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흥구청 뒤편,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정겨운 밥 냄새가 코를 찌른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놀러 갔을 때 맡았던 푸근한 냄새랄까. 오늘 나의 발길을 멈추게 한 곳은 바로 이 냄새의 근원지, “성산식당”이다. 간판에는 ‘생선조림 제육쌈밥 전문’이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지만, 왠지 모르게 간판보다 더 정겹게 느껴지는 작은 글씨로 ‘서리태 콩국수’라고 쓰여 있는 걸 보니, 여름에는 콩국수도 꽤나 인기 있는 메뉴인 듯싶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이었지만, 식당 안은 여전히 손님들로 북적였다. 테이블마다 놓인 찌개 냄비에서는 보글보글 소리가 끊이지 않고, 고소한 생선 굽는 냄새와 매콤한 제육볶음 냄새가 뒤섞여 식욕을 자극한다. 혼자 온 손님, 삼삼오오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는 직장인들, 그리고 나처럼 늦은 점심을 즐기러 온 듯한 동네 주민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한 공간 안에서 각자의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훑어봤다. 찌개류, 생선구이, 볶음류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지만, 나의 선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바로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제육쌈밥! 왠지 푸짐한 쌈 채소에 매콤한 제육볶음을 싸 먹으면 어릴 적 소풍날 도시락을 까먹던 추억이 떠오를 것 같았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반찬들이 쏟아져 나왔다. 김치, 콩나물무침, 어묵볶음, 멸치볶음 등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집밥 스타일의 반찬들이었다. 특히,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멸치볶음은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마치 엄마가 어릴 적 도시락 반찬으로 싸주던 바로 그 맛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육쌈밥이 나왔다. 붉은 양념에 버무려진 제육볶음은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것이, 숙성된 돼지고기와 매콤달콤한 양념의 조화가 환상적일 것 같았다. 그리고 푸짐하게 담긴 쌈 채소는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깻잎, 상추, 배추 등 다양한 채소들이 보기 좋게 담겨 나왔다.
본격적으로 쌈을 싸 먹기 시작했다. 깻잎 위에 밥 한 숟갈, 제육볶음 한 점, 그리고 쌈장 살짝 올려 입안 가득 넣으니… 이것이 바로 행복이구나! 매콤한 제육볶음과 향긋한 깻잎의 조화는 정말 최고였다. 쌈 채소의 신선함 덕분에 입안이 더욱 상쾌해지는 느낌이었다. 쉴 새 없이 쌈을 싸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다.

옆 테이블에서는 동태탕을 시켜 먹는 손님들이 많았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동태탕은 보기만 해도 시원해 보였다. 다음에는 꼭 동태탕을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또 다른 테이블에서는 고등어구이를 시켜 먹고 있었는데,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고등어의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식사를 하는 동안, 식당 안에서는 정겨운 대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주인 아주머니는 손님들에게 친근하게 말을 건네고, 손님들은 그런 아주머니에게 편안하게 답했다. 마치 오랜 단골집에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계산을 하면서, 주인 아주머니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아주머니는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답해주셨다. 그 따뜻한 미소에 왠지 모르게 마음이 훈훈해졌다.
성산식당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의 식당은 아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진정한 집밥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기흥에서 맛집, 그것도 집밥처럼 푸근한 밥집을 찾는다면, 망설이지 말고 성산식당을 방문해보자.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이 곳은 기흥구청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많이 찾는다고 한다. 그만큼 맛과 가성비가 보장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도, 많은 구청 직원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것이다. 주변에 적당히 주차를 하거나, 기흥구청 주차장을 이용해야 하는데, 점심시간에는 주차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 이 정도 불편함은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나오는 길에 다시 한번 식당 간판을 바라봤다. 낡은 간판, 허름한 외관, 하지만 그 안에는 따뜻한 밥 한 끼와 정겨운 인심이 가득했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편안함이랄까. 성산식당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따뜻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도 종종 성산식당에 들러, 맛있는 집밥을 먹으며 힐링해야겠다.

아, 그리고! 혹시 위생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살짝 고민해볼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아주 깔끔한 느낌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소소한 부분보다는 맛과 분위기에 더 집중하는 편이라,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부모님도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며 맛있게 드실 것 같다. 특히,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갈치조림을 꼭 맛보여드리고 싶다.

오늘, 나는 성산식당에서 단순한 식사를 넘어, 따뜻한 추억과 향수를 맛봤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곳은 나의 소중한 기흥 지역 맛집 리스트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