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언제나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단어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이 녹아있는 곳. 비록 지금은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한 달에 한 번은 꼭 부모님을 뵈러 고향인 의성을 찾는다. 이번에는 어머니께서 곰탕이 드시고 싶다고 하셔서, 의성에서 설렁탕으로 유명한 “고관옥”을 방문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방문한 고향은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익숙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고관옥은 나무로 지어진 외관부터가 정겨웠다. 간판에는 “설렁탕, 아침식사 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따뜻한 국물로 속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식당에서 먹는 것이 조심스러워 포장을 하기로 했다. 이웃집 형님 몫까지 넉넉하게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식당 안을 둘러보았다. 테이블은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곳곳에 놓인 작은 화분들이 생기를 더해주었다. 혼자 운영하시는 듯한 사장님은 친절하게 포장을 해주셨다.
집으로 돌아와 포장해 온 설렁탕을 꺼냈다. 뽀얀 국물과 푸짐한 고기가 눈에 띄었다. 파도 넉넉하게 따로 포장해주시는 센스! 뚝배기에 담아져 온 모습이 정갈했다. 뜨끈하게 데워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설렁탕을 식탁에 올렸다.

함께 포장해 온 깍두기와 김치를 접시에 담았다. 뽀얀 설렁탕 국물에 잘 익은 깍두기 하나 올려 먹으면 그 맛이 정말 최고인데… 라는 기대를 잠시 접어야 했다. 아쉬움이 남는 맛이었다.
드디어 설렁탕 국물을 한 입 맛보았다.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깔끔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돼지국밥을 즐겨 먹는 경상도 사람들은 묵은지를 국물에 넣어 먹기도 한다는데, 문득 그 맛이 궁금해졌다. 묵은지를 넣으면 국물 맛이 훨씬 구수해진다고 하니, 다음에는 꼭 한번 시도해봐야겠다.

테이블에는 소금과 후추가 준비되어 있어서 입맛에 맞게 간을 조절할 수 있었다. 나는 후추를 살짝 뿌려 먹는 것을 좋아한다. 후추의 향긋함이 설렁탕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다.
고기와 함께 파를 듬뿍 넣어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고기는 부드럽고 쫄깃했고, 파는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이 좋았다. 넉넉하게 넣어주신 파 덕분에 더욱 풍성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밥 한 공기를 말아서 깍두기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깍두기가 조금만 더 맛있었더라면 완벽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설렁탕 자체가 맛있었기 때문에 만족스러웠다.
어느새 뚝배기 바닥이 보였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 비웠다. 따뜻한 국물 덕분에 속까지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 역시 고향의 맛은 언제나 옳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몸에 활력이 넘치는 듯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었다. 역시 한국인은 밥심으로 사는 것 같다.
고관옥은 아침 식사도 가능한 곳이라, 부담 없이 방문하기 좋은 곳이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딱 알맞은 간 덕분에 누구나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혼자서 운영하시는 사장님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다음에 의성에 방문할 때도 고관옥에 들러 따뜻한 설렁탕 한 그릇을 먹어야겠다. 그때는 꼭 묵은지를 넣어서 먹어봐야지. 그리고 깍두기 맛도 개선되기를 기대해본다.

오랜만에 고향에서 맛있는 설렁탕을 먹으니 기분이 좋았다. 역시 고향은 언제나 나에게 힘을 주는 존재다. 앞으로도 자주 고향을 방문해서 부모님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겠다. 이번 의성 방문은 맛있는 설렁탕 덕분에 더욱 행복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는 고관옥에서 설렁탕에 묵은지를 넣어 먹고, 더욱 풍성한 맛을 경험하고 싶다. 고향의 따뜻함과 맛있는 음식이 함께하는 곳, 고관옥은 나에게 단순한 식당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