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장산역에서 내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드디어 그 유명한 ‘충북식당’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평일 오전 10시 30분이라는 다소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식당 앞에는 4팀 정도가 대기하고 있었다. 주변은 재래시장과 주택가가 어우러진, 정겨운 풍경이었다. 웨이팅을 질색하는 나지만, 왠지 모르게 이끌리는 마음에 기다리기로 했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외관을 살펴보았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간판과 소박한 출입문이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방문하는 듯한 편안함을 주었다. 밖에서 살짝 들여다보니, 테이블은 고작 6개밖에 없었다. 회전율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가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이 좁은 공간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켰다.
3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왁자지껄한 시장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아늑하고 정겨운 공간이 펼쳐졌다. 테이블 간 간격은 좁았지만, 오히려 옆 테이블 손님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듯한 활기찬 분위기가 느껴졌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를 골랐다. 이미 마음속으로는 제육볶음을 정해두었지만, 청국장도 포기할 수 없었다. 다행히 두 명이 방문하면 메뉴를 두 가지 시킬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 제육볶음과 청국장을 하나씩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콩나물, 김치, 어묵볶음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젓갈 맛이 강하게 느껴지는 무김치는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주문 후 10분 정도 기다리니, 드디어 메인 메뉴가 등장했다. 먼저, 불향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제육볶음. 붉은 양념이 윤기를 좔좔 흐르며,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파와 깨가 넉넉하게 뿌려져 있어 먹음직스러움을 더했다.

곧이어 등장한 청국장은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쿰쿰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지만, 왠지 모르게 구수하고 깊은 맛이 느껴질 것 같았다. 두부와 채소가 듬뿍 들어가 있어 푸짐함을 더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충북식당의 또 다른 명물인 고봉밥! 스테인리스 그릇에 산처럼 쌓아 올린 밥은, 보기만 해도 배가 불렀다. 꾹꾹 눌러 담은 밥알은 윤기가 자르르 흘렀다.

드디어 식사를 시작했다. 먼저 제육볶음 한 점을 맛보았다. 입안 가득 퍼지는 불향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돼지고기는 잡내 없이 쫄깃했고, 양념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특히 불맛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다음으로 청국장을 맛보았다. 쿰쿰한 냄새와는 달리, 맛은 정말 구수하고 깊었다. 두부와 채소에서 우러나온 시원한 맛이 더해져,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게 만들었다. 특히 청국장 특유의 콩 알갱이가 씹히는 식감이 좋았다.

제육볶음과 청국장을 번갈아 가며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쌈 채소가 있었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밑반찬으로 나온 콩나물과 함께 먹어도 충분했다. 고봉밥 위에 제육볶음을 올려 먹으니, 정말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청국장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니, 속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혼자 방문한 것이 조금 아쉬웠다. 다음에는 꼭 친구와 함께 와서 오징어볶음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오징어볶음을 정말 맛있게 먹고 있었는데, 탱글탱글한 오징어와 매콤한 양념이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사장님께 말을 걸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계산을 해주셨지만, 왠지 모르게 정감이 느껴졌다. 불친절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내게는 그냥 무뚝뚝한 성격으로 느껴졌다.
충북식당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과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웨이팅이 길고, 테이블이 적어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을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맛집이었다. 특히 불향 가득한 제육볶음과 구수한 청국장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식당을 나서면서, 다시 한번 간판을 올려다보았다. 왠지 모르게 ‘또 올게’라고 말하고 싶었다. 다음에는 꼭 오징어볶음을 먹으러 와야지! 그리고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맛있는 식사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충북식당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정겨운 추억과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화려한 인테리어나 세련된 서비스는 없지만, 맛있는 음식과 푸짐한 인심으로 가득한 곳. 이것이 바로 진정한 맛집의 모습이 아닐까. 강서구 지역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송화벽화시장 근처에 위치해 있어, 식사 후 시장 구경을 하는 것도 좋은 코스가 될 것 같다. 시장에서 맛있는 간식도 먹고, 다양한 볼거리를 구경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주차는 다소 불편할 수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충북식당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영업하며, 브레이크 타임이 있다. 또한 혼자서는 식사가 불가능하며, 테이블당 메뉴는 2가지까지만 주문할 수 있다. 이 점을 참고하여 방문하면 더욱 즐거운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뱃속은 든든했고 마음은 따뜻했다. 충북식당에서 맛본 제육볶음과 청국장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다음에 꼭 다시 방문해서,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지. 화곡동 숨은 맛집을 발견한 기쁨에,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