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둔내, 그 이름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푸근함이 느껴지는 곳.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주천강 맑은 물소리를 벗 삼아 드라이브를 즐기다 보니 어느새 ‘둔내민속촌’이라는 정겨운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식당은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방문하는 듯한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주차를 하고 내리니, 맷돌, 탈곡기, 풍로, 소 여물통 등 옛 농기구들이 정겹게 놓여 있었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보았던 물건들이라 더욱 반가웠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니, 나무 향이 은은하게 풍겨왔다. 고풍스러운 나무 장식장과 붓글씨 액자가 걸린 벽면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다. 마치 민속 박물관에 온 듯한 기분.
자리를 잡고 앉으니, 따뜻한 차가 먼저 나왔다. 스테인리스 보온병과 투명한 플라스틱 물통에 담긴 차는 갓 우려낸 듯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찬 물 대신 내어주시는 따뜻한 차 한 잔에, 둔내의 인심이 느껴지는 듯했다.
메뉴판을 보니 곤드레나물밥과 더덕구이 백반이 가장 눈에 띄었다. 태기산 더덕이 유명하다는 이야기에 더덕구이 백반을, 그리고 강원도의 향토 음식인 곤드레나물밥을 함께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과 함께 곤드레나물이 가득 올려진 돌솥밥과 흰 쌀밥 돌솥이 함께 나왔다.

밑반찬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정갈하고 맛깔스러웠다. 묵은지 지짐, 깍두기, 토장, 비지찌개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특히, 오가피, 참나물, 머위, 민들레, 곰취, 엄나무순 등 발효 숙성된 나물들은 입안 가득 퍼지는 향긋함이 일품이었다.

갓 지은 곤드레나물밥은 그 향긋한 향이 코를 간지럽혔다. 돌솥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밥을 살살 비벼 한 입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곤드레의 향과 찰진 밥알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더덕구이는 양념이 과하지 않아 더덕 특유의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살짝 구워진 더덕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했다. 쌉싸름하면서도 향긋한 더덕 향은 입안 가득 행복을 선사했다.
특히 곁들여 나온 콩비지찌개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뜨끈하고 구수한 콩비지찌개는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은 시각적으로도 식욕을 자극했다.

더덕구이와 곤드레나물밥을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톨 남지 않았다. 숭늉까지 싹싹 긁어먹으니, 정말 배가 불렀다.
사장님은 정말 친절하셨다.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넉넉한 인심이 느껴지는 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식당 주변 풍경이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 그리고 초록빛 나무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잠시 벤치에 앉아 둔내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여유를 즐겼다.

둔내민속촌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식사를 넘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둔내에 둔 내 마음, 이라는 슬로건처럼, 정말 마음을 두고 오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곳이었다. 평창 둔내를 방문한다면, 둔내민속촌에서 잊지 못할 향토 맛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