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으로 향하는 길,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을 따라 차를 몰았다. 목적지는 해플스팜사이더리. 거창에서도 꽤나 유명한 곳이라 들었지만,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고 싶었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다 보니, 어느 순간 넓은 마당이 딸린 그림 같은 건물이 눈앞에 나타났다. 카페 바로 앞에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주차를 하고 내리니, 싱그러운 공기가 폐 속 깊숙이 스며드는 기분이었다. 드넓게 펼쳐진 사과 농장이 눈에 들어왔다. 푸른 하늘 아래 초록빛 사과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사과 철에 오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상상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해플스팜사이더리는 입장료 6,000원을 내면 웰컴 드링크를 제공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입장료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음료값을 미리 지불하는 개념이라 부담스럽지 않았다. 1층과 2층, 그리고 옥상까지 이어진 공간은 빈백, 소파 등 다양한 좌석으로 채워져 있었다. 취향에 따라 실내 또는 야외를 선택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나는 2층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사과밭 풍경은 그 어떤 인테리어보다 아름다웠다.
웰컴 드링크로 사과 셔벗 레몬에이드를 주문했다. 첫 맛은 상큼한 레몬에이드 맛이 강하게 느껴졌지만, 곧이어 은은한 사과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마치 비타민 음료를 마시는 듯한 상쾌함 덕분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셔벗 역시 부드럽고 달콤해서 만족스러웠다.
음료를 마시며 메뉴를 살펴보니, 사과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눈에 띄었다. 사과 카레라이스, 함박스테이크, 고르곤졸라 피자 등 흔히 접하기 어려운 메뉴들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저녁 식사를 위해 방문한 터라, 아이들이 특히 좋아할 것 같다는 후기가 많았던 함박스테이크와 고르곤졸라 피자를 주문했다.
기다리는 동안 1층 기념품 판매 코너를 둘러봤다. 이곳에서 직접 만든 사과 맥주, 사과잼, 사과 주스 등 다양한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특히 사과 맥주는 스탠다드와 스위트 두 가지 맛이 있었는데, 시음해 보니 스위트가 내 입맛에 더 잘 맞았다. 맥주라기보다는 사과 맛 탄산음료에 가까운 느낌이라,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주문한 함박스테이크가 나왔다. 커다란 접시 위에 함박스테이크, 밥, 샐러드, 구운 감자 등이 보기 좋게 담겨 있었다. 함박스테이크 위에는 반숙 계란 프라이와 치즈가 올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웠다. 칼로 함박스테이크를 자르니, 육즙이 흘러나왔다. 한 입 맛보니,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육즙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소스 또한 너무 달거나 짜지 않고 적당해서, 함박스테이크 본연의 맛을 잘 살려주었다. 곁들여 나온 샐러드와 구운 감자 역시 신선하고 맛있었다. 특히 흑임자가 뿌려진 밥이 인상적이었다.

고르곤졸라 피자는 뜨거운 돌판 위에 올려져 나왔다. 얇은 도우 위에 고르곤졸라 치즈와 꿀이 듬뿍 뿌려져 있어 달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피자 한 조각을 들어 올리니, 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한 입 베어 무니, 짭짤한 치즈와 달콤한 꿀의 조화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도우는 바삭하고 얇아서, 치즈와 꿀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특히 흑색 돌판 위에 올려져 나온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야외에 있는 사과 과수원을 거닐었다. 푸른 하늘 아래 펼쳐진 사과나무들을 보니, 마음이 평온해지는 기분이었다. 사과나무 사이를 걸으며 사진도 찍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잔디 마당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안성맞춤일 것 같았다. 마치 유럽의 포도 농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풍경이었다.
해플스팜사이더리는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곳이었다. 거창을 대표하는 맛집이라고 칭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사과를 이용한 다양한 메뉴들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거창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분명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해플스팜사이더리를 나섰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보이는 거창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사과 철에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 그때는 사과 맥주와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해플스팜사이더리의 매력을 더욱 깊이 느껴봐야겠다.
해플스팜사이더리에서 맛본 사과의 향긋함과 아름다운 풍경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거창 지역명의 숨겨진 보석 같은 곳, 해플스팜사이더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