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장어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었다. 특유의 느끼함 때문일까, 왠지 모르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며칠 전, 친구들과 함께 용인으로 드라이브를 갔다가 우연히 들른 한 장어집에서 나의 장어에 대한 편견은 완전히 깨져버렸다. 그곳은 마치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이었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 한산한 시간대에 방문해서인지, 가게 안은 조용하고 아늑했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숯불 향이 코를 간지럽히며 식욕을 자극했다. 마치 비밀스러운 정원에 들어온 듯한 기분 좋은 설렘이 느껴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정육식당처럼 쇼케이스에서 직접 장어를 고르는 시스템이라는 설명에, 우리는 곧장 쇼케이스로 향했다. 싱싱한 장어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신선함을 증명하는 듯했다. 우리는 3명이었지만, 장어를 잘 못 먹는 친구가 한 명 있어서 큰 장어 두 마리를 선택했다. 직원분께 여쭤보니 7~800그램 정도 된다고 했다. 장어를 고르자, 직원분께서 숯을 세팅해주셨고, 다른 직원분은 우리가 고른 장어를 들고 와 바로 구워주셨다.

초벌이 되어 나온 장어는 겉은 노릇하고 속은 촉촉해 보였다. 직원분은 능숙한 솜씨로 장어를 먹기 좋게 잘라 불판 위에 올려주셨다.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참을 수 없는 식욕에 우리는 모두 침을 꼴깍 삼켰다. 숯불의 은은한 열기가 장어의 기름기를 서서히 녹아내리게 하고, 그 기름은 숯불에 떨어져 연기를 만들어내며 다시 장어에 스며드는 과정을 눈으로 쫓는 재미가 쏠쏠했다.
밑반찬은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깻잎장아찌, 백김치, 갓김치 등 다양한 절임류는 장어와 곁들여 먹기에 완벽했다. 특히 깻잎장아찌는 향긋한 깻잎 향과 짭짤한 맛이 어우러져 장어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백김치의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 또한 장어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반찬들은 셀프 코너에서 얼마든지 추가로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어 한 점을 입에 넣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과 부드러운 식감은 그야말로 황홀경이었다. 장어 특유의 흙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은은한 숯불 향이 풍미를 더했다. 껍질은 쫀득하고 속살은 촉촉한 완벽한 조화였다. 함께 간 장어를 잘 못 먹는 친구도 맛있다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직원분께서 추천해주신 대로, 장어를 라이스페이퍼에 싸서 먹어봤다. 얇고 투명한 라이스페이퍼는 장어의 맛을 더욱 부드럽게 감싸 안았다. 여기에 깻잎장아찌와 생강채를 곁들이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향긋함과 상큼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색다른 조합이었지만, 정말 훌륭했다.

장어만 먹기에는 아쉬워서 비빔국수와 된장찌개, 장어탕도 추가로 주문했다. 비빔국수는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했다. 된장찌개는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고, 장어탕은 깊고 진한 국물이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었다. 특히 장어탕에는 밥도 함께 제공되어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장어탕은 다른 메뉴들에 비해 평범한 느낌이었다. 곁가지 음식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우리는 정말 배가 터질 때까지 먹었다. 셋 다 말없이 장어와 반찬을 흡입하기 바빴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포만감과 만족감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하는 길, 깔끔하게 정돈된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마다 놓인 환풍시설 덕분에 옷에 냄새가 배는 걱정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또한, 테이블 오더 시스템 덕분에 직원분들을 부르지 않고도 편리하게 주문할 수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우리는 다음번 방문을 기약했다. 용인에 이렇게 훌륭한 장어 맛집이 있었다니, 이제라도 알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리는 금가루 소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곳에서는 금가루 소주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왠지 금가루 소주와 함께 장어를 먹으면 더욱 맛있게 느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번에는 꼭 금가루 소주와 함께 장어를 즐겨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이곳은 단순히 맛있는 장어를 파는 곳이 아닌, 정성 가득한 서비스와 깔끔한 분위기 속에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마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특별한 시간을 보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만약 당신이 장어를 좋아하거나, 혹은 나처럼 장어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용인에 위치한 이 맛집을 꼭 한번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분명 당신의 인생 장어를 만나게 될 것이다. 잊지 못할 맛과 경험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