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지인들과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영도에 있는 ‘석화정’이라는 곳에 다녀왔어요. 사실 엄청난 기대를 하고 간 건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온 곳이랍니다. 왠지 모르게 ‘로컬 맛집’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이었거든요.

영도에서 굴국밥 하면 딱 떠오르는 몇 군데가 있는데, 그중에서 석화정이 그래도 괜찮은 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1인분 10,000원이라는 가격도 나쁘지 않고, 가끔 굴국밥이 생각날 때 들르기 괜찮은 곳이라고 해서 한번 가봤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참 좋았어요. 오래된 듯하지만 깔끔하게 관리된 내부와 나무 테이블이 편안한 느낌을 주더라고요. 주말 오전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 손님이나 친구들끼리 온 분들이 많았는데, 모두들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주문을 하고 나니 곧바로 밑반찬들이 나왔습니다. 깍둑 썬 양파와 청양고추, 그리고 겉절이 김치가 나왔는데, 김치는 양도 푸짐하게 나오고 비주얼도 좋아서 기대감을 높였어요. 사실 겉절이 김치의 맛은 보통이었지만, 이렇게 넉넉하게 내어주는 인심 덕분에 기분이 좋더라고요. 밑반찬은 더 달라고 하면 친절하게 다시 채워주셔서 좋았습니다.

드디어 메인 메뉴인 굴국밥이 나왔습니다. 뜨끈한 국물과 함께 푸짐하게 담긴 굴이 보이는데, 굴의 신선도가 확 느껴지는 비주얼이었어요. 사실 굴국밥에서 가장 중요한 건 굴의 신선도와 국물의 시원함이잖아요? 석화정의 굴국밥은 비린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굴 자체도 아주 싱싱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국물을 한 숟갈 떠먹는데,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어요. 굴 특유의 시원함과 함께 각종 채소가 어우러져 개운한 맛을 냈는데, 속이 확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밥도 넉넉하게 말아져 있어서 한 끼 식사로 든든했어요.

저희는 굴국밥 외에도 굴전을 주문해봤는데, 굴전은 정말 양이 푸짐하게 나왔어요. 굴 하나하나가 알차고 통통해서 씹는 맛이 일품이었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굴전은 막걸리를 부르는 맛이었습니다. 사실 굴전만 먹어도 배부를 정도였어요.

그런데 굴전에서 좀 아쉬웠던 점이 있었어요. 굴을 워낙 좋아해서 기대하고 주문했는데, 굴 자체는 괜찮았지만 겉에 입힌 밀가루 반죽이 제대로 익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조금 불쾌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굴 자체의 특성상 바싹 굽기가 어렵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반죽까지 덜 익은 음식을 돈 주고 사 먹는다는 게 좀 그랬습니다.
이런 아쉬움 때문인지, 솔직히 다시 방문할 의사는 크게 없었어요. 물론 굴국밥 자체는 괜찮았지만, 대체 가능한 식당도 많고 굴전의 아쉬움이 좀 컸거든요. 부산역 쪽에 있는 선희식당의 굴국밥이 훨씬 신선하다는 평도 있고, 영도에서는 석화정이 그나마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하지만, 기대치에는 조금 못 미치는 것 같아요.
그래도 함께 간 지인들은 굴국밥 맛이 괜찮다며 만족스러워했고, 덩달아 술도 1.5병이나 비우고 왔답니다. 굴국밥을 먹고 싶을 때 가끔 생각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총평하자면, 석화정은 영도에서 무난하게 굴국밥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에요. 굴 자체의 신선도나 국물의 시원함은 좋았지만, 곁들임 메뉴인 굴전에서 살짝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분위기는 정말 정겹고 편안해서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