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눅눅함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튀김 요리가 간절했다. 흔히 ‘일식’하면 떠오르는 느끼함과는 거리가 먼, 담백하고 바삭한 튀김을 찾아 나섰다. 군자동에서 텐동으로 명성이 자자한 작은 가게, ‘텐동한’이 나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었다.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모던한 외관이 눈에 띈다. 벽돌로 마감된 외벽에 검은색 사각형 간판이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인상을 준다. 간판에는 튀김 덮밥 그림과 함께 ‘TENDON 韓’이라는 상호가 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맛에 대한 기대감이 샘솟았다. 매장 앞에는 키오스크가 설치되어 있어,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미리 메뉴를 고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나는 잠시 메뉴를 훑어보며 어떤 텐동을 맛볼까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키오스크 메뉴를 살펴보니, ‘한텐동’, ‘에비텐동’, ‘아나고텐동’ 등 다양한 텐동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고민 끝에, 여러 가지 튀김을 맛볼 수 있다는 ‘한텐동’을 선택했다. 사이드 메뉴로 상큼한 ‘유자 토마토’도 함께 주문했다.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마치고 안으로 들어서니, 아담하고 깔끔한 공간이 펼쳐졌다.
내부는 아늑한 분위기였다. 나무 소재의 테이블과 의자가 따뜻함을 더하고, 은은한 조명이 편안함을 선사했다. 테이블은 모두 바 형태로 되어 있었는데, 혼자 방문한 나에게는 오히려 부담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테이블 위에는 가지런히 놓인 앞접시와 냅킨, 그리고 젓가락이 정갈한 느낌을 주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따뜻한 장국이 나왔다. 짭짤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맛을 돋우는 듯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유자 토마토’가 나왔다. 앙증맞은 비주얼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빨간 토마토 위에 유자청이 살포시 얹어져 있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작은 예술 작품 같았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상큼함이 퍼져 나갔다. 토마토의 달콤함과 유자청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껍질이 말끔하게 제거된 토마토는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텐동을 먹기 전 입가심으로, 혹은 식사 후 깔끔한 디저트로도 제격일 듯했다.

드디어 메인 메뉴인 ‘한텐동’이 등장했다. 높게 쌓아 올려진 튀김들의 향연에 입이 떡 벌어졌다. 새우, 오징어, 가지, 연근, 단호박, 느타리버섯, 꽈리고추, 김, 그리고 온센타마고까지, 다양한 재료들이 밥 위에 듬뿍 올려져 있었다. 튀김옷은 황금빛으로 바삭하게 튀겨져 있었고, 코를 찌르는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튀김을 하나씩 맛보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맛본 새우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새우 특유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살아있었고, 튀김옷은 느끼함 없이 깔끔했다. 다음으로 맛본 오징어튀김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튀김옷 안에서 느껴지는 오징어의 풍미가 훌륭했다. 가지튀김은 평소에 즐겨 먹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텐동한의 가지튀김은 정말 맛있었다. 부드러운 가지의 식감과 바삭한 튀김옷의 조화가 훌륭했다. 연근튀김은 아삭아삭한 식감이 재미있었고, 단호박튀김은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느타리버섯튀김은 쫄깃한 식감과 버섯 특유의 향이 좋았고, 꽈리고추튀김은 살짝 매콤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김튀김은 바삭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밥과 잘 어울렸다. 튀김을 어느 정도 먹은 후, 드디어 온센타마고를 터뜨릴 차례가 왔다. 젓가락으로 톡 터뜨리니, 노른자가 밥 위로 주르륵 흘러내렸다. 노른자와 밥, 그리고 튀김을 함께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고소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텐동을 먹는 동안, 쉴 새 없이 튀김을 튀겨내는 셰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솥에서 튀겨지는 튀김들은 황금빛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갓 튀겨낸 튀김을 바로 얹어주니, 맛이 없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튀김을 먹다 보니 살짝 느끼함이 느껴질 때쯤, 테이블 위에 놓인 단무지와 산고추절임이 큰 도움이 되었다. 아삭아삭한 단무지와 매콤한 산고추절임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정신없이 텐동을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톨 남지 않았다. 다양한 튀김을 맛보는 재미와 훌륭한 맛,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9천 원이라는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의 텐동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면서, 다음에는 ‘아나고텐동’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장어 특유의 풍미와 바삭한 튀김옷의 조화는 어떤 맛일지 상상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군자에서 텐동이 생각날 땐, 주저 없이 ‘텐동한’을 찾을 것 같다.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텐동을 맛볼 수 있는 곳, 군자역 맛집 ‘텐동한’. 튀김이 선사하는 바삭한 행복을 느끼고 싶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돌아오는 길, 문득 워커힐 호텔 일식당 출신 오너 셰프의 실력이 이 작은 텐동집에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쩐지, 단순한 튀김 덮밥 그 이상의 깊은 맛이 느껴졌던 이유가 있었다. 다음번 방문에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셰프의 솜씨를 음미해봐야겠다. 어쩌면, 이 곳은 군자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미 소중한 ‘동네 맛집’으로 자리 잡았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텐동이 생각나는 날이면 습관처럼 이 곳을 찾게 될 것 같다.

덧붙여, 텐동과 함께 곁들인 ‘유자 토마토’는 정말 신의 한 수였다. 상큼한 유자 향이 튀김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텐동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텐동한에 방문한다면, ‘유자 토마토’를 꼭 함께 주문해보길 바란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총평: 텐동한은 군자에서 맛있는 텐동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바삭한 튀김과 짭짤한 소스의 조화가 훌륭하며, 가격 또한 합리적이다. 혼밥 하기에도 좋고, 친구나 연인과 함께 방문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군자역 근처에서 텐동 맛집을 찾는다면, ‘텐동한’을 강력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텐동한은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식사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훌륭한 맛을 자랑하니, 시간을 내어 방문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