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시 찾은 대구는 여전히 정겨운 모습 그대로였다. 이사 오기 전에는 매주 드나들던 곳인데, 이제는 큰맘 먹고 시간을 내야 방문할 수 있는 곳이 되어버렸다. 오늘 나의 발걸음을 이끈 곳은 다름 아닌 쭈꾸미 맛집. 서울에도 쭈꾸미집은 많지만, 유독 이곳의 매콤한 쭈꾸미볶음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마치 고향에 돌아온 듯한 설렘을 안고 식당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평일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테이블마다 둥근 철판 위에서 쭈꾸미가 빨갛게 익어가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게 했다. 후끈한 열기와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하며, 잊고 지냈던 대구에서의 추억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왔을 때가 언제였더라. 세월의 흐름을 실감하며 자리에 앉았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예전과 크게 달라진 건 없는 듯했다. 쭈꾸미볶음을 메인으로, 차돌박이, 새우 등 다양한 사리를 추가할 수 있다는 점도 여전했다. 런치 메뉴도 있었지만, 오늘은 왠지 푸짐하게 즐기고 싶어 쭈꾸미볶음 2인분에 차돌박이 사리를 추가했다. 주문을 마치니,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밑반찬을 세팅해주셨다. 콩나물, 쌈무, 김, 깻잎 등 쭈꾸미와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하는 반찬들이었다. 특히 시원한 콩나물국은 매콤한 쭈꾸미의 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쭈꾸미볶음이 등장했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쭈꾸미 위로 싱싱한 콩나물이 듬뿍 올려져 있는 모습은, 예전과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뜨겁게 달궈진 철판 위에서 쭈꾸미가 지글거리는 소리는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쭈꾸미는 통통하고 신선했으며, 양념은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중독성 강한 맛이었다. 첫 입을 먹는 순간, “바로 이 맛이야!”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쫄깃한 쭈꾸미와 아삭한 콩나물을 함께 먹으니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매운맛이 올라올 때쯤 시원한 콩나물국을 마시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깻잎에 쭈꾸미, 콩나물, 쌈무를 함께 싸서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과 아삭한 쌈무의 조화가 훌륭했다. 김에 싸 먹는 것도 별미였다. 김 특유의 고소한 맛이 매콤한 쭈꾸미와 어우러져, 색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함께 주문한 차돌박이 사리는 신의 한 수였다. 고소한 차돌박이 기름이 매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다. 쭈꾸미와 차돌박이를 함께 깻잎에 싸 먹으니,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과 향이 폭발하는 듯했다. 멈출 수 없는 맛에,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였다.
어느 정도 쭈꾸미를 먹고 난 후에는 볶음밥을 주문했다. 남은 양념에 김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볶아주는 볶음밥은, 쭈꾸미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필수 코스였다. 직원분께서 직접 볶아주시는 볶음밥은,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웠다. 철판에 살짝 눌어붙은 볶음밥은, 꼬들꼬들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볶음밥 위에 남은 쭈꾸미를 올려 먹으니,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을 남길 수는 없었다. 숟가락을 놓지 못하고 계속해서 볶음밥을 입으로 가져갔다. 정말 싹싹 긁어먹었다.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정말 맛있었다.
아쉬운 점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몇몇 리뷰에서 직원분의 응대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내가 방문했을 때도 아주 친절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바쁜 것은 이해하지만, 손님을 대하는 태도에 조금 더 신경 써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찬을 추가로 요청했을 때, 조금은 불친절한 말투로 응대하셨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맛은 정말 훌륭했기 때문에, 다음에도 또 방문할 의향은 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를 드렸다. 사장님께서는 환한 미소로 감사하다고 답해주셨다. 주차는 조금 불편했지만, 맛있는 쭈꾸미를 먹기 위해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방문한 대구 쭈꾸미 맛집에서의 식사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매콤한 쭈꾸미볶음은, 앞으로도 나의 대구 방문을 더욱 설레게 만드는 이유가 될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변치 않는 맛으로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