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완연한 가을, 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런 날씨에는 뜨끈한 국물 요리가 절로 생각나는 법. 평소 몸이 찌뿌둥하다고 느꼈던 나는, 땀 한번 쭉 빼고 기운을 차릴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을 찾아 나섰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것이 있었으니, 바로 어탕이었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끓여주시던 그 깊고 진한 맛을 잊지 못해, 대구에서 어탕으로 유명한 곳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찾아낸 곳이 바로 화원유원지 근처에 자리 잡은 한 어탕 전문점이었다.
주말 아침, 서둘러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대로 좁은 골목길을 지나니, 거짓말처럼 넓은 주차장이 나타났다. 평일에는 주변이 한적하다고 하던데, 주말이라 그런지 주차장에는 이미 많은 차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왠지 모를 기대감에 부풀어, 서둘러 식당 안으로 들어섰다.
식당 내부는 생각보다 넓고 깔끔했다. 테이블은 모두 입식으로 바뀌어 있었고, 은은한 조명이 따뜻한 분위기를 더해주었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어탕칼제비, 어탕국밥, 육회비빔밥, 곤드레만두 등 다양한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얼큰하고 뜨끈한 국물이 땡겼던 나는 어탕칼제비를 주문했고, 함께 간 친구는 육회비빔밥을 골랐다. 곤드레만두의 맛이 궁금해 추가로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정갈한 밑반찬들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깍두기, 콩나물무침, 김치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깍두기는 적당히 익어 시원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어탕칼제비가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는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진한 어탕 특유의 향이 코를 자극했다. 겉보기에도 국물이 정말 진해 보였다. 면발은 쫄깃쫄깃해 보였고, 그 위에는 신선한 채소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국물부터 한 입 맛보았다. 깊고 진한 어탕 국물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땀이 뻘뻘 나는 게, 정말 제대로 몸보신하는 기분이었다. 면발은 쫄깃쫄깃했고, 수제비는 얇고 부드러워 식감이 정말 좋았다. 국물과 면, 수제비의 조화가 정말 완벽했다.

친구의 육회비빔밥도 맛보았다. 신선한 육회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색색깔의 채소가 보기 좋게 담겨 있었다. 육회는 정말 신선했고, 양도 푸짐했다. 고소한 참기름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쓱쓱 비벼 한 입 먹으니,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했다.

곤드레만두는 얇은 만두피 안에 곤드레가 듬뿍 들어 있었다. 씹을 때마다 곤드레 특유의 향긋한 향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정말 든든하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몸이 따뜻해지고 기운이 솟아나는 듯했다. 역시 이래서 사람들이 어탕을 찾는구나 싶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예전에 제공되던 다진 마늘과 다진 고추가 따로 제공되지 않고,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탕 본연의 맛은 변함없이 훌륭했다.
식당을 나서며, 화원유원지의 아름다운 풍경을 잠시 감상했다. 알록달록 단풍이 물든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다. 맛있는 음식도 먹고, 아름다운 풍경도 감상하니,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만약 몸이 찌뿌둥하거나 기운이 없을 때, 뜨끈한 어탕 한 그릇으로 몸보신하고 싶다면, 화원유원지 근처 이 어탕 전문점을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진하고 깊은 국물 맛에 분명 만족할 것이다. 최고의 보양식, 해장 음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비린 맛은 전혀 없고, 오히려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어탕칼국수 또한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