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시골집 마당 한켠에 놓여있던 아궁이,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 옆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고구마를 구워 먹던 따스한 기억. 도시의 삶에 익숙해진 지금은 그 풍경이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아있었는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발견한 한 장의 사진이 잊고 지냈던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 난로 위에서 지글거리는 삼겹살, ‘도림수퍼정육점’, 그래, 바로 이곳이었어. 망설일 틈도 없이 짐을 챙겨 고령으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좁은 길을 따라 굽이굽이 들어가니,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간판에는 ‘수복회관 도림수퍼 정육점’이라는 정겨운 글씨가 쓰여 있었고, 가게 앞에는 장작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에서부터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했던 대로 정겨운 분위기가 가득했다. 테이블마다 놓인 커다란 난로가 시선을 사로잡았고, 벽 한쪽에는 장작이 가득 쌓여 있었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평일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삼겹살을 구워 먹고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사장님께서 메뉴판 대신 쿨하게 “삼겹살 한 근 드릴까요?”라고 물으셨다. 메뉴는 단 하나, 장작불 삼겹살이었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네, 주세요!”라고 외쳤다. 잠시 후, 큼지막한 삼겹살 한 근이 알루미늄 호일에 덮인 채로 테이블 위에 놓였다.

고기를 제외한 모든 것은 셀프였다. 콩나물무침, 김치, 상추, 쌈장, 참기름, 소금 등 다양한 반찬들이 준비되어 있는 셀프 코너에서 먹고 싶은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었다. 계란후라이는 무료였고, 라면은 유료였다. 넉넉한 인심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셀프 코너에서 반찬을 담아오는 동안, 난로에서는 장작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불길이 춤을 추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볼거리였다. 은은하게 퍼지는 장작 냄새는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삼겹살을 구울 차례. 알루미늄 호일 위에 삼겹살을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기름이 튀기 시작했다. 노릇노릇 익어가는 삼겹살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잘 익은 삼겹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팽이버섯, 콩나물무침, 김치와 함께 구워 먹으니, 그 맛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장작불에 구워 훈연 향이 은은하게 배어있는 삼겹살은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고기를 먹는 중간중간, 무료로 제공되는 계란후라이를 만들어 먹는 재미도 쏠쏠했다. 반숙으로 익힌 계란후라이를 밥 위에 얹어 간장과 참기름을 살짝 뿌려 먹으니, 그 맛은 정말 최고였다.
삼겹살을 다 먹고 난 후에는 볶음밥을 빼놓을 수 없다. 남은 삼겹살과 김치, 콩나물무침을 잘게 잘라 밥과 함께 볶아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난로 불판에 눌어붙은 볶음밥은 바삭바삭한 식감과 함께 더욱 깊은 풍미를 자랑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니, 사장님께서 아이스바 하나를 골라 먹으라고 하셨다. 어릴 적 동네 슈퍼에서 아이스바를 골라 먹던 추억이 떠올라 미소가 지어졌다. 아이스바를 입에 물고 가게를 나서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도림수퍼정육점은 단순히 맛있는 삼겹살을 파는 곳이 아니었다.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추억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장작불 앞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사람들은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리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모습은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았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시골집을 개조해서 운영하는 곳이라 위생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화장실도 외부에 있는 공용 화장실을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장작불 삼겹살의 맛과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잊혀졌다.
도림수퍼정육점은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과 함께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불 앞에서 맛있는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해 질 녘 노을을 배경으로 장작불 삼겹살 사진을 찍으면 정말 멋진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비빔면도 함께 주문해서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사장님께 서울에 지점을 내달라고 졸라봐야겠다. 도림수퍼정육점의 장작불 삼겹살 맛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고령에서 만난 특별한 맛집, 도림수퍼정육점. 장작불 훈연 향과 함께 추억을 굽는 곳. 오늘 저녁,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떠나보는 건 어떨까? 분명 잊지 못할 고령의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