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으로 향하는 길,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은 마치 오래된 수묵화처럼 잔잔하게 마음을 어루만졌다. 회색빛 빌딩 숲에서 벗어나 드넓은 논밭과 나지막한 산세를 바라보니, 잊고 지냈던 고향의 따스함이 그리워졌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오로지 하나, 안동의 숨겨진 맛집을 찾아 미식의 향연에 흠뻑 빠져보는 것이었다. 특히, 어머니가 그토록 칭찬하시던 시골막창집에 대한 기대감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안동역에 내리자, 옅은 흙냄새와 함께 정겨운 시골 공기가 폐 속 깊숙이 스며들었다. 역 앞 풍경은 도시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삐죽 솟은 전봇대와 그 위를 가로지르는 전선들, 듬성듬성 놓인 간판들이 오히려 푸근한 정감을 자아냈다. 목적지인 ‘시골막창’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기사님은 안동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쏟아내셨다. 마치 오랜 친구와 담소를 나누는 듯 편안한 기분이었다.
택시에서 내려 ‘시골막창’ 간판을 마주한 순간, 왠지 모를 설렘이 온몸을 감쌌다. 에서 보았던 그 간판, 빛바랜 듯한 글씨체와 투박한 디자인에서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온기와 함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나를 반겼다. 테이블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막창을 구워 먹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고향집에 온 듯 포근하고 정겨웠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는 단촐했다. 막창, 삼겹살, 그리고 갈치조림. 고민할 필요도 없이, 어머니가 극찬했던 갈치조림을 주문했다. 잠시 후, 푸짐한 갈치조림 한 냄비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냄비 안에는 큼지막한 갈치 토막과 함께 감자, 무, 양파, 그리고 갖은 채소가 듬뿍 들어 있었다. 붉은 양념이 자작하게 졸아든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절로 돌게 했다.
을 보면, 붉은빛 국물 위에 놓인 싱싱한 쑥갓과 팽이버섯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쑥갓의 향긋한 향과 팽이버섯의 쫄깃한 식감이 갈치조림의 풍미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줄 것 같았다. 드디어 갈치 한 토막을 젓가락으로 집어 들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갈치 살은, 마치 갓 잡아 올린 듯 신선해 보였다. 조심스럽게 입 안으로 가져가니, 부드러운 갈치 살이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특히, 푹 익은 감자와 무는 양념이 듬뿍 배어들어 더욱 맛있었다. 감자의 포슬포슬한 식감과 무의 시원한 단맛은, 갈치조림의 매콤함을 부드럽게 감싸 안아주는 듯했다.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었다. 갈치 살을 발라 밥 위에 얹어 먹고, 감자와 무를 으깨 양념에 비벼 먹으니, 순식간에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갈치조림을 정신없이 먹고 있을 때, 옆 테이블에서 고등어구이를 시키는 것을 보았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의 모습은, 정말이지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나도 모르게 고등어구이 2인 세트를 주문하고 말았다. 잠시 후, 커다란 접시에 담긴 고등어구이가 나왔다. 에서 보았던 것처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고등어는, 보기만 해도 입 안에 침이 고였다.
고등어 한 점을 떼어 입에 넣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졌다. 갓 구워낸 고등어의 따뜻함과 촉촉함은, 차가운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맛이었다. 특히, 함께 나온 상추에 밥과 고등어, 그리고 할머니께서 직접 만드셨다는 특제 소스를 얹어 먹으니, 그 맛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매콤한 소스는 고등어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신선한 상추는 입 안을 상쾌하게 만들어주었다.

과 에서 볼 수 있듯이, 상에는 다양한 밑반찬들이 함께 나왔다. 김치, 콩나물무침, 멸치볶음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은, 하나하나 어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듯했다. 특히, 콩나물무침의 아삭한 식감과 멸치볶음의 짭짤한 맛은, 고등어구이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밑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할머니께서는 “어디서 왔어?”라고 물으셨다. 서울에서 왔다고 말씀드리니, “멀리서 왔는데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네”라며 따뜻한 미소를 지으셨다. 할머니의 푸근한 인심과 따뜻한 말씀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뭉클해졌다. 단순한 식당이 아닌, 정(情)이 넘치는 고향집에 방문한 듯한 기분이었다.
식당을 나서며 뒤돌아보니,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시골막창’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의 웃음소리와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마치 오래된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정겹게 느껴졌다. 안동에서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시골막창’에서의 식사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단순한 안동 맛집을 넘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따뜻한 고향의 맛이었다.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펼쳐진 안동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와 에서 보았던 푸르른 자연과 맑은 하늘은, 마치 내 마음속 묵은 때를 깨끗하게 씻어주는 듯했다. 과 , 처럼 안동 곳곳에는 아름다운 자연 경관과 역사적인 유적지들이 많이 있다. 다음에는 시간을 넉넉히 잡고 안동의 숨겨진 매력을 샅샅이 탐험해보고 싶다.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께 ‘시골막창’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해 드렸다. 어머니는 “내가 거기 갈치조림이 얼마나 맛있는지 이야기했잖아!”라며 흐뭇하게 웃으셨다. 어머니와 함께 ‘시골막창’에 다시 방문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나는 안동에서의 따뜻했던 추억을 곱씹었다.
‘시골막창’은 단순한 막창집이 아니었다. 그곳은 안동의 정(情)과 맛, 그리고 추억이 함께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이었다. 안동을 방문하게 된다면, 꼭 한번 ‘시골막창’에 들러 푸근한 고향의 맛을 느껴보길 바란다. 분명 잊지 못할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매콤한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할머니께서 추천해주시는 특제 소스는 절대 놓치지 마시길!
과 처럼 아름다운 안동의 풍경은,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이다. 다음에 또 안동에 방문하게 된다면, ‘시골막창’에서 갈치조림과 고등어구이를 먹고, 안동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그때는 꼭 어머니와 함께 방문해서, 함께 추억을 만들어야지.
안동에서 만난 ‘시골막창’, 그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따뜻한 고향의 맛이었다. 안동 지역을 여행하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 있게 추천하는 시골막창은, 분명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