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에서 감동적인 공연을 마치고, 쏟아지는 박수갈채의 여운을 가슴에 안은 채,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주변을 서성이기 시작했다. 화려한 무대의 잔상이 아직 눈앞에 아른거리는 듯했지만, 현실은 맛있는 음식을 갈망하는 나의 위장이었다. 그러다 문득, 평소 눈여겨봤던 작은 밥집, ‘품나는BAB’이 떠올랐다. 간판의 귀여운 폰트와 아담한 크기가 왠지 모르게 정겹게 느껴졌던 곳.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가게는 생각보다 훨씬 작았다. 너댓 개 정도의 테이블이 전부인, 아늑하고 소박한 공간. 밖에서 봤을 때보다 훨씬 더 정감이 갔다. 키오스크가 문 앞에 놓여있는 것이 조금 특이했는데, 오히려 요즘 트렌드에 맞는 편리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을 마치고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여사장님으로 보이는 분과 또 다른 직원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계셨다.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걸려 있었고, 은은한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더했다. 마치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아 식사하는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테이블은 대리석 무늬로 되어 있어 깔끔함을 더했고, 전체적으로 모던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나는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항정살 구이 덮밥과 찹스테이크 덮밥을 주문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덮밥이 눈 앞에 놓였다. 하얀 도자기 그릇에 담겨 나온 덮밥은, 그 비주얼부터가 남달랐다.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서나 볼 법한 플레이팅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먼저 항정살 구이 덮밥.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항정살은 노릇하게 구워져 있었고, 그 옆에는 먹음직스러운 버섯이 함께 놓여 있었다. 매콤달콤한 파채와 아삭한 콩나물무침은 느끼할 수 있는 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젓가락으로 항정살과 파채를 함께 집어 입에 넣으니, 환상적인 맛의 조화가 느껴졌다. 쫄깃한 항정살의 식감과 매콤달콤한 파채의 조화는 정말 훌륭했다. 특히, 항정살과 함께 구워진 버섯은 쫄깃하면서도 고소한 풍미를 더해, 덮밥의 맛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콩나물무침의 아삭함은 입안을 개운하게 만들어, 끊임없이 젓가락을 움직이게 했다.

다음은 찹스테이크 덮밥. 큼지막한 소고기 스테이크와 형형색색의 야채들이 밥 위에 듬뿍 올려져 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은 스테이크는 입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다양한 야채들은 신선하고 아삭했으며, 스테이크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찹스테이크 덮밥 위에는 계란후라이가 얹어져 있었는데, 반숙으로 익혀져 노른자를 톡 터뜨려 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그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덮밥의 양도 푸짐해서, 정말 든든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특히, 찹스테이크 덮밥에 들어간 소고기의 양은 정말 놀라울 정도였다. 아낌없이 재료를 사용하는 사장님의 인심에 감동했다. 덮밥과 함께 나온 미역국은 따뜻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었고, 덮밥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식사를 하면서 가게 안을 둘러보니, 혼자 와서 식사를 하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혼밥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내가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많은 사람들이 포장을 해갔다.
‘품나는BAB’의 사장님은 다양한 조리기능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졌고, 맛 또한 훌륭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닌, 정성 가득한 음식을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내가 방문했을 때, 여사장님의 태도가 조금은 무뚝뚝하게 느껴졌다. 키오스크 주문 시스템 때문인지, 손님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건네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바쁘셔서 그랬을 수도 있지만, 손님을 맞이하는 따뜻한 미소나 친절한 인사 한마디가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다른 손님이 물을 마시려고 할 때도, 아무런 안내가 없었던 점은 조금 아쉬웠다. 작은 가게일수록, 따뜻한 서비스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 부분은 조금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품나는BAB’은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충분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예술의 전당 근처에서 든든하고 맛있는 한 끼 식사를 하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항정살 구이 덮밥과 찹스테이크 덮밥은 꼭 한번 맛보기를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에는 포장해서 집에서 편안하게 즐겨봐야겠다.
‘품나는BAB’에서의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아까보다 더욱 활기찬 기분이 들었다.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비록 완벽한 경험은 아니었지만, 맛있는 덮밥 덕분에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 예술의 전당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품나는BAB’에 다시 한번 들러 다른 메뉴도 맛보고 싶다. 그때는 사장님의 따뜻한 미소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서초 지역에서 맛있는 덮밥 맛집을 찾는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