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한 저녁,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광주 동구 불로동, 그러니까 구시청이라 불리는 그곳에 도착했다. 한때 젊음의 열기로 들끓었던 이곳은 이제 조금은 쓸쓸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약속 장소인 ‘육층집’은 6층에 자리하고 있어, 마치 도시 등반이라도 하는 기분으로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6층 문이 열리자, 생각보다 훨씬 활기찬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젊은이들의 웃음소리와 맛있는 고기 냄새가 묘하게 대비되며 기분 좋은 설렘을 안겨주었다.
창가 자리에 앉으니, 한눈에 들어오는 구시청의 풍경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6층 높이에서 바라보는 도시는, 마치 내가 도시의 일부가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면서, 붉은 노을이 도시를 감싸 안는 모습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잠시 후, 친구가 도착하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메뉴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삼겹살과 목살 중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숙성 삼겹살 3인분을 주문했다.
주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테이블 위는 순식간에 다채로운 밑반찬으로 가득 채워졌다. 커다란 쟁반 위에 보기 좋게 담겨 나온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뜨끈한 된장찌개는 깊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고, 1인당 하나씩 제공되는 계란말이는 부드럽고 촉촉했다. 특히,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와사비가 살짝 올려진 밥은 톡 쏘는 알싸함이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싱싱한 쌈 채소와 곁들여 먹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맛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곁들임 찬으로는 쌈무, 깻잎 장아찌, 갓김치, 묵은지, 콩나물 무침 등이 나왔는데, 하나하나 맛깔스러워서 고기와 함께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숙성 삼겹살이 등장했다. 초벌이 되어 나온 큼지막한 삼겹살은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직원분께서 직접 고기를 구워주셔서, 우리는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며 기다릴 수 있었다. 전문가의 손길로 구워지는 고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익어갔다. 노릇하게 익은 삼겹살을 한 점 집어 입에 넣으니, 육즙이 팡 터지면서 입안 가득 풍미가 퍼져나갔다.
돼지 퀄리티가 정말 좋다는 후기들을 많이 봤는데, 정말 상위권의 맛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숙성된 돼지고기 특유의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은, 지금까지 먹어왔던 삼겹살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면서도 깊은 풍미를 자랑하는 삼겹살은, 왜 이곳이 광주 맛집으로 손꼽히는지 단번에 이해시켜 주었다.

고기를 다 먹어갈 때쯤, 볶음밥을 주문했다. 육층집에 가면 볶음밥은 꼭 먹어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왔기 때문이다. 김치와 잘게 썰은 채소를 넣고 볶아낸 볶음밥은, 고소한 참기름 향과 매콤한 김치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가운데에 올려진 반숙 계란을 톡 터뜨려 볶음밥과 함께 비벼 먹으니, 그 맛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볶음밥 위에 김 가루를 솔솔 뿌려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더해져 젓가락을 멈출 수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덧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육층집 간판만이 빛을 내며, 이곳이 맛있는 삼겹살을 맛볼 수 있는 곳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6층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뽐냈다. 도시의 불빛들이 반짝이며, 마치 하늘에 수놓은 별들처럼 아름다웠다.

육층집에서의 식사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맛있는 삼겹살과 훌륭한 밑반찬,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아름다운 야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마치 캠핑장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창가 자리에서, 맛있는 고기를 구워 먹으며 친구와 함께 웃고 떠드는 시간은 정말 소중했다.
물론, 삼겹살 1인분에 13,000원이라는 가격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고기의 퀄리티와 분위기를 고려하면,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직원분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시는 서비스는,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어 더욱 만족스러웠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다소 시끄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창문을 활짝 열어놓아 환기가 잘 되는 덕분에, 연기 걱정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계란말이의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둘이서 6인분을 먹고 술까지 곁들이면 금세 8-9만원이 훌쩍 넘어가니 말이다. 처음에 인당 개수로만 제공되는 점도 살짝 아쉽다.

전체적으로, 육층집은 광주 구시청 상권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맛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망해가는 구시청 뷰를 감상하며 2000년대의 추억을 곱씹어볼 수 있다는 점도 나름의 매력이라면 매력일까. 광주에서 돼지고기를 먹고 싶을 때, 육층집은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다. 특히, 해 질 녘에 방문하여 석양을 바라보며 먹는 삼겹살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해 줄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 맛있는 삼겹살과 함께, 아름다운 야경을 선물해 드리고 싶다. 육층집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니라,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총평: 광주 구시청에서 분위기와 맛, 뷰까지 모두 잡은 삼겹살 맛집을 찾는다면, 육층집을 강력 추천한다. 특히, 저녁 시간에 방문하여 아름다운 야경을 감상하며 먹는 삼겹살은, 최고의 경험을 선사해 줄 것이다. 다만,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조금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