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등반 여행을 계획하면서, 등산만큼이나 기대했던 건 그 지역의 숨겨진 맛을 찾아 떠나는 미식 탐험이었다. 유튜브에서 우연히 발견한 한 맛집 영상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며칠 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바로 ‘초돈숯불구이’였다. 숯불에 구워 육즙이 살아있는 돼지고기의 향연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광주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초돈숯불구이로 향했다. 핫플레이스라는 소문답게 예약은 필수였다. 다행히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기다림 없이 바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매장 앞에 겨우 댈 수 있었던 주차 공간은 이미 만차 상태였지만, 주변 골목에 요령껏 주차할 곳을 찾아냈다. 간판에는 ‘초돈숯불구이’라는 상호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고, 그 옆으로 영업시간을 알리는 작은 안내판이 눈에 띄었다. 외관부터 느껴지는 맛집의 아우라에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테이블 수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예약제로 운영되는 덕분에 붐비는 느낌 없이 쾌적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테이블마다 투명한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어 다른 손님들과의 간섭을 최소화한 점도 마음에 들었다. 천장에는 굵직한 스테인리스 배관이 드러나 있었고, 주황색 조명이 은은하게 공간을 비추고 있었다. 다소 투박해 보이는 인테리어였지만, 오히려 편안하고 정겨운 느낌을 주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미리 주문해둔 고기가 나왔다. 삼겹살 2인분, 목살 2인분, 그리고 항정살 1인분.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비주얼이었다. 직원분께서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숯불 위에 올려주셨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참을 수 없는 식욕에 젓가락을 들 뻔했지만, 직원분의 설명을 듣기로 했다. 이 집은 고기를 직접 구워주는 시스템이라, 가장 맛있게 익은 상태로 맛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고기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드디어 첫 점을 맛볼 시간. 잘 익은 목살 한 점을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씹는 순간,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촉촉하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굳이 쌈을 싸 먹지 않아도, 고기 자체의 풍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함께 나온 다양한 소스들도 훌륭했다. 특히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깔끔한 맛이 더해졌다.
삼겹살 역시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겉은 살짝 크리스피하면서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의 조화였다. 직화로 구워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있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기름기는 쏙 빠지고, 고소한 풍미는 그대로 살아있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항정살은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기름기가 많아 느끼할 수도 있지만, 숯불에 구워 느끼함은 덜하고 고소함은 더했다. 함께 제공되는 김치와 곁들여 먹으니, 느끼함 없이 계속해서 먹을 수 있었다.
고기를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쉬운 마음에 목살 1인분과 껍데기 1인분을 추가로 주문했다. 그리고 김치찌개와 공기밥, 계란찜도 함께 시켰다. 특히 김치찌개에 대한 기대가 컸다. 얼큰하고 칼칼한 김치찌개는 술안주로도, 밥반찬으로도 훌륭하다는 평이 많았기 때문이다.
잠시 후, 추가로 주문한 음식들이 나왔다. 역시나 고기 맛은 변함없이 훌륭했다. 특히 추가 주문한 목살은 처음 먹었던 것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다. 사장님께서 직접 구워주신 덕분인지, 육즙이 더욱 풍부하고 풍미가 깊었다.

기대했던 김치찌개는 역시 예술이었다. 칼칼하면서도 깊은 맛이 일품이었다.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돼지고기와 잘 익은 김치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공기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우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었다. 계란찜은 부드럽고 촉촉했다. 뜨거운 김치찌개와 함께 먹으니, 매운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껍데기는 쫄깃쫄깃한 식감이 좋았다. 콩가루에 찍어 먹으니 고소함이 더해졌다. 술안주로 제격이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고기가 훨씬 맛있었다. 다음에 방문하면 껍데기 대신 고기를 더 시켜 먹을 것 같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러 카운터로 향했다. 계산대 옆에는 사탕과 커피가 준비되어 있었다. 입가심으로 사탕 하나를 집어 들고, 가게를 나섰다. 문을 열고 나가자, 친절한 아르바이트생이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덕분에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초돈숯불구이에서 아쉬웠던 점은 몇 가지 있었다. 먼저,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주변 골목에 주차할 곳을 찾으면 되니,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찌개류가 다소 짜게 느껴졌다는 점이다. 하지만 고기 맛이 워낙 훌륭해서, 짠맛은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광주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맛집인 듯했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젊은 MZ세대 손님들이 많았다. 하지만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에는 다소 시끄러운 분위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어르신들에게는 추천하기 어려울 것 같다.
총평하자면, 초돈숯불구이는 광주에서 꼭 가봐야 할 맛집임에 틀림없다. 특히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숯불에 구워 육즙이 살아있는 돼지고기의 풍미는,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광주에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초돈숯불구이는 반드시 다시 찾을 것이다. 그때는 다른 메뉴에도 도전해봐야겠다.

돌아오는 길, 친절했던 아르바이트생의 미소가 자꾸 떠올랐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덕분에, 광주에서의 첫 식사를 완벽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초돈숯불구이는 단순한 맛집을 넘어, 광주에서의 좋은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다. 다음에 광주에 방문할 때는, 꼭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방문하고 싶다. 물론, 예약은 필수다.
등산을 위해 방문했던 전라도에서, 예상치 못한 인생 목살 맛집을 발견하게 될 줄은 몰랐다. 초돈숯불구이는 광주를 넘어, 내 인생 최고의 맛집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초돈숯불구이에서의 특별한 미식 경험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