌다. 전혀 잡내가 나지 않아 신선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어서 꿩잡채를 맛봤다. 쫄깃한 당면과 아삭한 채소, 그리고 꿩고기가 어우러진 잡채는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맛이었다. 특히 꿩고기는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워 잡채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꿩만두는 또 어떨까. 얇은 만두피 안에 꽉 찬 꿩고기 소는 촉촉하고 부드러웠다. 만두피의 쫄깃함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꿩연근전은 바삭한 연근과 꿩고기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연근의 아삭한 식감과 꿩고기의 담백함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일품이었다. 꿩탕수육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맛이었다. 바삭하게 튀겨진 꿩고기에 달콤한 소스가 곁들여져, 아이들 입맛에도 딱 맞을 것 같았다. 탕수육 소스 또한 너무 달거나 시지 않고 적당해서 꿩고기의 맛을 해치지 않았다.
드디어 꿩 코스정식의 하이라이트, 꿩 샤브샤브가 등장했다. 놋으로 된 둥근 냄비 안에는 맑은 육수가 담겨 있었고, 냄비 가장자리에는 형형색색의 채소들이 보기 좋게 놓여 있었다. 배추, 청경채, 버섯 등 신선한 채소들은 꿩 샤브샤브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 같았다.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직원분께서 꿩고기를 가져다주셨다. 얇게 슬라이스 된 꿩고기는 붉은 빛깔을 띠고 있었는데, 그 신선함이 눈으로도 느껴졌다.

육수에 채소를 넣고, 꿩고기를 살짝 데쳐 먹으니,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에 감탄했다. 꿩고기는 닭고기보다 훨씬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었다. 꿩고기를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샤브샤브 육수는 각종 채소와 꿩고기가 어우러져 깊고 풍부한 맛을 냈다. 특히 육수에 은은하게 퍼지는 한약재 향은 꿩 샤브샤브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몸이 따뜻해지는 것은 물론, 건강해지는 기분까지 들었다.
샤브샤브를 다 먹고 난 후에는 꿩뼈탕에 칼국수를 끓여 먹었다. 꿩뼈를 푹 고아 만든 꿩뼈탕은 깊고 진한 맛을 자랑했다. 슴슴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느낌이었다. 칼국수 면은 쫄깃하고 탱탱했으며, 꿩뼈탕 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칼국수를 먹는 동안, 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것이, 제대로 몸보신을 하는 듯했다.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칼국수의 맛이 더욱 풍성해졌다. 감나무집 김치는 젓갈 향이 진하게 나는, 전라도식 김치였다. 칼국수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빵빵하게 불러왔다. 하지만 속은 더부룩하지 않고 편안했다. 꿩고기는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이라 그런지, 속이 편안한 것이 정말 좋았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하니,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음식 맛은 어땠는지,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꼼꼼하게 물어보시는 모습에 감동했다.
감나무집은 맛은 물론, 서비스까지 훌륭한 곳이었다. 식당을 나서며,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도 분명 감나무집 꿩요리를 좋아하실 것 같았다. 수안보 온천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감나무집에서 특별한 꿩요리를 맛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보며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테이블 사이사이에 놓인 격자무늬의 나무 칸막이였다. 은은한 조명과 어우러져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동시에, 옆 테이블과의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해 주어 편안하게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감나무집에서 꿩요리를 맛보며,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감나무집은 내 인생 맛집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충주에서 특별한 음식을 찾는다면, 감나무집에서 꿩요리의 진수를 경험해보시길 바란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