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일상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목적지는 일산, 그중에서도 평양냉면으로 입소문이 자자한 “양각도”였다. 며칠 전부터 친구와 나는 마치 소풍을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들떠 있었다. 드디어 방문 당일, 설레는 마음을 안고 차에 몸을 실었다.
일산 호수공원 바로 앞에 위치한 “양각도”는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하고 있었다.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은은한 조명 아래,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2인석, 4인석 테이블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어 혼자 오는 손님도, 우리처럼 친구와 함께 오는 손님도 모두 만족할 수 있어 보였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평양냉면 전문점답게 다양한 종류의 냉면은 물론, 어복쟁반, 수육, 굴림만두 등 이북 음식들이 눈에 띄었다. 우리는 고민 끝에 물냉면, 수육, 굴림만두 세트와 함께 뜨끈한 국물이 땡겨 어복쟁반을 추가로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면수가 나왔다.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니 온기가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면수를 홀짝이며 창밖을 바라보니, 평화로운 호수공원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이런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니, 오늘 정말 제대로 힐링하는 기분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음식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뽀얀 국물에 담겨 나온 어복쟁반이었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어복쟁반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얇게 썰어낸 소고기 아롱사태와 갖은 채소가 푸짐하게 담겨 있었다. 어복쟁반은 룸을 예약해야 주문 가능하다는 안내 문구가 있었는데, 맛을 보니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육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부드러운 아롱사태는 입에 넣자마자 살살 녹았다. 신선한 채소와 함께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향긋한 풍미가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친구와 나는 말없이 어복쟁반을 폭풍 흡입했다.
다음으로 맛본 음식은 수육이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수육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젓가락으로 집어 들어 새우젓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도 전혀 나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수육과 함께 나온 무생채와 함께 먹으니, 아삭한 식감과 매콤한 양념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드디어 메인 메뉴인 평양냉면이 나왔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평양냉면은 맑고 투명한 육수가 인상적이었다. 면 위에 가지런히 올려진 고기와 오이, 배, 계란 등의 고명은 보기만 해도 정갈했다.
평양냉면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다. 특유의 슴슴한 맛과 메밀면의 조화는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육수를 먼저 한 모금 마셔보니, 은은한 육향과 함께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느껴졌다. 면은 툭툭 끊어지는 듯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었다. 슴슴한 육수와 메밀면의 조화는 역시 최고였다. 평양냉면을 즐겨 먹지 않는 친구도 “여기 평양냉면은 정말 맛있다”며 감탄했다.

마지막으로 굴림만두를 맛봤다. 굴림만두는 만두피 없이 만두소를 둥글게 빚어 찐 만두다. 겉은 쫄깃하고 속은 촉촉한 굴림만두는 평소에 흔히 접하기 어려운 메뉴라 더욱 기대가 컸다. 한 입 베어 무니,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만두소가 입안 가득 퍼졌다. 씹을수록 느껴지는 채소의 향긋함과 고기의 풍미가 일품이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친구와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음식 맛도 훌륭해서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특히,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딱 알맞은 응대가 인상적이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에 가니, 주차 등록을 도와주셨다. 3만원 이상 식사 시 주차 1시간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한다. 주차 공간이 넉넉한 것은 좋았지만, 식사 금액에 비해 주차 시간이 조금 짧은 것은 아쉬웠다.
“양각도”에서의 식사는 정말 훌륭했다.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제대로 힐링하고 돌아왔다. 일산 호수공원 근처에서 맛집을 찾는다면, “양각도”를 강력 추천한다. 지역명이 주는 편안함 속에서, 슴슴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평양냉면의 매력에 푹 빠져보시길 바란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서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