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언덕에서 만나는 인생 파스타, 모짜에서 찾은 특별한 맛집

오랜만에 마음 맞는 친구들과 성북동 나들이를 계획했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집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지만, 우리의 주된 목적은 맛있는 점심이었다. 성북동에는 워낙 유명한 맛집들이 많지만, 우리는 그중에서도 이탈리아 음식, 특히 파스타가 맛있기로 소문난 “모짜”라는 곳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모짜. 언덕길 중간쯤, 눈에 띄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 밖에서 보기에도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넓고 따뜻한 공간이 우리를 맞이했다. 약간은 예스러운 느낌도 들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 테이블 사이 간격이 넓진 않았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평일 오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테이블이 손님들로 꽉 차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모짜 내부 인테리어
따뜻한 색감과 편안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모짜의 내부 모습.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파스타, 피자, 샐러드 등 다양한 메뉴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이미 마음속으로 메뉴를 정해두었다. 바로 이곳의 대표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볼로네제 파스타와 화덕피자였다. 특히 볼로네제 파스타는 ‘인생 파스타’라는 후기가 많아 더욱 기대가 됐다. 여자 셋이서 피자 하나에 파스타 두 개면 충분할 거라는 생각에, 깔조네 샐러드도 하나 추가했다.

주문을 마치자 식전 빵 대신 고구마칩이 나왔다. 얇게 썰어 바삭하게 튀겨낸 고구마칩은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짭짤한 피클과 곁들여 먹으니 더욱 맛있었다. 메인 메뉴가 나오기 전부터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고구마칩과 피클
달콤하고 바삭한 고구마칩은 훌륭한 식전 간식이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깔조네 샐러드가 나왔다. 샐러드와 함께 나온 피자 도우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했다.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와 담백한 드레싱이 어우러져 깔끔한 맛을 자랑했다. 특히 샐러드와 함께 나온 리코타 치즈는 부드럽고 고소해서 샐러드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도우에 샐러드와 치즈를 얹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왜 다들 깔조네 샐러드를 강력 추천하는지 알 것 같았다. 옆 테이블을 보고 안 시킬 뻔한 걸 시켰는데 정말 감동이었다.

깔조네 샐러드
신선한 채소와 쫄깃한 도우의 조화가 일품인 깔조네 샐러드.

잠시 후, 화덕에서 갓 구워져 나온 피칸테 피자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쫄깃한 도우 위에는 매콤한 양념이 된 고기 토핑과 치즈, 올리브 등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한 조각을 들어 입에 넣으니, 쫄깃한 도우와 매콤한 고기, 고소한 치즈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매콤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묘하게 한국적인 맛이 느껴지는 것도 매력적이었다.

피칸테 피자
쫄깃한 도우와 매콤한 고기 토핑이 어우러진 피칸테 피자.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볼로네제 파스타가 등장했다. 넓적한 파스타 면 위에는 라구 소스와 치즈, 버섯 등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파스타를 한 입 먹는 순간, 왜 이곳의 볼로네제 파스타가 ‘인생 파스타’라고 불리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라구 소스는 토마토 특유의 씁쓸한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깊고 풍부한 맛을 자랑했다. 넓적한 면은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어 라자냐를 먹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버섯과 고기도 넉넉하게 들어있어 씹는 즐거움을 더했다. 라구 소스를 즐기지 않는 나조차도 피자를 파스타 소스에 찍어 먹을 정도였으니, 그 맛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볼로네제 파스타
깊고 풍부한 라구 소스가 일품인 볼로네제 파스타.

사실, 나는 파스타를 그리 즐겨 먹는 편은 아니다. 어쩌다 한 번씩 먹더라도 크림 파스타만 고집하는 ‘크림 파스타 파’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모짜에서 맛본 볼로네제 파스타는 내 입맛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지금까지 내가 먹어왔던 파스타는 가짜였어!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양이 결코 적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접시를 깨끗하게 비워냈다. “배부르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맛있다는 말로는 부족한, 정말 최고의 식사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직원분께서 티라미수를 서비스로 주셨다. 티라미수를 워낙 좋아하는 나로서는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부드러운 마스카포네 치즈와 촉촉한 시트, 그리고 쌉싸름한 커피 향이 어우러진 티라미수는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티라미수와 함께 나온 수제 초콜릿 또한 달콤하고 부드러워서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마지막까지 완벽한 식사였다.

모짜는 음식 맛뿐만 아니라 서비스도 훌륭했다. 직원분들은 모두 친절하고 밝은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필요한 것이 없는지 세심하게 챙겨주는 모습에 감동했다.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즐거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중교통이 조금 불편하다는 것이다. 지하철역에서 거리가 꽤 있고, 버스 노선도 많지 않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가게 앞에 주차 공간이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근처 돼지갈비집 주차장에 유료로 주차해야 하는데, 3시간에 3천 원이다. 하지만 이 모든 불편함을 감수할 만큼 음식 맛이 훌륭하다.

스테이크
스테이크와 구운 야채의 조화.

모짜는 특별한 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방문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분위기 있는 공간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가족 단위 손님들도 많이 찾는다고 하니, 가족 외식 장소로도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계산을 하면서 보니 입구에 미슐랭 가이드 블루리본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역시 미슐랭 가이드가 인정한 맛집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가격에 이런 퀄리티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니, 정말 행운이다.

프로슈토 루꼴라 피자
프로슈토와 루꼴라가 듬뿍 올라간 신선한 피자.

성북동에서 맛있는 파스타를 맛보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모짜를 방문해보자.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조만간 다시 방문하여 다른 메뉴들도 맛볼 예정이다. 특히 해산물 리조또와 봉골레 파스타가 궁금하다. 아, 그리고 다음에는 꼭 창가 자리에 앉아서 식사를 해야겠다.

돌아오는 길, 우리는 다음 모임 장소도 모짜로 정했다. 그만큼 우리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성북동에서 잊지 못할 맛집을 발견하게 되어 정말 기쁘다. 성북동 맛집 “모짜”, 강력 추천한다!

해산물 파스타
신선한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파스타는 해장에도 좋을 것 같다.
봉골레 파스타
신선한 조개와 루꼴라가 어우러진 봉골레 파스타.
또 다른 피자
다양한 토핑으로 눈과 입이 즐거운 피자.
판나코타
달콤하고 부드러운 판나코타.
시저 샐러드
신선한 채소가 듬뿍 들어간 시저 샐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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