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에서 맛보는 깊고 진한 노포의 향기, 먹거리집 순대국 맛집 기행

어스름한 저녁, 퇴근길 발걸음은 자연스레 상봉역 4번 출구로 향했다. 오늘 나의 목적지는 50년 전통의 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상봉 맛집, ‘먹거리집’이었다. 며칠 전부터 묵직한 순대국 한 그릇이 간절하게 당겼는데, 이곳이 바로 그 갈증을 해소해 줄 곳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특히, 유명 먹방 유튜버의 극찬은 나의 기대감을 한껏 부풀려 놓았다.

가게 앞에 다다르니, 밖에서부터 풍겨오는 진한 돼지 육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살짝 망설여졌다. 돼지 냄새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조금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이미 문턱을 넘은 이상, 물러설 수는 없었다. 용기를 내어 안으로 들어섰다.

상봉 먹거리집 외부 전경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먹거리집’의 정겨운 외관. 노포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더 북적거렸다. 평일 저녁 9시라는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테이블이 손님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연령대도 다양했는데, 젊은 커플부터 중년의 직장인들, 그리고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순대국을 즐기고 있었다. 마치 오랜 세월 동안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해 온 듯한,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였다. 혼자 온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합석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나는 다행히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메뉴판을 훑어보니, 순대국 외에도 수육, 제육볶음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다. 특히 수육은 산더미처럼 쌓아준다는 후기가 많아 궁금했지만, 혼자 온 터라 아쉽게도 순대국 특 사이즈를 주문했다. 일반 순대국은 만 원, 특 사이즈는 1.2만 원이었다. 잠시 후, 기본 반찬이 먼저 나왔다. 깍두기, 김치, 마늘, 고추, 쌈장, 그리고 새우젓. 소박하지만 순대국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녀석들이었다. 특히 새우젓은 그냥 먹어도 짭짤하면서 감칠맛이 느껴지는, 퀄리티 좋은 녀석이었다.

기본 반찬 세팅
순대국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기본 반찬들. 특히 퀄리티 좋은 새우젓이 인상적이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대국이 등장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식욕을 자극했다. 특 사이즈답게 양도 푸짐했다. 뽀얀 국물 위에는 다진 양념과 들깨가루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나는 우선 국물부터 한 숟가락 떠먹어 보았다. 깊고 진한 돼지 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크으… 이 맛이지!”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구수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일품이었다. 다진 양념과 들깨가루는 국물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다만, 다진 양념이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맑은 국물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주문할 때 미리 빼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순대국 특 사이즈
보기만 해도 든든해지는 순대국 특 사이즈. 다진 양념과 들깨가루가 듬뿍 올려져 있다.

이제 건더기를 맛볼 차례. 숟가락으로 뚝배기 안을 휘저으니, 머릿고기와 순대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특히 머릿고기는 큼지막하게 썰어져 있어 씹는 맛이 좋았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순대는 일반적인 당면 순대였는데, 쫄깃한 식감이 나쁘지 않았다. 다만, 순대의 양은 조금 아쉬웠다. 순대국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순대가 단 두 개밖에 들어 있지 않았다.

나는 머릿고기를 새우젓에 찍어 먹어 보았다. 짭짤한 새우젓이 머릿고기의 풍미를 더욱 끌어올려 주었다. 깍두기와 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도 싹 가셨다. 특히 깍두기는 아삭아삭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순대국 전체 상차림
푸짐한 순대국과 정갈한 밑반찬의 조화. 이 조합,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밥 한 공기를 뚝배기에 말아,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뜨끈한 국물에 밥알이 촉촉하게 스며들어, 입 안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였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워냈다.

“아, 잘 먹었다!”

배가 든든해지니, 비로소 주변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조금은 불편했지만,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오히려 정겹게 느껴졌다. 벽에는 낙서로 가득했는데, 오랜 세월 동안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데, 입구에서 돼지고기를 손질하고 있는 사장님의 모습이 보였다. 50년 넘게 이 자리를 지켜온 장인의 손길은 역시 달랐다. 나는 사장님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사장님은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메뉴 가격표
다양한 메뉴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먹거리집’의 매력이다.

‘먹거리집’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맛집은 아니었다. 하지만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쌓아온 깊은 맛과 정겨운 분위기는, 그 어떤 미슐랭 레스토랑보다도 훌륭했다. 특히, 돼지 육수의 깊은 풍미가 느껴지는 순대국은,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마성의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다음에는 꼭 수육과 제육볶음을 맛보러 와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상봉에서 진정한 노포의 맛집을 경험하고 싶다면, ‘먹거리집’을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푸짐한 한 상 차림
소주 한 잔이 절로 생각나는 푸짐한 한 상 차림. 혼자 즐기기에는 조금 많을지도?

총평

* : 깊고 진한 돼지 육수의 풍미가 일품인 순대국. 잡내 없이 깔끔하고 구수한 맛이 특징이다. 다진 양념과 들깨가루는 국물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준다.
* : 특 사이즈는 양이 푸짐하다. 머릿고기도 큼지막하게 썰어져 있어 씹는 맛이 좋다. 다만, 순대의 양은 조금 아쉽다.
* 가격: 일반 순대국은 만 원, 특 사이즈는 1.2만 원으로, 가격은 적당한 편이다.
* 분위기: 50년 전통의 노포답게, 편안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조금은 불편할 수 있지만,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오히려 매력적이다.
* 서비스: 사장님과 직원분들 모두 친절하다. 특히, 사장님은 항상 환한 미소로 손님을 맞이해주신다.
* 위생: 가게가 오래된 탓인지, 위생 상태는 썩 좋지 않다. 컵에 물기가 남아 있거나, 테이블에 고춧가루가 묻어 있는 경우도 있다. 위생에 민감한 사람들은 방문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접근성: 상봉역 4번 출구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은 매우 좋다. 다만, 주차 공간이 따로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 재방문 의사: 순대국이 생각날 때, 다시 방문할 의사가 있다. 다음에는 꼭 수육과 제육볶음을 맛보고 싶다.

‘먹거리집’은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늦은 밤, 갑자기 순대국이 먹고 싶어질 때, 언제든지 방문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이다. 또한, 혼밥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다. 다만,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니, 방문 시 참고하는 것이 좋다.

고기 순대 모듬
다음 방문 때는 꼭 맛보고 싶은 고기 순대 모듬. 비주얼부터가 남다르다.

‘먹거리집’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곳이 아닌, 추억과 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이었다. 50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온 ‘먹거리집’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상봉동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맛집으로 남을 것이다. 오늘, 나는 상봉에서 잊지 못할 맛있는 추억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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