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쪽, 종달리의 아침은 유난히 싱그러웠다. 며칠 전부터 벼르던 종달수다뜰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제주 여행 중 꼭 한 번은 제대로 된 향토 음식을 맛보고 싶었는데, 이곳은 13첩 한정식으로 제주를 오롯이 담아냈다고 했다. 특히 아이와 함께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차를 몰아 종달리 마을 안길로 들어섰다. 굽이굽이 이어진 돌담길은 제주 특유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드디어 종달수다뜰에 도착했다.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게 주차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분위기의 식당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고, 창밖으로는 제주의 푸른 하늘과 돌담이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졌다. 마치 제주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아이를 위한 유아 의자도 준비되어 있어 더욱 안심이 되었다.
자리에 앉자, 친절한 사장님께서 메뉴를 가져다주셨다. 고민할 것도 없이 제주 한정식을 주문했다. 기본으로 나오는 고등어조림을 갈치조림으로 변경했다. 제주에 왔으니 갈치를 마음껏 먹어봐야 하지 않겠나.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13첩 한정식이 눈 앞에 펼쳐졌다.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푸짐한 한 상 차림에 입이 떡 벌어졌다. 붉은 양념이 돋보이는 갈치조림,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갈치구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돔베고기, 시원한 해물뚝배기, 짭조름한 간장게장과 전복장까지. 제주 향토 음식의 향연이었다. 13첩 반찬은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가장 먼저 갈치조림에 눈길이 갔다. 냄비 안에는 큼지막한 갈치와 무, 감자가 듬뿍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매콤하면서도 달큰한 양념이 입 안 가득 퍼졌다. 양념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밥 위에 갈치 한 점을 올려 먹으니, 순식간에 밥 한 공기가 사라졌다.

해물뚝배기는 또 다른 매력을 뽐냈다. 뚝배기 안에는 전복, 홍합, 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이 가득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모금 마시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바다 향이 느껴졌다. 여행으로 지친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듯했다. 뚝배기 속 해산물은 하나하나 신선함이 살아 있었다. 특히 전복은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돔베고기는 잡내 없이 깔끔했다. 돼지고기 특유의 느끼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젓가락으로 얇게 썰어, 함께 나온 쌈 채소에 싸 먹으니 꿀맛이었다. 특히 돔베고기와 함께 나온 파채 절임은 신의 한 수였다. 매콤하면서도 향긋한 파채가 돔베고기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렸다.

간장게장과 전복장은 고급스러운 풍미를 자랑했다. 짜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감돌았다. 밥 위에 간장게장 살을 듬뿍 올려 김에 싸 먹으니, 입 안에서 황홀한 맛이 느껴졌다. 전복장 역시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맛이 일품이었다.
갈치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짭짤한 간이 되어 있어 밥반찬으로 제격이었다. 아이도 갈치구이의 부드러운 살을 맛있게 먹었다.
반찬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다. 특히 된장 오이 고추는 아삭한 식감과 짭짤한 맛이 조화로워 자꾸만 손이 갔다. 톳나물 무침은 바다 향이 가득했고, 콩나물 무침은 아삭한 식감이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빵빵하게 불렀다. 하지만 후식으로 제공되는 당근 주스는 포기할 수 없었다. 사장님께서 직접 만드셨다는 당근 주스는 정말 달콤했다. 🥕 인공적인 단맛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건강한 단맛이었다. 아이도 당근 주스를 맛있게 마셨다.
종달수다뜰은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 정말 좋은 식당이었다. 매장도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다. 아기를 위한 식기류도 준비되어 있어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반찬들이 자극적이지 않아 아이가 먹기에도 좋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돔베고기, 갈치구이 등 부드러운 메뉴 위주로 아이에게 줬더니 정말 잘 먹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더욱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다. 음식에 대한 설명도 꼼꼼하게 해주시고, 아이에게도 따뜻한 미소를 건네주셨다.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척집에 온 듯한 푸근함이 느껴졌다.
종달수다뜰은 성산일출봉, 섭지코지와도 가까워 여행 코스에 넣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성산일출봉이나 섭지코지를 방문한 후, 종달수다뜰에서 식사를 한다고 한다. 나 역시 다음에는 성산일출봉에 갔다가 종달수다뜰에 들러야겠다고 생각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제주 여행이 더욱 즐거워졌어요.” 사장님께서는 환한 미소로 화답해주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
종달수다뜰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제주의 정과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제주 구좌읍을 여행한다면, 꼭 한 번 종달수다뜰에 들러 13첩 제주 한정식을 맛보길 추천한다. 넉넉한 인심과 푸짐한 음식에 분명 만족할 것이다. 특히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 여행이라면, 종달수다뜰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제주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게 느껴졌다. 종달수다뜰에서 맛본 음식들과 따뜻한 정이 가슴 속에 가득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다음 제주 여행에서도 종달수다뜰은 꼭 다시 방문해야 할 맛집 리스트에 저장해 두었다. 종달리에서 맛본 제주도의 참맛, 잊지 못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