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점심 뭐 먹을까 고민하다가 발걸음이 향한 곳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동네의 중식당, [상호명]이었다. 혼자 밥 먹는 게 익숙한 나에게 식당 선택의 기준은 명확하다. 1인분 주문이 가능한지, 혼자 앉아도 어색하지 않은 자리가 있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든든하고 맛있는 한 끼를 선사하는지. [상호명]은 그런 나의 기준에 부합하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은은한 조명과 함께 퍼지는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를 반긴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위기. 테이블 간격도 적당하고, 벽을 따라 놓인 카운터석 덕분에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든다. 오히려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져 더욱 좋았다. 오늘은 또 어떤 메뉴를 골라야 할까 설레는 마음으로 메뉴판을 훑었다.
이곳은 특히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맛으로 정평이 나 있다. 가격대가 다른 중식당에 비해 아주 살짝 높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한 번 맛보면 그만한 값어치를 충분히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예전에 ‘키다리 짬뽕 아저씨’라는 이름으로 유명했던 프로그램을 보고 찾아왔던 기억이 떠올랐는데, 그때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지 않았던, 믿음직한 곳이었다.
![[상호명]의 인기 메뉴인 탕수육 사진](https://matjib.kr/wp-content/uploads/2026/05/image-1777983340705-0.webp)
오늘 내가 선택한 메뉴는 단연 ‘잡채밥’이었다. 이 집의 잡채밥은 정말이지 강추하고 싶은 메뉴다. 밥알 하나하나에 양념이 고루 배어 있고, 야채와 고기의 조화가 일품이다.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다. 맵거나 짜지 않아 계속해서 손이 가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다.

사실 이곳의 서비스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리뷰도 간혹 보았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주문을 받을 때나 음식을 가져다줄 때, 친절함이 느껴졌다. 물론 아주 섬세한 서비스까지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혼밥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배려와 친절함은 충분히 갖춘 곳이었다. ‘서울이라면 동네 맛집보다 조금 더 나은 정도’라는 평도 있었지만, 나는 그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일부러 찾아오기보다는 지나가는 길에 들를 정도라는 말도 있었지만, 나는 이 잡채밥을 먹기 위해 일부러 찾아올 의향이 충분했다.

이날 나는 잡채밥 외에도 ‘백짬뽕’과 ‘탕수육’을 주문했다. 백짬뽕은 맑고 시원한 국물이 일품이었다. 해산물의 신선함과 채소의 조화가 느껴지는 깊은 맛. 맵지 않아서 속이 편안했다. 짬뽕 국물에서 종종 느껴지는 자극적인 맛 대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깔끔함이 돋보였다. ‘빵뽕밥’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메뉴도 있었는데, 다음 방문 때는 꼭 시도해보고 싶은 메뉴였다.

탕수육은 ‘부먹’으로 나왔다. 처음에는 눅눅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웬걸. 시간이 지나 식으면서 오히려 튀김옷이 바삭해지는 독특한 매력이 있었다. 갓 튀겨낸 듯한 겉바속촉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식감이었다. 고기 잡내가 전혀 나지 않고 깔끔해서 좋았다. 소스 역시 너무 달거나 시지 않아 탕수육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았다.
함께 주문했던 ‘양장피’도 맛있었지만, 겨자 소스가 조금 아쉬웠다. 좀 더 알싸한 맛을 기대했는데, 나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개인적인 취향의 차이일 뿐, 전체적인 메뉴의 완성도를 해칠 정도는 아니었다. 다른 테이블에서 ‘요리’ 메뉴를 많이 주문하는 것을 보면서, 다음번에는 양장피 대신 다른 요리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곳은 메뉴 하나하나에 정성이 담겨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좋았던 점은 주차 공간이 있다는 것이다. 차를 가지고 이동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큰 장점이다. 복잡한 도심에서 주차 걱정 없이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큰 메리트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집은 전체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참 좋다. 중화요리 특유의 기름지거나 센 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특히 혼자 밥을 먹어야 할 때, 누구 눈치 볼 필요 없이 편안하게 맛있는 한 끼를 즐기고 싶을 때, [상호명]은 아주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곳. 다음에 또 이곳을 찾을 때는 새로운 메뉴에 도전해봐야겠다.
이곳에서 먹는 중식은 오랜만에 ‘맛있다’는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했다.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즐기며,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온전히 음미할 수 있다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다. ‘혼자여도 괜찮아’라는 말이 위로가 되는 순간들이 있다. [상호명]은 그런 순간을 선물해주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