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 회사 근처에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 문득 떠오른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얼마 전부터 제 레이더망에 들어와 있던 ‘오세식당’. 매운 등갈비찜으로 이미 동네에서는 꽤나 유명하다는 소문을 익히 들어 알고 있었죠. 혼자 먹기엔 양이 좀 많을까 싶기도 했지만, 바쁜 직장인에게 1시간 남짓한 점심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니까, 오늘은 과감하게 나를 위한 투자다!라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신중동역 6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이면 도착할 정도로 위치는 좋았어요.
가게 앞에 다다르니, 사실 외관은 아주 세련되거나 눈길을 확 끄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좀 투박하고 오래된 느낌? 하지만 이런 곳일수록 한 가지 메뉴에 집중해서 그 맛을 깊이 있게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며 내심 기대를 품었습니다. 입구에 걸린 손글씨 메뉴판이 정겹게 느껴졌어요. ‘오세등갈비 13,000원’, ‘곤드레밥 5,000원’, ‘메밀전 서비스 (추가 1,000원)’. 심플하지만 핵심적인 메뉴 구성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 같은 직장인 점심족에게 가장 중요한 건 역시 ‘회전율’과 ‘빠르게 먹을 수 있는지’인데, 이곳은 애초에 등갈비찜이라는 메뉴 특성상 조금 기다릴 수는 있겠다 싶었지만, 직원분들이 능숙하게 조리를 도와주시고 콩나물 리필도 친절하게 해주신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방문했을 때도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아니면 원래 늘 그런 건지, 꽤 손님들이 계셨어요. 혼자 온 손님보다는 두세 명 단위의 손님들이 많았지만,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망설임 없이 ‘매운 등갈비찜 2인분’과 ‘곤드레밥’을 주문했습니다. 혼자 왔지만, 이 조합은 꼭 맛봐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궁금했던 ‘메밀전’도 서비스로 나온다고 하니 기대가 되었습니다. 매운맛 단계는 선택이 가능한데, 저는 ‘약간 매운맛’을 골랐습니다. ‘매운 거 진짜 못 드시는 분은 간장으로 드세요’라는 문구가 살짝 신경 쓰였지만, 그래도 대표 메뉴인 매운 등갈비찜을 맛봐야 하니까요.
주문 후 곧이어 밑반찬과 함께 메밀전이 나왔습니다. 얇고 바삭하게 부쳐진 메밀전은 그 자체로도 고소했지만, 함께 나온 양념장에 찍어 먹으니 별미였습니다.

잠시 후, 오늘의 주인공인 매운 등갈비찜이 등장했습니다.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고 있는 비주얼만으로도 군침이 돌았습니다. 큼지막한 등갈비와 함께 아삭한 콩나물, 버섯 등의 사리가 푸짐하게 들어있었어요. 직원분께서 직접 먹기 좋게 조리해주시면서 콩나물은 계속 리필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주셨습니다. 콩나물이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식감이 등갈비찜의 매콤함을 한층 더 살려주는 것 같았습니다.

‘약간 매운맛’이라고 주문했지만, 생각보다 매콤함이 강하게 올라왔습니다. 신라면 정도의 맵기라고 설명하는 곳들이 많지만, 이곳은 그보다 조금 더 맵게 느껴졌어요. 하지만 매운맛이 순간적으로 확 치고 올라오는 스타일이 아니라, 천천히 목덜미를 타고 올라오는 듯한 느낌이라 땀이 송골송골 맺히긴 했지만 견딜 만했습니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드시는 분이라면 ‘간장 등갈비찜’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것 같아요.

이 매콤함을 잡아주는 일등 공신은 바로 ‘곤드레밥’이었습니다. 곤드레밥이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밥알 하나하나에 들기름 향인지 참기름 향인지 모를 고소함이 배어있었고, 곤드레의 은은한 풍미까지 더해져 정말 볶음밥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밥에 등갈비 양념을 살짝 올려 슥슥 비벼 먹으니, 마치 등갈비찜을 다 먹고 남은 양념에 볶음밥을 해 먹는 듯한 환상적인 조화가 느껴졌습니다. 곤드레밥은 정말이지 강력 추천하는 메뉴입니다.

등갈비는 살이 부드럽게 발라져서 좋았습니다. 젓가락으로 쑥 밀면 뼈와 살이 분리될 정도였어요. 매콤한 양념과 부드러운 등갈비의 조합은 정말이지 스트레스를 단번에 날려주는 맛이었습니다. 함께 추가했던 버섯 사리도 쫄깃한 식감을 더해주어 만족스러웠습니다.

이곳의 또 다른 장점은 바로 직원분들의 친절함이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손님을 응대해주시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콩나물을 추가로 달라고 할 때도 귀찮은 기색 없이 바로 가져다주셨고, 오히려 더 넉넉하게 챙겨주시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치 집에서 밥 먹는 것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분위기랄까요.
등갈비찜을 거의 다 먹어갈 때쯤,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 또 다른 별미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곤드레밥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매콤한 양념의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정말 꿀맛이었습니다. 밥 한 톨 남김없이 싹싹 긁어먹었네요.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신중동역에서 가까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오늘 점심은 정말이지 스트레스도 풀리고, 맛있는 음식으로 든든하게 채울 수 있었던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매운맛 단계를 좀 더 높여 도전해볼까, 아니면 맵찔이인 저를 위해 ‘간장 등갈비찜’을 맛볼까 고민하며 가게를 나섰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점심시간에 와서 얼큰하게 스트레스 풀기에도, 혹은 저녁 시간에 술 한잔 곁들이기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세식당, 분명 다시 찾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