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느껴보는 쨍한 햇살에 기분 좋게 집을 나섰다. 오늘 향할 곳은 모란, 그중에서도 중원구청 근처에 숨겨진 맛집이라는 ‘그 집’이다. 사실 이 근처는 꽤 자주 왔었지만, 늘 점심시간 전에 도착하는 바람에 문이 닫혀있는 모습만 봐야 했다. 오늘은 작정하고 12시를 넘겨 도착했으니, 드디어 그 유명한 청국장을 맛볼 수 있으리라.
차가운 바람이 불었지만, 다행히 오늘은 기다리는 손님은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따뜻한 온기가 몸을 감쌌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메뉴는 단 하나, 청국장. 가격은 7,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이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런 가격이라니,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밑반찬들이 빠르게 차려졌다. 소박하지만 정갈한 모습이 시골 할머니 댁에서 밥상을 받는 듯한 푸근함을 준다. 콩나물 무침, 시금치나물, 김치 등 하나하나 직접 만드신 듯 신선하고 맛깔스러워 보였다. 특히, 적당히 익은 김치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잠시 후, 뚝배기에 담긴 청국장이 보글보글 끓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뽀얀 김이 피어오르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숟가락으로 한술 떠서 맛보니, 깊고 구수한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콩알은 탱글탱글 살아있고, 짜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청국장에는 고기가 들어있지 않았지만, 그 구수함만으로도 충분했다. 예전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다.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가면 늘 솥뚜껑에 끓여주시던 청국장의 향수가 느껴졌다.

이 집의 진가는 청국장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커다란 양푼을 달라고 해서 밥을 넣고, 각종 나물과 김치를 듬뿍 넣었다. 그리고 테이블에 놓인 들기름과 고추장을 살짝 넣어 슥슥 비벼주니, 정말 환상적인 비빔밥이 완성되었다.
젓가락으로 크게 한 움큼 집어 입에 넣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신선한 나물들의 향긋함과 톡톡 터지는 콩나물의 식감, 그리고 고소한 들기름 향이 어우러져 입안에서 축제가 벌어지는 듯했다. 특히, 청국장을 살짝 넣어 비벼 먹으니, 그 풍미가 더욱 깊어졌다.
사진들을 보면 알겠지만, 놋그릇에 담긴 밥과 스테인리스 양푼이 정겹다. 콩나물, 시금치, 무생채 등 다채로운 색감의 나물들이 놋그릇과 어우러져 시각적인 즐거움도 더했다.
정신없이 비빔밥을 먹고 있는데, 옆 테이블에서는 밥을 두 공기나 비벼 먹는 아저씨도 보였다. 역시,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누구나 똑같은 모습인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밥 한 공기를 더 추가해서 비벼 먹었다.
그릇을 깨끗하게 비우고 나니, 정말 배가 불렀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마치 오랜 친구와 헤어지는 듯한 그런 아쉬움이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다음에 또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게를 나서니, 아까보다 햇살이 더욱 따뜻하게 느껴졌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세상이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듯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이 집은 중원구청에서 도보로 5분, 모란역에서도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다만,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몰릴 수 있으니, 조금 일찍 서두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주차가 조금 어려울 수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솔직히 말하면, 가게의 위생 상태가 아주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다. 주방이나 홀이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집의 청국장 맛은 정말 훌륭하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서 먹는 듯한 푸근함과 정겨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나는 이 집을 내 인생 최고의 청국장 맛집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직업 특성상 지역 이동이 잦은 편인데, 이 집의 청국장 맛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해외에서 생활할 때도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이 집의 청국장이 생각날 정도였다.
이곳은 화려한 인테리어나 세련된 분위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에서 진정한 ‘시골 밥상’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꼭 양푼 비빔밥을 만들어 먹어야겠다.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함께 이 맛있는 청국장을 맛보고 싶다. 분명 부모님도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좋아하실 것 같다.

오랜 시간 변함없는 맛을 유지해 온 이 곳.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셨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어 지팡이를 짚고 다닐 때까지, 변함없이 이 맛있는 청국장을 맛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오늘, 나는 모란 지역의 작은 밥집에서 잊지 못할 맛의 향수를 경험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인심, 그리고 무엇보다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이 곳. 진심으로 추천하는 중원구청 근처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다. 다음에 또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마무리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